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고 안전하게… 무선으로 연결되는 ‘4차 산업혁명’
기가비트급 속도를 바탕으로 자율주행차량과 사물인터넷, 무선 광대역 등의 기술은 이 자리에서 미래를 바꿀 새로운 동력으로 주목받았다. 5G 기술이 세상에 나온 지 1년이 지난 현재 대한민국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5G의 완벽한 데뷔 무대를 치렀다. 또 내년 3월 5G 상용화 서비스를 확정하면서 5G 시대를 위한 연착륙에 나서고 있다.
IT 강국으로 세계가 주목하는 대한민국. 5G의 청사진을 살펴봤다.
■ 교통정리 끝난 5G 주파수 경매
“이번 주파수 경매를 통해 ‘5G 세계 최초 상용화’에 나설 것입니다”. 지난 6월18일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5G 주파수 경매에서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가 나란히 최대 대역폭을 확보했다. LG유플러스[032640]를 포함한 3사의 총 낙찰가는 시작가보다 3천423억 원 늘어난 3조 6천183억 원이다.
이번에 열린 주파수 경매는 3.5GHz, 28GHz 대역 모두 주파수 양을 결정하는 1단계와 주파수 위치를 결정하는 2단계로 진행됐으며 총 낙찰가는 1단계와 2단계를 합쳐 결정됐다.
SK텔레콤과 KT가 총 3.5GHz의 280㎒(메가헤르츠)폭 가운데 각각 100㎒폭을 손에 거머쥐었고, LG유플러스는 나머지 80㎒폭을 가져갔다. 이어 실시한 2단계 위치 경매에서는 LG유플러스 3.42∼3.5㎓, KT 3.5∼3.6㎓, SK텔레콤 3.6∼3.7㎓ 대역을 확정했으며 LG유플러스는 351억 원, SK텔레콤은 2천505억 원에 해당 위치를 확보했다.
경매에 참여한 KT, LG유플러스, SK텔레콤 등 3사는 경매 결과에 만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 업체는 낙찰받은 주파수를 올해 12월부터 사용하며 이통사들이 낸 주파수 할당 대가는 방송통신발전기금과 정보통신진흥기금의 재원으로 쓰인다.
이처럼 5G 주파수 낙찰가가 당초 예상보다 낮게 결정되면서 통신 요금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는 주파수 경매를 앞두고 낙찰가가 4조~5조 원이 될 경우 통신 요금이 오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낙찰가가 4조 원을 넘지 못하면서 이 같은 우려는 힘을 잃게 됐다.
■ 정부의 5G 청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5월 혁신성장을 견인할 ‘혁신성장동력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이 계획은 제14회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산하 미래성장동력 특별위원회에서 심의ㆍ확정했다.
이번 시행계획은 4차 산업혁명 대응계획(I-KOREA 4.0) 등과 연계해 성장동력의 조기 성과창출에 역점을 뒀다. △혁신성장분야별 향후 5년간의 중장기 로드맵 △추진체계 △분야별 규제현황 및 개선계획 △기술분류 및 핵심기술 발굴 등 체계적인 실행을 위해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담고 있다. 정부는 올해 1조 3천334억 원을 투자하고 오는 2022년까지 총 9조 23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핵심의제 가운데 5세대 이동통신 조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통해 조기 구축된 5G 인프라를 2022년까지 전국망으로 확대하고 아울러 3천만 개의 사물인터넷(IoT) 연결기기를 보급해 초연결 지능형 네트워크 기반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5G 인프라와 신산업 서비스를 접목해 통신산업의 새로운 수익창출 모델을 발굴ㆍ검증하며 차세대통신 분야 연구개발은 오는 2022년까지 약 5천76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정부는 IoT와 관련해 벤처기업 등이 자본금 등에 대한 부담 없이 IoT를 융합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허가제를 등록제로 완화한다. 이와 더불어 초고속ㆍ실시간 IoT 기반 차세대 네트워크 구축과 창의적 신규 서비스 도입 촉진을 위해 주파수 공급을 확대한다. 산업용 IoT 서비스 수요 확대에 대비해 초고속ㆍ근거리 IoT주파수 125MHz 폭을 확보하는 등 고용량ㆍ실시간 영상용 주파수도 내년에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 판도라의 상자 열렸다… 내년 3월 ‘5G시대’ 본격 시작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여의도 매리어트 파크센터에서 KT, SKT, LG유플러스와 함께 차세대 이동통신 5G 상용화 서비스를 공동 개시하는 데 합의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황창규 KT 회장, 박정호 SKT 사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통신사 최고경영자가 한 자리에서 모여 내년 3월에 세계 최초로 상용화 시점을 밝힌 것이다.
유 장관은 모두 발언을 통해 “대한민국이 세계 최초 5G 상용화 국가가 돼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사업자간 ‘최초’ 경쟁을 지양하고 우리나라가 최초가 되는 ‘코리아 5G 데이(Korea 5G Day)’를 만들 필요가 있다”며 “3사가 보조를 맞춰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5G 시대에도 통신비 인하 이슈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5G 시대에 국민의 통신비용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 지혜를 모아달라”고 주문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5G가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느냐를 많이 연구하고 있다. 특히 미디어를 많이 보고 있다”며 “망 투자뿐 아니라 관련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면서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4G는 주로 B2C(소비자용 서비스)와 관련됐지만 이제 B2C는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며 “5G는 B2B(기업용 서비스), 다시 말해 공공적 성격이 사회전반에 걸쳐 있어 투자가 많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정부가 제시한) 일정에 맞춰서 상용화하고, 단말기 등 공동 기술 개발을 통해 기대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들 통신 3사는 이달까지 장비업체 선정을 마치고 9월부터 본격적인 상용망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 5G 시대에 사라지는 랜선… ‘와이어리스’ 세상
영화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회사원 김민재씨(35)는 퇴근길에 스마트폰을 통해 영화를 내려받아 보는 게 취미다. 1.5GB가 넘는 영화 한편을 1초 만에 받아볼 수 있게 되면서다.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지하철에서도 ‘터치’ 한번으로 간편하게 영화를 볼 수 있어 퇴근길을 여유롭게 만끽하고 있다.
회사원 차은혜씨(32)는 입체 영상 회의로 해외지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과 회의를 한다. 동료가 바로 옆에 앉아 회의를 하는 것처럼 생생한 모습에 실제와 헷갈릴 때도 있다.
동영상과 같은 대용량 회의자료도 실시간으로 주고 받는다. 내년 3월 차세대 이동통신 5G 상용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벌어질 풍경이다. 4세대(4G) 이동통신 LTE보다 데이터 전송속도가 빠른 5G 기술로 일상생활이 점점 편리해질 전망이다. ‘와이어리스(wireless)’ 세상이 열리는 것이다.
가상현실(VR)을 활용한 게임은 물론 집이나 사무실에서 쓰는 랜선이 점차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선 랜을 대체할 정도로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5G는 자율 주행차 기술을 한 단계 높일 전망이다. 5G는 자율 주행차 기술 가운데 필수 설비로 꼽히기 때문이다. 5G와 관련한 업체들의 움직임도 부산해지고 있다.
SK텔레콤은 2016년 6월, 에릭슨과 함께 5G 시험망 장비 개발을 마치고 시연에 성공했다. 2016년 12월에는 국내 벤처기업 3곳과 손잡고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활용한 5G 서비스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관련 업체들의 움직임도 부산해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6년 6월 에릭슨과 함께 5G 시험망 장비 개발을 마치고 시연에 성공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국내 벤처기업 3곳과 손잡고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활용한 5G 서비스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에릭슨엘지는 지난 2016년 말 발간된 ‘에릭슨 모빌리티 리포트(Ericsson Mobility Report)’에서 표준화가 완성될 것으로 보이는 2020년 이전에 통신사업자들이 사전 규격에 맞춰 5G 네트워크 조기 구축에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남=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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