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범슨 감독’의 한국 축구와 ‘박항서 매직’ 베트남 축구가 아시안게임 결승 길목에서 숙명의 일전을 벌인다.
김학범(58)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9일 오후 6시(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보고르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한국인 사령탑 박항서(59)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과 제18회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4강 대결을 펼친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2차전서 말레이시아에 일격을 당하는 바람에 2연패 달성을 향한 여정이 꼬이며 힘든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또 한번 껄끄러운 상대 베트남과 맞닥뜨리게 됐다.
16강전서 ‘난적’ 이란을 꺾은 한국은 준준결승전서 후승후보인 우즈베키스탄과 연장전까지 가는 120분 혈투 끝에 무려 7골을 주고받으며 4대3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올랐다.
한국은 와일드 카드인 아시아 최고의 공격수 손흥민(토트넘)과 이번 대회 5경기서 두 차례의 해트트릭을 포함 8골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 황의조(감바 오사카) ‘동갑내기 듀오’에 황희찬(잘츠부르크), 이승우(엘라스 베로나) 등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공격수들이 포진하고 있어 베트남도 충분히 넘어설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한국은 조별리그 말레이시아전과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드러났듯 수비라인이 상대 역습 한방에 무너지는 부실함과 부상 중인 주전 골키퍼 조현우(대구)의 공백을 백업멤버인 송범근(전북)이 제대로 메워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또한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서 연장까지 120분간의 혈투를 치르고 불과 하루를 쉰 뒤 경기에 나서야 하는 선수들의 체력도 변수다.
이에 맞설 베트남은 지난해 10월 박항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무섭게 변모해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에 이어 이번 대회서도 사상 첫 4강에 진출하는 ‘박항서 매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베트남은 걸출한 선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박항서 감독이 ‘원 팀’을 강조하며 조직력을 극대화해 조별리그서 일본을 꺾는 등 3연승으로 조 수위를 차지했다. 이어 16강전서 바레인을 1대0, 준준결승서 시리아를 역시 연장전 끝에 1대0으로 따돌리는 등 이번 대회 5연승을 달리고 있다.
베트남도 8강서 연장전까지 치르느라 체력적인 부담이 뒤따르지만, 한국에 비해 무덥고 습한 현지 기후에 익숙하기 때문에 다소 부담이 덜 할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이번 ‘한국인 감독 더비’는 선수들의 대결 못지 않게 대한민국 축구의 대표 지략가인 ‘학범슨’ 김학범 감독과 베트남인들로부터 영웅 대접을 받고 있는 ‘쌀딩크’ 박항서 감독의 지략 대결도 큰 관심거리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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