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코로나 시대의 학교생활

#초등학교 2학년이 돼 매일 등교하는 수연(가명)이는 요즘 하루하루가 즐겁기만 하다. 불과 한 달 만에 친해진 친구들과 학교생활을 함께해서다. 특히 방과 후에 2~3명의 친구와 함께 놀이터에 가거나 함께 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 최근에는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서 놀기도 하고, 친구 집에 놀러 가는 재미에 푹 빠졌다. 지난해 정상적인 등교를 못하면서 몰랐던 학교생활의 즐거움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이다. 집에 돌아오면 엄마에게 오늘 학교생활은 어땠으며, 친구들과는 어떻게 놀았는지 등등 수다를 떠느라 정신이 없다. 흡사 코로나 이전 세상을 보는 것 같은 분위기다.

#중학교 2학년에 다니는 민석(가명)이는 확연히 달라진 원격수업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물론 학교생활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지난해에 있었던 많은 문제점이 보완되면서다. 지난해에는 수업이 초기화되거나 화면이 끊기는 일이 다반사였다. 3분짜리 영상이 50분 영상으로 뒤바뀌기도 하는 등 혼란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이 같은 문제가 대부분 보완이 된 데다 화면도 개편됐고, 원격수업에 대한 적응도 됐다.

지난 1월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져 방역 수칙을 완화할 때 가장 먼저 완화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9시 이후 영업 제한에 이어 등교수업 제한이 24.4%로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또 서울특별시교육청이 학부모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초·중학생 학부모의 70% 이상이 지금보다 등교 확대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실제 등교를 더 많이 하는 초등학생들의 만족도가 더 높은 듯하다.

코로나19 시대 이후 학생들이 세 번째 학기를 맞이하면서 달라진 학교 시스템에 적응하고 있다. 지난해 겪었던 시행착오를 통해 여러 가지 문제가 개선되면서다. 물론 정상적인 학교생활은 절실하고, 갈 길은 멀기만 하다.

지난해 9월2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이건 원격수업이 아닙니다. 언제까지 우리 아이들을 방치하실 예정이십니까?’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원격수업이라하면,최소한온라인회의시스템을활용하여정해진시간을통해출석부르고,대화하고, 비대면으로진행될뿐,온라인을통해수업이진행되는거라고알고있었습니다.그것이바로IT강국우리나라에서이루어지는진정한원격수업이라생각했습니다.하지만현실은원격수업이라는이름하에아이 스스로유튜브자율학습을하고있습니다.(중략)공교육이,학교가,선생님이우리아이들을버렸습니다’라는 내용이다.

물론 지난해에도 유튜브 자율학습만 이뤄진 건 아니다. 경기도교육청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20년 4월에 6.9%에 불과했던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같은 해 9월에는 79%로 증가했다.

원격수업을 통해 더욱 벌어진 학습격차 등의 문제가 있긴 하지만, 원격 수업 등 교육 시스템은 시나브로 나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시대와 더불어 사는 지혜가 학생 교육에 더욱 녹아들기를 기대해 본다.

이명관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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