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물 속에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자연을 보고 마음껏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지난 29일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옥상에 특별한 구조물이 공개됐다. 과천관 특화 및 야외공간 활성화를 위한 공간재생 프로젝트인 조호건축의 <MMCA 과천프로젝트 2022 : 옥상정원-시간의 정원>이다.
MMCA 과천프로젝트는 지난해 과천관 3곳의 순환버스 정류장에 조성된 ‘예술버스쉼터’를 시작으로 올해는 최고층인 3층 옥상정원을 새로운 감각의 공간으로 제시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선 조호건축의 이정훈 건축가가 설치한 ‘시간의 정원(Garden in Time)’이다. ‘시간의 정원’은 열린 덮개 구조의 지름 39m, 대형 설치작으로 옥상에 들어선 순간 거대한 구조물을 따라 360도를 돌면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일정 간격으로 늘어선 파이프의 배열은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게 편안함을 줄 수 있는 간격으로 조성했다.
특히, 구조물을 따라 걷다 보면 파이프가 없는 공간이 등장하는데, 이때 탁 트인 외곽의 청계산과 저수지를 감상할 수 있다. 이정훈 건축가는 “옥상에서 자연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지만 구조물이 없었을 땐 자연 경관이 아름다운지 몰랐을 것”이라며 “파이프로 자연의 부분을 가려 더욱 극적으로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연출했다”고 말했다.
또한, ‘시간의 정원’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시간의 흐름을 알 수 있다. 관람객들은 햇빛과 파이프가 만들어낸 그림자를 보고 시간이 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정훈 건축가는 “계절, 날씨에 따라 작품에 투영되는 빛과 그림자의 변화는 시간의 흐름을 가시화한 것”이라며 “의도적으로 천장을 높게 열어 자연을 감상하는 것에서 나아가 시간을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구상했다”고 건축물에 대해 설명했다.
이 건축가의 ‘시간의 정원’은 내년 6월2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3층 옥상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동안 관람객의 발길이 닿기 어려웠던 옥상의 특수성을 살려 새로운 경험적 공간으로 재생하는 데에 가치가 있는 구조물이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배수현 학예연구사는 “지난해 프로젝트가 활력에 중점을 두었다면 올해는 쉼과 산책의 공간을 조성했다”며 “예술 작품을 통해 과천관 주변에 있는 저수지와 청계산 등 자연경관을 다양하게 바라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은진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