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을 맞이하기 전에 사순절(Lent)은 대속 사역을 이루시기 위해 그리스도가 겪으신 고난과 부활을 기억하기 위한 것으로, 부활절 전 주일을 뺀 40일을 경건하게 지내는 기간을 말합니다. 사순절이 시작되는 첫날을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AD 325년 니케아 종교회의에서 처음 결정됐습니다. 사순절 기간은 개인적으로 주님과 깊은 교제를 통해 은혜를 체험하는 축복된 시간입니다.
사순절의 마지막 한 주에 해당하는 고난주간(Holy Passion Week)은 그리스도께서 예루살렘 성으로 입성하신 종려주일부터 부활주일 전 토요일까지를 말하는데 대속 사역을 이루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셔서 고난 받으심을 기리는 사순절 가운데서도 그리스도께서 대적들에게 잡혀 십자가에서 죽으시며 장사 되신 것을 묵상하는 주간입니다. 그리스도의 낮아지심의 절정기인 고난주간에 교회에서는 새벽기도와 금식이 시행되기도 합니다.
전통적인 교회에서는 사순절 기간에 경건의 유익을 위해 금식하며, 마태의 수난곡 같은 경건한 음악을 들으며 각자가 좋아하는 커피나 초콜릿을 먹지 않는다든지 오락을 자제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순절 동안 특별히 금요일에 붉은색 육류 섭취를 피하는 사람들도 많아서 서양에서는 이 기간에 생선과 감자튀김(Fish & Chips) 가게들이 호황을 누리기도 합니다.
이 기간 동안에 무엇을 안 먹거나 무엇을 안 하는 것이 초점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고난과 낮아지심과 십자가에서 대속 제물이 되신 헌신을 기억하며 그 분의 삶을 닮아가는 것이 더 중요한 관심사가 되어야 합니다.
2018년 부활주일을 맞이하면서 사순절과 고난주간을 통해 어떤 은혜를 체험하게 될 것인지 올해도 기대가 됩니다. 제 막내아들이 어렸을 때 시키지도 않았는데 고난주간이 시작되는 주일 저녁에 TV 화면에 ‘NO TV, NO GAME’이라고 써 붙여놓고는 일주일 동안 보고싶은 만화영화와 닌텐도 게임을 하지 않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요즘 우리는 핸드폰과 인터넷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매일 미디어가 공급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언젠가부터 고난주간이 되면 교회 청년들 사이에서 미디어 금식을 선포하는 친구들을 보게 됩니다. 눈 뜨면서 핸드폰 켜고 E-메일 체크하고 인터넷 신문 검색하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시대에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기 위해 단 며칠이라도 미디어로부터 들려오는 소리를 멈추고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내면 깊은 곳을 통해 들려오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놀라운 은혜가 이번 사순절과 고난주간 중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장사한 지 사흘 만에 살아나셨습니다.
“그가 여기 계시지 않고 그가 말씀하시던 대로 살아나셨느니라. 와서 그가 누우셨던 곳을 보라”(마태복음 28장 6절)
이세봉 목사·한국소년보호협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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