[스포츠 톡톡] 자카르타 AG 정구 금메달 향한 의기투합, 수원시청 김진웅ㆍ한재원

코치겸 선수 한재원 희생에 김진웅 “금메달로 보답”

▲ 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정구 국가대표로 나란히 선발된 수원시청의 김진웅(왼쪽)과 한재원 플레잉코치.
▲ 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정구 국가대표로 나란히 선발된 수원시청의 김진웅(왼쪽)과 한재원 플레잉코치.

“동계 훈련기간동안 열심히 준비하고 감독ㆍ코치님이 잘 도와주신 덕분에 좋은 성적을 거둔 것 같습니다”(김진웅)

 

“후배이자 제자인 진웅이가 아시안게임 출전 목표를 이룰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출전했는데 뜻밖에 대표까지 됐네요”(한재원)

 

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정구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남자 단식 1,2위를 차지해 나란히 자카르타행 티켓을 손에 넣은 김진웅(29)과 한재원(39ㆍ이상 수원시청)은 서로 합심해 금메달의 영광을 이루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지난 9일 서수원체육공원 정구장에서 만난 김진웅과 한재원 코치는 아시안게임 대표 발탁까지의 어려웠던 과정을 털어놓았다.

 

당초 수원시청은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 단식과 복식에 걸쳐 3명의 국가대표 선발을 목표로 예년보다 2개월정도 빠른 11월부터 약 3개월간 제주도 전지훈련에 돌입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이상권, 전진민이 부상으로 선발전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되자 임교성 감독의 시름은 깊어졌고 오직 믿을건 단식의 김진웅 뿐이었다.

 

두 에이스의 부상 속에 그동안 선수들을 지도하는데만 주력했던 한재원 코치가 어쩔수 없이 라켓을 다시 잡았고, 김진웅의 훈련 파트너가 돼 2주간 훈련한 뒤 대표선발전에 나섰다. 결국 김진웅은 단식 결승 1,2차전서 모두 한재원 코치를 꺾고 1위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김진웅의 조력자인 한 코치도 예상치 못하게 불혹의 나이에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한재원 코치는 김진웅을 포함한 단식과 단체전에 나설 5명 외에 부상선수 발생에 대비한 후보선수로 아시안게임에 참가한다. 한 코치 입장에선 기분이 상할법도 하지만 그는 기꺼이 대표팀 합류를 받아들였다. 그가 대표팀 합류를 결정한건 오로지 제자인 김진웅과 함께 훈련하며 돌봐줄 수 있다는 것에 ‘희생의 길’을 택한 것이다.

 

이와 관련 임교성 감독은 “두 살배기 딸을 둔 가장으로서 아빠의 정이 필요할 때인데 한 코치가 개인 생활을 버리고 선수를 위한 결정을 내려 감독으로서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 뿐이다”라며 “진웅이가 한 코치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좋은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진웅은 “선발전에서도 그렇고 코치님의 고마움을 잘 알고 있기에 기필코 금메달로 보답하겠다. 부담감도 컸지만 선수생활을 하면서 이번 겨울처럼 힘든 훈련은 처음일 정도로 어려운 과정을 견뎌낸 만큼 후회없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한편, 2015년 세계선수권자인 김진웅은 그해 소속팀이었던 대전시설관리공단의 갑자스런 팀 해체 속에 타 실업팀들로부터 거액의 영입 제의를 받았지만, 이를 뿌리치고 안성중ㆍ고 시절 자신을 지도했던 임교성 감독이 이끄는 수원시청을 택했다. 돈보다 의리를 택한 그의 성실성을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한재원 코치 역시 수원시청 입단 이전까지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한 평범한 선수였으나, 임 감독을 믿고 지난 2010년 수원시청에 입단, 34살이던 2013년부터 만개해 전국 무대를 평정한 ‘늦깎이’로 명성을 떨친 뒤 올해 코치로 임명됐다.

 

임교성 감독은 “한 코치는 행동으로 선수들을 이끄는 ‘큰형 리더쉽’을 갖춘 지도자로 선수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있다”면서 “3개월의 긴 제주도 전지훈련을 배려해준 시체육회에 감사드리고, 남자팀 창단 10년을 맞이하는 올해 꼭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보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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