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들은 인생을 살면서 만들어 가는 개개인의 추억의 앨범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 인생이라는 시간의 앨범은 각자의 삶 속에서 자신이 걷는 삶의 방향을 가늠하게 한다. 인생의 길을 걸으며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내 삶의 나침판이며 때로는 지도가 되어 주는 길 안내를 추억의 앨범이 인도해 줄 때가 있다. 어릴 적 기억 속에 시골에 살던 집에 갈 때면 잘 닦여진 새 길은 멀리 돌아가기에 짧은 논두렁을 밟고 길을 만들어 학교에 다녔던 추억이 있다. 어릴 적 그때의 바람은 누가 이 먼 길 돌아 걷지 않도록 짧은 지름길 만들어 주기를 기도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는 지형적으로 국토의 전체 면적의 4분의 3이 산지로 이루어져 동쪽이 높고 서쪽이 낮은 지형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에서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지게’ 문화가 신라시대 이전부터 사용됐다고 학계는 보고 있다. 지게는 어깨에 짐을 메고 다니는 운송수단이다. 손쉽게 만들 수 있고 특별한 장치가 없어서 모든 서민들이 이 지게로 모든 것을 운송하며 농업과 상업에 만능으로 쓰인 없어서는 안 되는 삶의 절대적 필수품이었다. 지게는 어느 산이든 어깨에 메고 오를 수 있으며 사람이 갈 수 있는 정도의 길은 문제없이 다니는 수단이었다.
지게 문화는 넓은 길이 필요하지 않다. 세상을 지배했던 강대국들이 전쟁과 물자 수송과 여러 통치에 필요한 부분들을 위해서 만들어 낸 것은 곧으며 넓은 길이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말이 만들어졌듯이 길을 만들고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하게 됐다는 것이 역사의 증명이 아닌가. 그 길을 만들고자 가장 필요했던 것은 길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지도자이지 않았을까? 국력이 약한 나라는 길을 넓히지 않는다. 넓은 길은 오히려 침략자들에게 유리하기 때문이었다. 지게를 지고 유연하게 자연의 지형에 익숙해지는 것이 편리하고 쉬운 운송수단이 될 수 있었겠지만 세상으로 뻗어나가는 진취적인 선택은 아니었을 것이다.
오늘날의 대한민국 고속도로는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명품 길이 됐다. 동남아시아와 중동, 그리고 일부 유럽의 도로까지 한국 고속도로공사의 실력은 공사실적을 가지고 인정을 받고 있다. 이제 자연의 환경을 바꾸고 터널을 뚫어 길을 만드는 대한민국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물질적인 길을 만드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이 나라가 가야 할 길을 만들어야 한다. 예수님께서도 우리에게 바른 삶을 위해 길을 선택하라고 요구하셨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해 찾는 자가 적음이라’ (마태복음 7장 13-14절)
이제는 우리가 바른 가치관을 가진 길을 만들어 가야 한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며 정직하고 진취적인 길을 가야 한다. 새로운 길을 이 시대에 만들 수 있는 사람에겐 분별력이 필요하다. 세상을 분별하고 시대를 분별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다른 나라가 부러워하는 경제의 기적을 맛본 나라가 됐다. 여러 나라 들이 경제발전의 모델로 뒤따르고 싶어하는 모범의 나라가 됐다. 대한민국이 다시 한 번 이 시대에 새로운 가치의 길을 만들어 세상의 리더의 나라가 돼주길 기대한다. 좋은 가치관의 지도자들이 나오고 미래의 좋은 사회의 대안을 가지는 새 길을 만드는 지도자들이 있을 때 이 나라는 다시 한번 동방예의지국으로서 칭송을 받던 아름다운 나라로 일어서게 될 것이다. 시대를 선도해 가는 길 만드는 사람들이 일어서기를 기도해 본다.
조상훈 만방샘 목장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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