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동주민센터 유명진 주무관 거동 불편 알고 거침없이 구조
“공직자로서 당연히 해야 할일”
“공무원으로서 사명감 앞에 불길은 보이지 않았고 무섭지 않았습니다.”
화재현장에서 90대 노인을 구하기 위해 불길 속에 뛰어든 공직자가 있어 지역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시흥시 매화동 주민센터의 유명진 주무관(51·7급).
13일 낮 12시 5분께 시흥시 소재의 A씨(96) 집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에 A씨의 집과 겨우 1㎞ 떨어진 매화동 주민센터에서 근무 중이던 재난관리 담당자 유 주무관이 연기를 목격, 곧바로 차를 몰고 화재 현장으로 달려갔다. 유 주무관은 3분여 만에 현장에 도착했으나 소방대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고, A씨의 부인 B씨(78)만이 “집 안에 할아버지가 있다”며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
반찬 봉사 대상 가정인 A씨 집에 봉사를 다니며 A씨가 거동이 불편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던 유 주무관은 집에 번지는 불길을 아랑곳하지 않고 집안으로 진입했다. 검은 연기로 인해 자칫 유 주무관의 목숨도 위협되는 상황에서 그는 부엌을 통해 낮은 자세로 진입, 안방에 있던 A씨를 간신히 업고 밖으로 나왔다. 불은 이어 도착한 소방대에 의해 30여 분만에 진압됐다. 다행히 A씨는 크게 다친 곳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관계자는 “이번 화재는 집을 전소시키고 인근 야산까지 태운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인명피해가 없었던 것이 다행”이라고 밝혔다.
이어 “1남1녀를 키우는 아빠로서, 공직에 몸 담고 있는 공직자로서 당연한 일인데 칭찬을 받으니 쑥쓰럽기만 하다”며 “앞으로도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지역 주민을 위해 봉사하는 자세로 어제처럼 근무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주무관은 전남 해남 출신으로 1989년부터 시흥에 거주하기 시작해 1992년 공직에 입문했다. 밝은 성격의 소유자로, 책임감을 가지고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동료 공무원들 또한 칭찬일색이다.
시흥=이성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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