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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난민 취업실태] 4. 일자리 구하기 좋은 그곳
사회 경기도 난민 취업실태

[경기도 난민 취업실태] 4. 일자리 구하기 좋은 그곳

평택·안산 단원·포천·화성 ‘코리안 드림’ 난민을 품다

1. 평택시 신장동 평택국제중앙시장의 어느 골목 풍경. 이곳은 미군 기지를 중심으로 각종 음식점과 쇼핑 시설 등이 들어선 지역으로, 다양한 국가의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다./2. 미군기지 건너편 평택국제중앙시장 입구에 전투기 모양의 시설물이 눈길을 끈다. 이곳은 미군 기지를 중심으로 각종 음식점과 쇼핑 시설 등이 들어선 지역으로, 다양한 국가의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다./3.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다문화길 중앙에 자리하고 있는 다문화안전 경찰센터. 이곳은 2009년 다문화특구로 지정돼 이후 거리풍경이 점차 달라져 지금의 모습으로 바뀌었다./4. 안산시 다문화마을특구 내에 위치한 공원 모습. 이곳은 2009년 다문화특구로 지정 돼 이후 거리풍경이 점차 달라져 지금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1. 평택시 신장동 평택국제중앙시장의 어느 골목 풍경. 이곳은 미군 기지를 중심으로 각종 음식점과 쇼핑 시설 등이 들어선 지역으로, 다양한 국가의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다./2. 미군기지 건너편 평택국제중앙시장 입구에 전투기 모양의 시설물이 눈길을 끈다. 이곳은 미군 기지를 중심으로 각종 음식점과 쇼핑 시설 등이 들어선 지역으로, 다양한 국가의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다./3.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다문화길 중앙에 자리하고 있는 다문화안전 경찰센터. 이곳은 2009년 다문화특구로 지정돼 이후 거리풍경이 점차 달라져 지금의 모습으로 바뀌었다./4. 안산시 다문화마을특구 내에 위치한 공원 모습. 이곳은 2009년 다문화특구로 지정 돼 이후 거리풍경이 점차 달라져 지금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법무부 통계(3월 31일 기준)에 따르면 경기도와 인천에 등록된 외국인은 총 43만 1천37명이다. 전국적으로 약 110만 명에 달하는 외국인이 거주 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에 가까운 숫자가 수도권에 사는 셈이다. 대부분 거주비용이 적게 들고, 일자리가 풍부해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노동자 가운데 난민(난민 인정자, 인도적 체류 허가자, 난민 신청자 등) 신분을 가진 이들은 극소수다. 현재 수도권에 살고 있는 난민은 1만 3천789명이다. 전체 외국인의 약 1%에 해당하는 수치다. 여기서 다시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한 난민 인정자만 따지면 그 수는 더욱 줄어든다. 1천 명 이상의 난민들이 살고 있는 지역을 살펴보면 서울 용산구를 제외하고 모두 경기도에 있다. 평택시(1천144명), 안산시 단원구(1천112명), 포천시(1천105명), 화성시(1천37명)가 난민 거주 순위 2~5위에 각각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 지역은 난민뿐 아니라 외국인 노동자들도 많다는 특징이 있다. 난민, 이주 노동자 등이 많다는 건 바꿔 말해 제조업이나 농업과 같은 육체적으로 힘든 일자리가 많다는 걸 의미한다. 한국인 노동자를 구하기 어려워 대부분 외국인 노동자의 노동력에 기댈 수밖에 없는 업종들이 몰려 있다. 여기선 난민들이 많은 지역의 경제적 특성을 알아보고 왜 그곳으로 갈 수밖에 없었는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 난민 신청자가 많은 ‘평택’

평택의 등록외국인은 2만 2천776명이다. 국적별로 보면 △한국계 중국(중국동포, 1만 3천44명) △베트남(2천641명) △중국(2천501명) △우즈베키스탄(1천149명) △캄보디아(1천273명) 등 순이다. 이 밖에도 미얀마(374명), 카자흐스탄(503명), 방글라데시(260명)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이중 난민 숫자는 1천144명으로, 전체 외국인의 약 5%다. 특히 난민으로 인정받아 장기체류가 가능한 F-2 비자를 받은 이들은 단 34명뿐이다.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은 이들이 46명이고, 난민인정자의 가족은 6명, 그리고 나머지 1천58명이 모두 난민 신청자다.

평택은 12개의 산업단지가 있어 일자리가 많은 지역 중 하나다. 송탄(모곡동), 세교(세교동), 장당(장당동), 칠괴(칠괴동), 진위(진위면 청호리), 고령(청북읍 고령리), 추팔(패성읍 추팔리), 어연한산(청북음 어연, 한산리), 현곡(충북읍 현곡리), 오성(오성면 양교리), 포승2(포승읍 만호리), 진위2(진위면 가곡리)에 다양한 업체들이 위치해 있다.

평택에 조성된 산업단지 총 면적은 738만 1천854㎡로 425개의 업체가 들어와 있고, 근로자 수는 약 2만 8천250명이다. 음식, 섬유, 목재, 종이, 화학, 비금속, 1차 금속, 기계, 기타 가구 또는 전자제품 등 업종도 다양하다.

공단 배후 지역이라는 평택의 이점 덕분에 많은 난민이 이곳에 정착해 있지만, 대다수가 난민 신청자 신분이라는 점은 이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구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취업할 수 있는 업종에도 제약이 많아 사실상 단기 노무에 종사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평택의 외국인 이주민들을 지원하는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규모가 큰 산업단지가 위치해 있어 인력 수요가 많아 외국인들이 평택을 많이 찾고 있다”며 “단기 일자리를 원하는 난민 신청자들도 구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많아 그 수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5. 안산시 다문화마을특구의 한 공원에 세워진 이정표. 각 나라별로 방향과 거리가 상세하게 적혀 있다. 이곳은 2009년 다문화특구로 지정돼 이후 거리풍경이 점차 달라져 지금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6. 평택 장당 일반산업단지 전경. 지난 1995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장당 일반산업 단 지 는 현재 음식료품, 석유∙화학, 기계∙장비, 종이∙인쇄 등 다양한 업종의 공장들이 들어서 있다. /7. 안산 시회공업단지∙반월특수국가산업단지 전경. 윤원규기자
5. 안산시 다문화마을특구의 한 공원에 세워진 이정표. 각 나라별로 방향과 거리가 상세하게 적혀 있다. 이곳은 2009년 다문화특구로 지정돼 이후 거리풍경이 점차 달라져 지금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6. 평택 장당 일반산업단지 전경. 지난 1995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장당 일반산업 단 지 는 현재 음식료품, 석유∙화학, 기계∙장비, 종이∙인쇄 등 다양한 업종의 공장들이 들어서 있다. /7. 안산 시회공업단지∙반월특수국가산업단지 전경. 윤원규기자

■ 다문화의 도시 ‘안산 단원구’

안산은 전국에서 외국인 숫자가 가장 많은 도시다. 그중에서도 단원구에만 3만 6천696명의 외국인이 있다. 국적별로 보면 △한국계 중국(1만 6천943명) △중국(6천225명) △우즈베키스탄(3천895명) △베트남(1천429명) △인도네시아(974명) 등 순이다. 이 밖에도 미국(39명), 일본(108명), 영국(10명)에서 온 외국인들도 살고 있다.

안산은 경기도에서 평택시 다음으로 난민이 많은 곳이다. 현재 1천112명의 난민이 살고 있고, 이 가운데 난민 인정자는 80명, 난민 인정자의 가족은 3명, 그리고 난민 신청자가 1천7명이다. 안산 역시 난민 신청자가 많아 대부분 일용직과 같은 단기 노무에 종사하고 있다.

안산에는 반월·시화·MTV 국가산업단지가 대규모로 조성돼 있다. 이곳에만 약 1만여 개 이상의 기업이 들어서 있고, 종사자 수는 15만 명을 훌쩍 넘어선다. 특히 안산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이 살고 있는 만큼 이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앞으로도 많은 난민이 안산에 몰려들 가능성이 있다.

안산시 관계자는 “안산 인근에는 산업단지가 위치해있고, 전국에서 외국인 주민 숫자가 많은 만큼 다양한 정책적 지원들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자연스레 형성된 나라별 커뮤니티도 외국인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중소 제조업체의 천국 ‘포천’

포천에는 1만 1천596명의 등록 외국인이 있다. 이중 베트남 출신이 1천239명으로 가장 많다. 또 △네팔(1천182명) △캄보디아(1천165명) △타이(1천69명) △미얀마(1천27명) 등 동남아 국가 출신 외국인들도 다수 거주 중이다. 이 가운데 난민은 1천105명으로, 전체 외국인의 약 9%를 차지한다. 포천의 난민 역시 대부분 신청자다.

포천도 제조업 비중이 높은 지역 중 하나이기 때문에 난민들, 특히 난민 신청자가 일자리를 구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운 곳이다. 하지만, 근무조건이 열악한 곳이 많고, 규모는 대부분 중소기업 수준이며 대체로 노동집약적인 생산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대다수 회사가 외국인 노동 인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실제로 포천에 위치한 한 가구제조 업체는 국내 인력을 구하지 못해 외국인 노동자들의 노동력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포천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일하는 평안교회 김달성(67) 목사는 “이곳 외국인 노동자들은 주로 ‘3D’ 업종에서 일하고 있다. 특히 채소를 재배하는 농장에서 많이 일하고 있다”며 “그 중에는 난민들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신청자들이기 때문에 저임금에 더 어려운 일을 한다. 고용이 불안정하니 임금을 낮게 받거나 떼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 유입되는 난민들의 숫자가 점차 늘어가는 추세를 고려하면 앞으로 포천에도 점점 많은 난민이 자리를 잡을 전망이다. 이미 여러 개의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있는데, 식료품, 펄프, 화학, 전기장비, 플라스틱 제품 등을 제조하는 공장들이 들어설 에코그린산업단지와 소흘읍 고모리에 25만 4898㎡ 규모의 복합산업단지가 2023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제2의 이주민 도시 ‘화성’

화성의 외국인 등록 숫자는 평택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재 3만 6천102명의 외국인이 등록돼 있고, 국적별로는 △한국계 중국(6천307명) △베트남(4천716명) △타이(3천381명) △중국(2천745명) △네팔(2천581명) △캄보디아(2천375명) △필리핀(2천82명) △우즈베키스탄(2천52명) 등 순이다.

이중 난민은 1천37명으로 화성 전체 등록 외국인의 약 2.9%를 차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난민 인정자가 5명, 인도적 체류허가자가 93명이고 나머지 939명이 난민 신청자다. 이 지역 난민들 역시 난민 심사를 받으며 불안한 신분으로 열악한 노동 환경에 처해 있다.

화성 역시 제조업의 비중이 높아 외국인 근로자들은 대부분 내국인이 꺼리는 생산직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 곳에는 총 11개의 산업단지가 자리하고 있고, 면적은 1만 343㎡에 달한다. 업종별로는 제약, 식품, 섬유피혁, 목재제지, 화학, 기계금속, 전기전자, 비금속광물, 기타 등이 있다.

또 화성시 내에서 외국인 주민이 가장 많은 향납읍은 한때 ‘다문화특구’ 지정이 검토됐을 정도로 다양한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다. 일자리 외에도 자국의 향수를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화성을 찾는 외국인들의 수는 점차 늘고 있다.

화성 외국인 복지센터 관계자는 “이곳에 거주 중인 외국인 노동자 대다수가 제조업에서 일하고 있다. 일부는 반도체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며 “난민들의 경우 대부분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다. 여성들은 식당 같은 곳에서 일하고 있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장영준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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