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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경기] 17년간 기다림 ‘결실’… 공공의료 새장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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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경기] 17년간 기다림 ‘결실’… 공공의료 새장을 열다

2003년 성남병원, 인하병원 잇따라 폐원 의료 공백 현실화대안 모색 과정 태동
지하 4층·지상 10층 연면적 8만5천여㎡ 25개 진료과 500명 임직원 509개 병상 최첨단 시설… 시민생명 지킴이 역할

지난달 27일 정식 개원한 성남시의료원이 최신 장비를 통해 본시가지의 의료 공백 매우기에 앞장서고 있다. 사진은 성남시의료원 전경.  성남시의료원 제공
지난달 27일 정식 개원한 성남시의료원이 최신 장비를 통해 본시가지의 의료 공백 매우기에 앞장서고 있다. 사진은 성남시의료원 전경. 성남시의료원 제공

시민의 손으로 만든 성남시의료원이 이제는 시민 건강을 보살핀다. 옛 성남시청사 부지(수정구 수정로 171길10)에 건립된 성남시의료원은 지하 4층, 지상 10층, 연면적 8만5천684㎡ 규모로 25개 진료과(예정 포함)와 509병상을 갖췄다. 총 1천691억원이 투입됐다. 500여명 임직원이 종사 중이다. 애초 지난 3월17일 개원 예정이었던 성남시의료원은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자 일정을 연기했다. 지난달 27일 온라인 개원식으로 문을 연 성남시의료원은 대학병원 못지않은 시설로 수정구와 중원구 등 본시가지 의료 공백 최소화에 앞장서고 있다.

■ 건립 추진 운동부터 개원까지

성남시의료원의 시작은 지난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본시가지의 성남병원과 인하병원이 잇따라 폐원하면서 수정구와 중원구의 의료 공백이 생겼다. 분당구에는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차병원, 분당제생병원 등 종합병원이 있었기에 의료 격차가 생겨났다. 동시에 공공 의료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나왔다.

그래서 시민들에 의해 추진된 게 조례 제정 운동이다. 지난 2004년 ‘성남시립병원설립 범시민추진위원회’는 시민 1만8천525명의 서명을 받아 ‘성남시립병원설치조례안’을 청구했다. 전국 최초의 주민 발의다.

그러나 이 조례안은 정치적인 이유로 당시 다수당이었던 성남시의회 한나라당(현 미래통합당)에 의해 부결됐다. 이 사건은 이재명 현 경기도지사의 정계 입문 계기가 되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2006년 3월 시의회에서 의결됐고 병상 규모, 주민설명회, 시공사 선정 등의 절차를 거쳐 지난 2013년 11월 기공식이 열렸다.

기쁨도 잠시, 1년 뒤 시공업체 파산으로 공사가 중단돼 현 시공사인 삼환기업(주)이 공사를 맡게 됐다.

지난해 2월 완공된 성남시의료원은 의료기관 개설 허가 등의 절차를 거쳐 지난달 27일 문을 열게 됐다. 착공부터 완공까지 약 7년이 걸렸다.

당시 주민 발의를 추진했던 하동근 판교환경생태학습원 원장은 “개원식 모습을 보고 뭉클했다. 성남시의료원은 공공의료 기관임에도 경쟁력을 갖춘 곳”이라며 “정책적인 필요로 만들어진 다른 공공의료기관과 달리 성남시의료원은 시민 요구에 따라 건립됐기에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해야 한다. 공공의료의 롤모델이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대학병원 수준의 최신 장비

성남시의료원의 특징은 다른 공공의료기관과 비교해 규모가 크다는 것이다. 다른 공공의료기관은 200병상 수준이나 성남시의료원은 509병상이다.

더구나 진료과별 다양한 임상경험을 갖춘 69명의 전문의로 100% 구성됐다. 대학병원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춘 의료진을 구성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인물은 백광우 치과 전문의다. 서울대학교에서 전문의와 박사 과정을 마친 백광우 전문의는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치과대학 소아치과 전문의 과정을 수료한 후 아주대, 이화여대 등에서 교수를 역임했다.

백 전문의는 “이렇게 잘 갖춰진 병원이면 ‘환자 위주의 진료를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어 성남시의료원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응급의료센터도 강점이다. 응급의학과전문의 10명, 응급구조사 10명, 간호인력 26명 등이 투입된 이 센터는 중환자병상 4개, 일반병상 12개, 소아병상 6개 등 총 29병상을 갖추고 있다.

이곳으로 온 감염병 의심 환자는 응급센터 내 음압격리병상에서 격리된 후 비상용 엘리베이터를 통해 지상 9층 음압격리병동으로 이송된다. 의료진, 방문객, 기타 환자와의 접촉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CT 256ch’, ‘MRI 3.0T’ 등 최신 장비도 성남시의료원의 자랑거리다. CT는 빠른 촬영 속도와 좋은 화질의 영상을 얻어낼 수 있으며 MRI는 소음을 최소화했다. 이러한 장비들로 시민들은 오랜 시간 기다리지 않고 국가건강검진센터 내에서 신속하게 검진을 받을 수 있다.

■ 저렴한 비용, 환자 친화 환경

전체 509병상 중 4인실이 80%를 차지한다. 입원비 부담을 다소 줄일 수 있도록 했으며 병실 창문은 대형 유리로 돼 있어 쾌적한 환경을 자랑한다.

또 8개의 수술방은 수술 공간과 직원 공간이 분리돼 있으며 의료진 협진이 가능한 라이브 수술 등 첨단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이곳에서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별도의 통로로 중환자실로 이송된다. 안전하고 청결한 구조로 설계됐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평형별 총 9실인 장례식장은 성남 지역 다른 대학병원보다 최대 40% 저렴하다. 분향실, 화장실, 샤워실이 갖춰진 상주휴게실이 있으며 식중독 예방을 위해 조리사들이 주문량만큼만 음식을 즉석에서 조리한다. 성남시의료원 직영으로 운영된다.

이중의 성남시의료원장은 “오랜 산통을 거쳐 드디어 성남시의료원이 문을 열게 됐다”며 “성남시민이 자긍심을 가지는 병원, 나아가 경기도민이 자긍심을 가지는 병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성남=문민석ㆍ이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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