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년 전 러시아를 흔든 아방가르드 작가 49인의 걸작 75점이 관객을 찾는다.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 2관에서 오는 4월17일까지 열리는 <칸딘스키, 말레비치&러시아 아방가르드: 혁명의 예술전>이다. 올해 한·러 수교 30주년을 맞아 기획됐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러시아 국립미술관인 예카테린부르크미술관의 소장품이 주를 이룬다. 또 크로스노야르스크미술관, 니즈니 노브고로드미술관 등 러시아 연방 문화부에 문화재로 등록 관리 중인 국보급 작품들도 함께 오른다.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불리는 바실리 칸딘스키의 작품 가운데에선 즉흥 시리즈가 소개된다. ‘즉흥 No.4’와 ‘즉흥 No.217’에 이르기까지 칸딘스키가 추구해 온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다. 화려한 색채의 대비와 반복적인 리듬 등으로 긴장 및 조화를 느낄 수 있다.
기하학적 추상회화의 선구자 카지미르 말레비치의 대표작 ‘절대주의’를 포함해 입체·미래주의 경향의 작품도 함께 출품됐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여인’(1913)을 통해서는 간결하고 기하학적인 회화양식을 살필 수 있다.
아울러 ‘광선주의’와 ‘신원시주의’로 유명한 미하일 라리오노프와 나탈라야 곤차로바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현대 사진예술과 광고디자인의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되는 알렉산드르 로드첸코의 대형 회화작품도 빼놓을 수 없는 백미다.
<칸딘스키, 말레비치&러시아 아방가르드: 혁명의 예술전>에선 관람객의 참여를 돕는 작은 장치도 마련됐다. 러시아 아방가르드의 주요 작가그룹이었던 ‘다이아몬드 잭’을 연상시키는 트럼프카드 모양의 미션카드와, 관람객의 자유로운 작품 촬영을 허용하는 포토프레임카드 등이다. 오디오 가이드는 배우 이제훈이 맡아 관람객의 주목도를 높인다.
이번 전시 예술감독을 맡은 김영호 중앙대 교수는 “러시아 아방가르드는 퇴폐 예술로 낙인이 찍혔으나 50년 뒤에 미니멀아트로 부활한 역설적 창조의 예술”이라며 “1910~20년대 러시아의 전위적 예술운동은 한국의 추상미술과 단색화의 탄생에도 영향을 끼쳤다. 21세기 ‘문명사적 전환기’에 러시아 아방가르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이곳에 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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