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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육엔 정치도 이념도 없다
오피니언 사설

[사설] 교육엔 정치도 이념도 없다

교육에는 정치가 없어야 한다. 이념도 없어야 한다. 이 당연한 논리가 실종된 경기교육이었다. 그 출발이 2009년 무상급식이었다. 도비 600억원 지원을 놓고 난장판이 됐다. 달라는 교육감과 못 주겠다는 도지사가 충돌했다. 대한민국 진보와 보수의 진영 싸움으로 번졌다. 그도 그럴 게, 무상급식은 급식 정책이 아니었다. 선택적 복지에서 보편적 복지로 옮겨가는 사회적 실험이었다. 평등의 가치를 현장에서 가르치는 사회주의적 교육이었다.

사실, 진보 진영에서는 ‘교육에 이념이 없다’는 전제 자체가 거부된다. 비단, 경기도 교육에만 국한된 논제가 아니다. 칼 마르크스의 공산당선언 이후 부르주아는 프롤레타리아의 타도 대상이었고, 그를 위해 노동자는 프롤레타리아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계급 투쟁의 예비군을 만드는 것이 학교의 역할이라고 선언됐다. 경기도의 진보 교육감 13년이 그런 교육의 시기였고, 이를 담당한 첨병이 바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었다.

임태희 당선인은 대표적인 보수 인사다. 6·1 지방선거에서 전국 보수 후보와 함께 ‘전교조 OUT’을 선언했다. 진보 교육의 근원부터 바꾸겠다는 의지의 천명이었다. 모두의 시선이 경기도 행정과의 관계로 모아진다. 교육청 행정은 도청 행정과 떼어 놓을 수 없다. 다양한 행·재정적 교류를 가져갈 수밖에 없다. 그 파트너라 할 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가장 극렬한 대립을 보였던 ‘김상곤 교육감-김문수 도지사’ 시대의 재연이 우려됐다.

이럴 때 훈훈한 모습이 만들어졌다. 김동연 당선인과 임태희 당선인의 조찬 회동이다. 29일 시중 한 커피점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를 나눴다. 교육 협치를 위한 의견이 오고 갔다고 한다. “교육 문제 만큼은 정파와 이념을 넘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한다는 두 당선인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양측 인수위가 설명했다. 선거 이후 김 당선인의 다양한 협치 행보가 관심을 받아왔다. 우리는 그 중에 가장 가치 있는 시도가 이번 교육 협치라고 본다.

구체적 협치 움직임도 보인다. 교육감직 인수위는 이 날 ‘혁신학교 폐지 공약’의 수정을 밝혔다. 후보 시절은 물론, 당선 직후에도 강조했던 약속이다. 경기도와의 교육 협치를 위한 유화적 정책 선회라는 평이 나온다. 도지사직 인수위도 같은 날 결이 같은 발표를 했다. 프랑스의 에꼴(Ecole42)’을 벤치마킹한 ‘경기 파란 학교’ 설립을 제시했다. 임 당선인이 구상하고 있는 미래학교와 상당 부분 닮아 있다. 협치로 풀어갈 대상이 생긴 셈이다.

교육 현장에 정치와 이념이 파고 들었던 십수년. 경기 교육은 파행과 역행을 거듭했다. 교육의 기본인 학력은 저하됐다. 남은 것이라곤 갈등을 주도했던 교육감 도지사의 개인적 성장 뿐이었다. 대통령 후보가 됐고, 부총리가 됐다. 학생에도 학부모에도 남긴 건 없다. 우리의 평가는 그렇다. 이제 막을 내려야 하지 않겠나. 그런 시대는 없는 게 좋다. 샌드위치 먹는 김동연·임태희 당선인에서 그런 가능성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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