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지난 1981년 7월1일에 경기도에서 벗어나 직할시로 승격한 것을 기념해 올해를 ‘인천독립 40주년’으로 정하고 3일까지 다양한 행사를 연다. 이번 ‘인천독립 40주년’ 행사의 슬로건은 시민들이 직접 온라인 투표를 통해 선정한 ‘인천독립 40년, 긍지의 역사 희망의 미래’다.
인천의 자립은 시민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온 계기로 꼽힌다. 시가 독자적인 재정과 행정 운영으로 시민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며 도시의 성장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이후 1991년 지방의회 출범과 1995년 민선 자치의 시작은 이를 더욱 강화했다. 그리고 지난 40년간 인천의 역사는 충분히 자랑스러워할 만한 성과이자 발자취로 남은 상태다.
박남춘 시장은 “이번 ‘인천독립 40주년’ 행사는 300만 시민과 함께 긍지의 역사를 돌아보고 자랑하는 시간”이라고 했다. 이어 “모두 함께 미래를 향한 희망을 그려보면서 인천시민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남은 민선 7기 1년 동안 주요 사업의 깔끔한 마무리와 함께 ‘인천독립 40주년’을 계기로 희망과 미래를 위한 새로운 비전에 대해서도 치열하게 논의하겠다”고 했다.
■ 인천독립 40주년 기념식
시는 1일 시청 중앙홀에서 ‘인천독립 40주년 기념식’을 했다. 시는 코로나19로 인해 지친 시민에게 작은 공연이지만 희망과 감동을 주고, 각 분야에서 열심히 활약하고 있는 시민을 주인공으로 모시기 위한 기념식을 간소하게 추진했다. 이날 행사는 유튜브로 생중계해 많은 시민이 함께했다.
기념식은 인천이 직할시 승격 이후 급성장 해온 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박 시장의 기념사,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의 영상축사, 신은호 인천시의회 의장과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의 축사 등의 순으로 진행했다. 박 시장은 “40년 전 인천이 직할시로 승격한 날은 지금의 ‘인천광역시’가 있게 한 발판”이라고 강조했다. 신 의장은 “인천이 현재의 발전을 이룬 것은 인천시민의 힘”이라며 “시민 모두의 힘을 모으면 더욱 멋진 인천의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인천을 빛내는 시민이 직접 무대에서 ‘살고 싶은 도시, 함께 만드는 인천’을 만들기 위한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앞서 식전 행사에선 시각장애를 극복한 ‘인천시 홍보대사’ 문지훈 소프라니스트가 ‘꽃밭에서’와 ‘상록수’ 등을 부르며 역경을 이겨내는 과정을 전했다. 식후 행사에선 김경아 판소리꾼이 세계 속의 인천이란 의미에서 ‘배 띄워라’라는 곡을 선보였고 이연성 성악가의 ‘푸르른 날’을 시민들에게 선사했다. 이들은 함께 ‘아름다운 나라’로 콜라보 무대를 꾸미며 감동적으로 무대를 마무리했다. 이 밖에 인천 연주자로 구성한 쏠트인챔버 관현악단이 풍성한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 송학동 옛 시장관사 ‘인천시민愛(애)집’으로 개방
시는 1일 ‘인천독립 40주년’을 맞아 옛 송학동 시장관사를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재단장해 개방했다. 이곳의 새로운 이름은 온라인 투표를 거쳐 시민들이 직접 선정한 ‘인천시민愛(애)집’이다.
이날 개방행사는 아마빌레앙상블 초청 공연을 시작으로 개관식과 현판식, 국악 퓨전밴드 ‘온도’와 가수 ‘하림’의 공연 등 작은 음악회를 했다.
인천시민애집은 인천 개항의 역사를 간직한 중구 송학동(신포로39번길 74)에 있는 건물이다. 대지면적 2천274㎡에는 시가 1965년에 매입해 신축한 지하 1층, 지상 1층의 본관동 및 관리동과 야외정원이 있다. 이후 김해두 시장부터 최기선 민선 초대 시장까지 17명이 관사로 사용했다. 2001~2020년에는 인천역사자료관(시사편찬위원회)으로 이용했다.
앞서 시는 민선 7기 출범 직후 ‘더불어 잘사는 균형발전방안’을 발표하고 개항장 일대의 원도심 활성화 사업으로 송학동 시장관사 등을 활용한 문화적 도시재생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시는 정밀진단, 주민설명회, 자문회의, 실시설계, 리모델링 공사 등을 거쳐 송학동 시장관사를 인천시민애집으로 재단장했다.
시는 앞으로 본관동, 관리동, 야외정원 등이 가진 특징을 반영한 전시와 콘텐츠를 개발해 인천시민애집을 개항장의 상징적 복합역사문화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또 근대 개항기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역사성, 전통건축양식과 일본건축양식을 혼합한 근대주택의 형태, 전반적으로 양호한 보존실태 등을 고려해 등록문화재로 올릴 예정이다.
인천시민애집의 개방은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이달 1~4일은 오후 9시까지 연장 운영한다.
■ 시민이 참여·체험하는 ‘인천독립 40주년’
시는 4일까지 인천 개항장 일대에서 ‘개항장 문화재 (소)야행’ 행사를 한다. 과거 130여전의 인천을 시민들 스스로 걸으면서 기억하는 소중한 시간으로의 여행을 콘셉트로 한 행사다. 이 기간 문화재 및 문화시설 모두 무료입장이다.
도보 탐방 프로그램은 6개 테마코스가 있다. 탐방에는 1시간에서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1코스는 김구와 인천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2코스는 화교 정착과 인천의 삶 이야기를 담은 중국인 거리, 3코스는 개항과 일본인 이야기를 주제로 한 일본인 거리다. 4코스는 개항과 서양인 이야기를, 5코스는 개항시대 경제 이야기, 6코스는 개항시대 종교 이야기 등을 담고 있다.
시는 또 3일까지 시장관사 잔디마당에서 ‘인천영화열전’도 한다. 인천의 명소에서 인천 출신의 감독들이 만든 인천영화를 상영한다. 정승오 감독의 ‘이장’, 백승기 감독의 ‘인천스텔라’, 정이삭 감독의 ‘미라니’ 등이 시민들을 만난다. 2일 제물포구락부에서는 백 감독을 초청해 강연도 한다.
특히 31일까지 인천시민애집에서 ‘인천독립 40주년’ 기념 전시회도 열린다. 지난 40년간 시민들 삶의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박물관에 있던 유물 3점과 직할시 승격 관련 사진이나 영상 자료, 1980년대 인천지역 신문 자료, 인천시민 구술채록 등이 선보인다.
앞서 지난달 30일 오후 스타트업파크 등 5곳에서 ‘미래의 인천, 40년 후의 인천’을 주제로 시민이 그리는 인천의 미래를 논의하는 시민시장 대토론회를 하기도 했다.
조택상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은 “지난 40년을 긍지로 삼아, 앞으로 인천에 펼쳐질 새로운 역사를 위해 희망을 품고 한 발 한 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수도권매립지 종료와 같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을지라도 지난 40년의 역사가 말해주듯 시민과 함께 굳건히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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