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서 겨울로 향하는 문턱이지만 한여름꽃인 화려한 맨드라미의 군무를 즐길 수 있는 장이 열린다.
인천 영종도에 있는 자연당 갤러리는 다음달1일부터 27일까지 서양화가 박은화 ‘꽃은…핀다’ 기획초대전을 연다고 25일 밝혔다.
‘빨강, 파랑, 분홍, 주황, 노랑, 하양…’. 여름꽃인 맨드라미 작품 30여점은 늦가을이란 자연의 한계를 뛰어넘어 갤러리 벽면을 한가득 채운다.
다채로운 색조와 생김새를 내뿜는 맨드라미 무리가 밝고 경쾌한 색상과 어우러져 율동하듯 합창한다.
단순하지만 풍부한 색상을 빛의 파장에 내맡김으로써 의도치 않게 우러난 색채의 경외로운 탄생을 체험하게 해준다.
맨드라미라는 사물의 형상을 구상하기보다는 색과 빛의 합일을 통해 작가와 자연이 하나 되는 물아일체의 하모니를 이끌어 낸다.
캔버스에 활짝 핀 다양한 색채의 맨드라미를 접하는 순간 기쁨과 환희, 즐거움과 쾌감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이재걸 미술평론가는 “작가는 눈에 비친 꽃의 아름다움이 아닌, 희로애락이 복잡하게 얽힌 존재의 참모습을 보여주려 한다”며 “그래서 그의 맨드라미 앞에 서면, 어느덧 맨드라미는 사라지고 우리 자신의 모습과 만나게 된다”고 했다. 이어 “맨드라미의 작은 떨림과 반짝임은 어느덧 우리 영혼의 노래가 된다”고 평가했다.
박은화 작가는 “작품속 맨드라미는 관념이나 허상의 미를 좇는 게 아니라 저마다 다른 우리의 모습을 담고 있다”며 “혼란스러운 시대 상황이지만 발랄하고 경쾌한 색채가 누군가에게 잠시나마 기쁨과 사랑스러움을 감각하는 순간으로 다가서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도심속 산골 정취의 호젓한 풍광을 뽐내는 자연당 갤러리는 인천국제공항을 품은 인천 중구 영종도에 둥지를 틀고 있다. 이 기획초대전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이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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