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논선 고양경우회 사무국장 “다시 태어나도 이웃 도우며 살고 싶어요”

김논선 고양경우회 사무국장은 지난해 11월 19일 제58회 경우의 날 기념식에서 봉사와 헌신의 공로를 인정받아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고양경우회 제공

“저는 세 번 다시 태어났습니다”

사회에 귀감이 되거나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인물을 찾던 중 고희를 눈앞에 둔 김논선 고양경우회 사무국장(67)을 만났다. 70년 가까운 인생을 살며 남들이 겪기 힘든 경험을 하면서도 오로지 사람들을 위한 삶을 살아온 인물이었다.

그는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묻는 말에 대뜸 “세번의 기회를 얻은 운 좋은 인생이었다”고 답했다.

실제 김 사무국장은 1955년, 5남매의 막내로 세상의 빛을 봤지만 그 직후부터 고난을 겪었다. 당시 그의 어머니 나이는 50세였다.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낳은 것이 부끄러웠던지 그의 어머니는 막 태어난 그를 외양간에 버렸다.

그럼에도 소에 밟히지 않고 살아남았고 새 삶을 얻었다.

두번째 얻은 인생은 경찰로 복무하며 쌓은 공로로 대한민국 녹조근정훈장을 받은 이후라고 설명했다. 국가와 국민, 가족을 위해 위기를 극복하고 직무를 성실히 수행한 공로를 훈장으로 인정받았다는 마음에서다. 그렇게 국민들의 생활과 안전을 지켰다.

마지막 삶은 2013년 12월 췌장암 진단을 받고 나서였다. 김 사무국장은 췌장암 3기 진단을 받고 10시간여에 걸친 수술과 4년6개월여간의 치료를 받아 ‘완치’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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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논선 고양경우회 사무국장이 고양어린이박물관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안내 등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고양경우회

절망할 수 있는 삶의 여정을 두고도 그는 “다시 태어났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말했다. 남보다 더 얻은 인생을 무의미하고 음울하게 허비할 수는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건강을 되찾았고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나누는 삶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공고히 했다.

지금도 그는 일주일에 한번씩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완치판정을 받은 2019년부터 최근까지 540시간 가까운 봉사활동을 이어간다. 본인이 치료받았던 국립암센터에서 환자들의 의복을 빨고 경찰 의장대장 시절처럼 고양어린이박물관에서 어린이들의 의전을 맡았다.

나누며 이해하고 스스로 위로받는 선순환의 고리를 완성해 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봉사’와 ‘헌신’이란 단어로 채워진 김 사무국장의 이 같은 삶은 지난해 11월 제58주년 경우의 날 기념식에서 공로를 인정받아 국무총리표창을 받을 수 있는 바탕이 됐다.

그는 “봉사는 거창한 것이 아닌 것 같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마음을 열고 손을 내미는 것이면 족하지 않겠냐”며 “나 하나로 이웃의 삶이 조금은 나아질 수 있다는 마음으로 욕심을 내려놓으면 반대로 뿌듯함이 그 빈자리에 넘칠 것”이라고 당부와 바람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오준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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