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강대강’ 경기체육 사태, 대타협 이뤄야

경기도 체육계가 요즘 매우 시끄럽다. 경기도의회는 경기도체육회의 구조적 문제점을 바로 잡겠다며 ‘경기도체육진흥센터’ 설립을 골자로 한 체육진흥조례 개정 추진에 나섰고, 민선 체육회장은 설립 반대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ㆍ군체육회와 종목단체들도 동조하고 있다. 도체육회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비롯 이 사안을 전국으로 확대시키려는 분위기다. 도의회와 체육회가 ‘강대강’으로 대치하면서 경기체육은 파국의 우려를 낳고 있다. 71년 역사상 최대 위기다.

이 같은 위기는 지방체육을 정치로부터 분리해 자율과 독립성을 보장한다며 출범시킨 민선화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1월 치러진 첫 민선 체육회장 선거가 전ㆍ현 도지사의 대리전이 됐고, 그 결과 전임 지사 측근 인사가 회장에 당선됐다. 그러나 불과 4일 만에 선관위의 선거 및 당선 무효 결정이 내려지며 법정 다툼 끝에 이원성 당선자가 승소, 민선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이후 체육회 내부 분열에 따른 직원간 고소 고발에, 경기도 특정감사ㆍ도의회 행정사무 감사가 이어지면서 민선 도체육회는 혹독한 ‘내우외환’의 시련을 겪고 있다.

도 특정감사 결과 22건의 위법 부당행위가 적발되면서 도의회는 올해 체육회 사무처 운영예산 40억원을 삭감했다. 4개 체육시설과 도청 직장운동부 관리 위탁사업 등 8개 주요 사업을 도가 직접 추진토록 했다. 나아가 도의회는 체육회의 문제점 개선과 공적 영역에서 공공성ㆍ투명성 강화를 위해 체육진흥센터 설립을 체육진흥조례 개정안에 담았다. 체육 업무의 공공 부문은 도가 맡고, 민간 영역은 체육회가 맡으라는 취지다. 이에 체육회는 즉각 반발했다. 입법 예고된 체육진흥센터 관련 조례안이 국민체육진흥법 위배이자, 예산권과 행정권을 앞세워 민선 체육회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라는 이유에서다.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일련의 사태에 체육인들의 우려 목소리가 높다. 관선 체육회 시절 원만했던 도 집행부, 도의회와의 관계가 갈등과 대립의 관계로 이어지고 있는데 따른 피로감도 호소한다. 갈등 주체들을 모두 싸잡아 비난하는 이들도 많다. 그리고 일부 ‘정치 체육인’들이 부추겨 이 같은 사태를 초래한 것에 대해 책임질 것을 요구한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경기체육은 권력과 위정자, 체육회장을 비롯한 임직원 등 그 어느 특정인의 소유물이 아니다. 모든 동호인과 선수ㆍ지도자 등 수 많은 경기도 체육인들의 것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민선 체육회장이 거리로 나선 현실이 안타깝다는 여론이다. 체육인들은 작금의 사태에 대해 갈등 주체들이 대화와 논의를 통한 근본적인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체육의 문제를 정치 쟁점화 하려는 조짐에 대해서도 경계한다. 특히 타 시ㆍ도 관계자와 정치를 좇는 ‘해바라기 체육인’들의 개입에 대해서도 우려한다. 경기체육은 전환기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화합해 다시 나아가야 한다. 현재 상황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양보와 대타협을 통한 상생과 협치의 정신이다. 더이상 감정 대립은 안 된다. 팩트 만을 놓고 대화를 해야한다. 팩트에 감정이 실리면 선동이 된다. 체육인들은 첨예한 대립이 아닌, 갈등을 풀고 함께 나아가는 모습을 원한다.

황선학 문화체육부 부국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