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의 코로나 19 감염 확산으로 인해 한국 교회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필자는 어린 시절 할머니의 영향으로 절에 다니며 부처님께 절하는 일이 많았다. 또 유교 의례에 따른 제사에도 항상 참석했다. 군대에 가서는 천주교 성당을 다니며 ‘베네딕토’라는 세례명도 받았다. 결혼 이후 아내의 전도로 10년 넘게 교회에 다니며 자칭 ‘썬데이 크리스천’이라 하고 다니고 있다. 나름 많은 종교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경험하다는 보니 각 종교의 특성을 조금 알고 있다. 천주교는 성당에서 주일미사를 드리고 불교도 절에서 법회를 연다. 이들 종교에서 집단 감염됐다는 뉴스는 접하지 못한 것 같다. 그런데 유독 개신교 교회에선 집단 감염 소식이 잇따른다.
천주교 성당 미사는 매우 엄격한 편이었다. 대신 헌금이나 선교 활동을 강조하지는 않은 것 같다. 절도 마찬가지다. 조모께서는 집안의 특별한 일이 있거나 행사가 있으면 절에 가서 불공을 드리셨다. 교회는 사정이 달랐다. 교회는 신자를 늘리는 전도를 강조하고 헌금과 십일조를 강조했다. 전도 기간이 있어 주변 사람들의 이름을 쓰게 하고 그들이 천국에 갈 수 있도록 인도해야 한다고 독려한다.
한국 교회는 자본과 경쟁의 논리에 의해 앞다퉈 신도를 늘려 집단화하고 헌금을 강조하면서 기업화하고 있다. 일부 교회는 세습하기도 하고 거대 권력 집단으로 변질하고 있다. 한국 교회는 새벽기도, 수요예배, 금요예배, 주일예배를 강조하고 그룹별 소모임을 통한 구역예배도 실시하는 등 예배를 강조한다. 이런 것을 꼭 해야 하나님의 자식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것인가. 필자는 하나님의 존재를 의심하지 않는다. 신의 말씀을 왜곡하는 변질된 목회자들을 비난하는 것이다.
고교 동창이 호주에서 목회자로 활동하고 있어 물었다. “한국 교회는 도대체 왜 그러는 거냐”, “내가 보기엔 우리나라 교회는 목사들이 망친 거 같아. 문제가 좀 있어”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목사 친구는 “문제가 조금만 있는 건 아니지”라며 “교회를 수십 년을 다녀도 세계관의 전환이 없고 삶의 변화가 없는 것이 진정 문제다. 대부분 신앙인들이 이 땅을 지배하는 제국의 질서, 소비의 윤리, 경쟁의 문화를 당연시하고 그것에 충실한 시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하나님에 대한 신앙은 구원을 얻기 위한 사후보험 정도로 이해하면서 말이다. 이것은 결단코 기독교 신앙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사후보험을 들게 하고 신도를 확장하는 한국 교회는 많이 변질했다. 코로나19로 한국 교회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변질된 목회자들의 잘못된 행동으로 많은 일반 시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썬데이 크리스천’이 목회자들에게 감히 충고할 수 있는 자격이 되는지 모르겠다. 미천한 신앙인이지만 그래도 한마디 해야겠다. 한국 교회의 목회자들의 깊은 자성이 필요하다. 이 땅에 기독교가 처음 들어 왔을 때로 돌아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목회자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 보자.
최원재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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