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 이끌 경기 청년기업] 코나투스

‘반반택시’ 동승 시동… ‘공유경제’ 블루오션 개척

37년 만에 택시 심야 합승이 합법적으로 부활한다. 모빌리티 스타트업 코나투스가 개발한 ‘반반택시’에만 한해서다. 지난달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반반택시’에 한해 예외적으로 택시 합승 서비스를 허용했다. 그동안 택시 심야 합승은 불법이었다. 심야에 강남이나 홍대에서 택시 잡기는 하늘의 별따기였고, 특정시간에 수요(승객)가 몰리면서 선택권은 공급자(택시기사)에게 달려있었다.

즉 택시기사가 주도권을 잡고 있었기 때문에 승객들의 ‘자발적’ 동승보다는 택시기사에 의해 반강제적 합승이 대부분이었다. 승객을 골라서 태워 출발하거나 목적지로 가는 도중에 다른 손님이 올라타기도 했었다. 이 때문에 불거지는 안전사고들도 무시할 수 없었다. 반반택시는 ‘합승’이 아닌 ‘동승’이라는 개념을 앞세워 과기부의 허용을 받았다. 승객이 자발적인 의사로 다른 합승객과 함께 가기 때문에 합법적 행위라는 해석이다.

반반택시를 개발한 코나투스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심야승차난의 해법을 제시하고자 지난해 10월 설립됐으며 현재 경기도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해 있다. 최근 기존 택시기사들과 경쟁관계에 있는 타 차량공유 서비스와 다르게 코나투스는 택시 안에서 모빌리티 혁신을 이루고자 ‘반반택시’를 개발했다. ‘반반택시’ 서비스는 지난 1일 정식 출시 됐다.

김기동 코나투스 대표(39)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에만 택시가 7만 5천대가 있고, 전국에는 27만대가 있다. 택시 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이 숫자에 대적하면서 차량 공유 서비스를 하기보다는 택시 그 자체로부터 모빌리티 서비스를 시작하는 게 맞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역 인근 택시 정류장 등 승객들이 한꺼번에 쏟아져나오는 곳들은, 아무리 택시가 길게 줄지어 승객을 기다려도 대부분 한 명씩 타기 때문에 택시 줄과 승객 줄이 빠르게 줄어들지 않는다. 코나투스는 목적지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동승해서 가면 택시 줄과 승객 줄이 동시에 빠르게 줄어들 것 같아 반반택시 서비스를 고안해냈다.

반반택시는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4시까지 이동 구간이 비슷하고 동승을 원하는 승객들에게 호출료를 받고 합승을 중개한다. 운영 개념은 이렇다. 예를 들어 택시비 3만 원이 나오는 거리에 합승객 2명이 택시를 타면 1만 5천 원씩 나눠낸다. 여기에 더해 택시 호출이 어려운 퇴근시간이나 심야 시간대에는 승객이 최소 1천 원부터 3천 원의 플랫폼비를 더 붙여 택시를 부른다. 2명의 승객이 각 3천 원씩 플랫폼비를 쓰면, 플랫폼비 총 6천 원 중 5천 원은 택시기사로 가기 때문에 기사는 총 택시비(3만 원)와 함께 5천 원의 수익을 추가로 얻는 구조다. 승객도 동승을 함으로써 택시비를 저렴하게 내고, 택시기사는 동승 서비스로 운임비를 더 받을 수 있어, 서로 윈윈하는 시스템이다.

김기동 코나투스 대표
김기동 코나투스 대표

반반택시는 합승으로 불거지는 사건사고를 미리 방지하기 위해 자체 안전장치를 만들어냈다. 본인 실명인증, 동승 전용보험, 동성끼리만 합승(필수) 등이다. 이와 더불어 동승객들이 서로 매칭되는 과정에서 기사가 개입할 수 없다. 승객 매칭이 되면 기사는 픽업 장소 등 매칭 정보만 받는다.

김 대표는 “일단 안전이 필수이기 때문에 신원 확인은 물론이고 동성 매칭은 필수다”며 “승객의 안전을 위한 시스템은 할 수 있는 대로 다 적용을 시켜놨다”고 강조했다.

반반택시는 다른 차량공유 서비스에 비해 택시기사의 호응도가 높다. 국내에서 택시 합승은 불법이지만 반반택시가 규제샌드박스를 통과한 것도 택시조합의 적극 찬성 의견 덕분이다. 김 대표는 “규제샌드박스 통과했을 때도 이례적으로 택시기사들이 반반택시에 반대할 의견이 없다는 입장을 보여줬기 때문”이라며 “택시 단체에서도 반반택시를 ‘택시혁신’이라 말해준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반반택시는 출시 전 총 2천700명의 택시 기사들이 사전가입이 돼 있다.

최근 공유경제의 명목으로 출시된 차량, 택시 공유 서비스 ‘타다’, ‘우버’ 등 때문에 택시 업계의 반발이 컸다. 기존 택시 업계가 이들 신생 업체와 상생이 불가능하다는 입장 탓에서다. 그동안 공유 업체와 기존 택시 업체의 갈등을 극복할 뾰족한 묘수가 없는 가운데 반반택시가 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모아지고 있다. 김 대표는 “다른 차량 공유 업체는 택시 밖에서 공유가 이뤄지지만 반반택시는 택시 안에서 공유가 일어나기 때문에 기사님들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끝으로 반반택시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정부가 합승에 대한 규제를 이례적으로 풀어준 것도 사회적 문제를 잘 해결해보라는 뜻이기 때문에, 반반택시가 코나투스에게만 특혜를 주는 게 아닌 심야승차난, 불쾌한 택시탑승 경험 등을 해소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우리에게 주어진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허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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