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군포유’ 슬로건… 마스코트 바꾸고 시흥은 오래전 의미 잃은 새·나무 대신, 지역 상징 ‘시흥 갯벌’ 배경의 市歌로 변경
안산·수원도 시민 의견 담은 새 市鳥 지정... 道, 조례 규정 ‘경기도 노래’ 추가 등 추진, 역사문화콘텐츠 “역사·정체성 담아야”
1993년 대전 엑스포에서 태어난 대전광역시 마스코트 ‘꿈돌이’가 최근 새 단장하며 부활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수호랑ㆍ반다비’도 자식을 낳아 강원도의 마스코트 ‘범이ㆍ곰이’를 만들어냈다.
이처럼 전국 지자체가 마스코트 개발을 통한 지역 홍보에 심혈을 기울이는 가운데 경기도에서도 시대에 맞지 않는 오래된 상징물을 지우고 새로운 마스코트를 세우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도내에선 군포시와 시흥시 두 곳이 상징 새와 나무, 꽃을 없앤 것으로 조사됐다. 군포시는 지난 2019년 시 승격 30주년을 맞아 군포시 상징물을 변경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시조ㆍ시목ㆍ시화를 모두 폐지했다. 대신 ‘군포유(Good for you)’라는 슬로건과 ‘포근ㆍ포유’라는 캐릭터를 내세웠다. 기존에 지정한 상징물을 없애고 트렌드한 새 이미지를 입히자는 취지였다.
시흥시도 2003년께 더이상 큰 의미가 없는 상징 새(까치)와 나무(은행나무), 꽃(목련)을 모두 지웠다. 반면, 지역을 상징하는 생태계인 ‘시흥 갯벌’을 선정하고, 그를 배경으로 한 ‘시흥의 노래’를 시가(市歌)로 지정했다.
전부는 아니지만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상징물 일부를 바꾼 지자체도 있다. 안산시는 시민을 대상으로 공청회와 설문조사 등을 진행, 지난 2013년 시조를 비둘기에서 노랑부리백로로 변경했다. 비둘기가 유해조수인 점을 고려하기도 했고, 세계적인 희귀조인 천연기념물 노랑부리백로가 안산 시화호에 모습을 자주 드러내면서 의미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수원시는 지난 2000년 시조를 비둘기에서 서호에 서식하는 백로로 바꾼 데 이어 2016년 지역 상징종으로 수원청개구리를 지정했다. 수원의 지명이 들어가는 국내 유일한 한국 특산종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포천시도 시조를 까치에서 원앙으로(2004년), 동두천시도 비둘기에서 파랑새로 각각 변경했다.
최근 부천시는 시목을 복숭아나무에서 백목합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 중이다. 1990년 시조를 까치에서 보라매로 변경한 데 이은 두 번째 조치다. 신도시가 들어서고 있는 시점에서 복숭아나무가 가로수로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다. 은행나무와 느티나무도 후보에 올랐지만 전국 각지에 상징목으로 지정된 수가 너무 많아 배제됐다. 부천시의 새로운 시목은 오는 10월께 최종 선정될 전망이다.
아울러 경기도도 조례에서 규정한 도 상징물에 ‘경기도 노래’를 추가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강진갑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장은 “우리나라는 좁은 땅에 한정된 생물로 인해 지자체들이 제각각 다른 상징물을 선정하긴 어렵다. 무엇을 선정하느냐 보단 어떻게 선정하느냐가 중요한 시점”이라며 “도시민이 선호하고 함께할 수 있는 상징 공간을 정한 후, 자치단체의 역사와 정체성을 더해 상징물과 캐릭터(마스코트)를 선정하면 더 의미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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