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평화 정책을 지지한다는 정치적 메시지 인가?’ 아니면 ‘평화가 곧 경제로 이어질 것이라는 개인적 믿음일까?’ 라는 궁금증이 순간적으로 작동했다.
급한 성질에 “사장님, 이 문구가 (둘 중에) 어떤 의미예요?” 라고 묻자 사장님은 그저 잔잔한 미소로 대답을 대신하고 돌아선다.
북한의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정상회담과 한미, 북미정상회담 등이 이어지면서 한반도 평화와 경제 문제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인천은 남북문제가 나올 때마다 그 어느 도시보다 긴장과 기대가 교차하는 북한과 관련해서는 ‘첫 번째 도시’이다.
그동안 인천에 북한이란 2010년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 등 긴장과 고통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 기류가 반전되고 있다.
3차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2차 북미 정상회담도 임박한 느낌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오늘 평양에서 열리는 ‘10·4 남북공동선언’ 11주년 공동 기념식에 남측 대표로 참석한다.
이처럼 남북 화해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서해5도 공동어로 수역 확대 등 평화와 경제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박 시장 역시 1호 공약인 인천~개성~해주를 잇는 통일경제특구 조성 등을 강조하며 서해평화를 주도해 나가고 있다.
박 시장은 특히 이 사업에 대한 정부의 움직임과 상관없이 인천이 할 수 있는 마중물 준비 작업을 별도로 해 나가겠다며 서해평화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통일경제특구 조성과 서해5도 공동 어로수역 확대, 인천~남포항 재개 시 경제적 효과 분석을 내놓으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인천으로서는 기대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박 시장이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민생 우선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서해평화만으로 인천 민생을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300만 인천 시민 가운데 서해평화 기원을 일상으로 삼는 시민이 얼마나 될까?
그렇다면, 시민 하루하루의 민생은 얼마나 절박할까?
꼭 살펴봐야 할 일이다.
‘있으면 좋은 것’과 ‘꼭 있어야 할 것’간의 구분과 우선순위가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가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는 한반도 평화와 인천의 서해평화는 큰 틀의 맥락은 같지만, 디테일은 다르다.
인천의 서해평화는 정부의 한반도 평화와 함께 호흡하며 따르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시민의 민생은 인천이 책임져야 한다.
오는 8일이면 박 시장 취임 100일을 맞는다.
시민은 이제 박 시장 표 인천 민생이 어느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지 알고 싶어한다.
혹시 민생이 서해평화에 가려지지나 않을까라는 걱정과 함께 말이다.
민생이 보이지 않는다는 불만도 이미 터져 나오고 있다.
시민은 녹록지 않은 민생 해결을 위해 오늘도 절박하다.
박 시장의 확고한 민생 메시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신포동 음식점 사장님의 잔잔한 미소가 다시 떠오른다.
‘평화가 경제다’라는 무한 긍정 메시지 속에는 민생의 우선과 중요성을 강조하는 역설적인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은 아닌지….
유제홍 인천본사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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