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최고의 유물, 과달라하라 대성당
대성당은 종교적 의미를 떠나 오랜 세월이 응축된 중세 건축물로서의 변함없는 기풍을 갖추고 있고, 오랜 시간의 흔적과 함께 예술적 가치도 간직하고 있으며, 여전히 과달라하라 역사 지구 최고의 유물로서 현지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콜로니얼 시대 에스파냐 가톨릭 대성당에는 성물(聖物)을 보관하는 별도의 성막인 예배당을 봉헌하는 관습이 있었는데, 과달라하라 대교구도 1808년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별당을 건축했고 성막에는 성물이 보관돼 있다.
성막 공사는 건축가 호세 구티에레즈(José Gutiérrez)가 1808년에 시작해 몇 차례 중단되다가 1843년에야 완성됐다. 성막 전면 중앙에는 믿음을 상징하는 조각상이 있고, 양쪽에 희망과 자선을 상징하는 조각상을 볼 수 있으며, 도리스양식으로 지은 현관은 미적 아름다움을 넘어 예술적 가치가 돋보인다.
성막에는 성가정 성모, 과달루페 성모, 슬픔의 성모와 과달라하라의 수호성인인 자포판(Zapopan) 성모상이 있고, 이 외에도 성 도미니크, 성 니콜라스, 성 토마스 아퀴나스, 성 크리스토퍼의 성물이 제단 아래 보관돼 있다.
특히 자포판 성모는 높이 30㎝ 정도의 작은 성모상이지만 멕시코 사람들에게 자포판 성모는 과달루페 성모와 함께 가톨릭 신앙의 표징으로 숭배된다.
과달라하라에서는 도시의 수호성인을 받드는 연례행사로 매년 10월12일 자포판 성모상 행렬이 축제 행사로 이어지는데, 새천년 들어 처음 열린 2004년 세계 성체대회 때는 멕시코와 주변 라틴 아메리카지역 순례객 350여만 명이 참가하여 ‘성체성사의 신비’를 받드는 행렬 길이가 7km가량 이어지며 장관을 이뤘다고 한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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