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지하철 7호선을 타고 파세오 데 라 레포르마(Paseo de la Reforma) 거리에 있는 오디토리오(Auditorio) 역에 내려 걸어서 박물관에 도착한다.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며 입장해야 할까 망설였지만, 입장권을 구입하고 박물관으로 들어간다.
박물관 중앙 탁 트인 광장에는 마야의 우주관을 작품화한 우산 모양의 분수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페드로 라미네스 바스케스(Pedro Ramirez Vazquez) 설계로 지은 국립 인류사박물관에서 가장 특징적인 구조물인 이 작품은 고대 멕시코의 신화적인 나무를 표현하여 하나의 기둥으로 세웠고, 기둥에는 콜로니얼 시대 이전 원주민에게 상징적인 의미를 지녔던 독수리와 재규어가 정교하게 새겨져 있다.
입구에서부터 규모에 놀라고, 들어가서는 전시된 유물의 다양성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박물관은 지상 2층 규모의 ‘□’자형 건물로 전체면적 약 8만㎡(8헥타르)에 22개 전시실·2만 5천 권의 장서를 소장한 도서관·연구실·극장·강당·서점·식당·카페 등을 두루 갖추고 있으며, 한 해 수백만 명의 관람객이 찾는다고 한다.
박물관 1층에는 멕시코 고대 문명을 시대별·지역별로 분류해 11개 전시실로 나누어 유물을 전시하고 건물 밖 야외에는 문명별로 크고 작은 상징적인 유물을 복원해 놓아 잠시 쉬어가며 관람하기 좋다. 시간에 쫓기지만 욕심내어 탐방로를 따라 관람하며 유물을 카메라에 담는다.
제1실은 아프리카에서 발현한 원시 인류가 수백만 년 자연에 적응하며 변화해 가는 과정을 정리하고, 현생 인류가 어떻게 신체적·사회적·문화적 특성을 가지고 발전하였는지를 보여 준다. 제2실은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주한 인류가 기원전 3만∼2천5백년대까지 기후 변화를 겪으며 초기 원시인의 생존 수단인 수렵 생활에서 한 지역에 정착하여 농경사회를 형성하고 변화·발전해 가는 인류사적 생활상을 전시하고 있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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