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종교] 기적?! 진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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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태 수원가톨릭대학교 교회법 교수

기적이란 일반적으로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일, 또는 자연법칙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초자연적 현상을 말한다. 그러나 가톨릭은 기적을 단지 초자연적 현상으로만 여기지 않는다. 성경에 등장하는 기적들도 각각의 메시지를 지니며, 빵과 포도주가 예수님의 몸과 피로 변하는 일명 성변화(聖變化)는 단지 기적이 아닌 가톨릭 신앙의 핵심이다. 또한 가톨릭 성인(聖人)을 통해 발생하는 기적들도 면밀한 심사를 거친다. 즉 오늘날에도 기적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기적, 진짜일까? 사실 가톨릭 신앙과 관련된 초자연적 현상들은 끊임없이 일어났고 과학적 검증을 시도한 사례들도 많았다. 대표적으로 빵과 포도주가 실제 예수님의 몸과 피로 변하는 기적들이다. 750년 이탈리아 동쪽 란치아노에서 한 신부가 미사(빵과 포도주의 변화가 이루어지는 가톨릭 예식)를 거행하던 중 축성된 빵 안에 예수님의 몸이 있는지 의심하였고 실제로 빵이 살로, 포도주가 피로 변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1천200년이 지나 1970년 해부학, 조직학, 화학 임상 현미경 관찰 교수인 에도아르도 리놀리(Edoardo Linoli) 박사는 다음과 같은 세부 보고서를 제출했다.

1. ‘살’은 심장의 횡문근 조직으로 이뤄진 실제 살이다.

2. ‘피’는 실제 피다. 크로마토그래피 분석은 절대적이고 논란의 여지가 없는 확실성으로 그 사실을 증명한다.

3. 면역학 연구는 살과 피가 확실히 인간과 같은 것임을 나타내고, 면역 혈액학 실험은, 살과 피가 모두 토리노 수의(Sindone: ‘예수님의 수의’라 칭하는 천)의 남자와 같은 혈액형이며 중동 사람의 특징인 AB 혈액형에 속한다는 것을 완전한 객관성과 확실성을 근거로 단언할 수 있다.

4. 이 혈액에 포함된 단백질은 정상적으로 선혈의 혈청 단백질 체계와 동일한 백분율로 분해된다.

5. 어떠한 조직학 분야에서도 미라를 만들려는 목적으로 고대에서 사용된 방부제나 소금의 침투 흔적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후 세계보건기구에서는 검증을 위한 수많은 실험이 이뤄졌고 리놀리 교수가 수행한 것과 같은 결론을 내리며 그 살 조각에 대해 ‘생명체의 고유한 모든 임상적 반응에 빠르게 대응하므로 살아 있는 구조’라고 선언했다.

기적은 분명 우리를 놀랍게 하며 믿음으로 인도한다. 그러나 그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해 과학적 검증과 식별, 면밀한 조사는 필요하다. 실제로 치유의 기적이 현재 진행형인 프랑스 루르드에서는 7천여 건의 기적 치유 사례가 보고됐지만, 현재 교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기적은 총 67건뿐이다. 그 이유는 기적이 주는 영향력 때문이다. 기적으로 인해 신이 아닌 그 현상 자체만을 맹신하기도 하며, 그 현상이 종교적 목적이 아닌 개인의 이익이나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충분한 검증은 신께 대한 온전한 믿음을 성장시키고, 사람들이 세상 속에서 더욱 충실한 삶을 살도록 이끈다. 기적은 결코 인간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한 여과 없는 맹신은 위험한 종교심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김의태 수원가톨릭대학교 교회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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