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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수 제11대 경기도사회복지사협회장 “사회복지사가 행복해야 지역과 사회도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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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수 제11대 경기도사회복지사협회장 “사회복지사가 행복해야 지역과 사회도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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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수 제11대 경기도사회복지사협회장(44). 본인제공

1997년 스무 살의 어느 날.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교통사고였다. 대학교 기숙사로 돌아가는 아들을 배웅하고 평택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늘 “어디에 쓸 것이냐”고 물으며 건네주시던 용돈을 담은 흰 봉투는 마지막 선물이 됐다.

 

어머니가 소천(召天)한 해 목회자였던 아버지는 안성시 공도읍에 개척교회를 열었다. 방황 속에 도피하듯 군에 입대했다. 두 해는 순식간에 지났다. 복학을 앞두고 그제야 서랍 속에 고이 보관했던 어머니의 마지막 선물을 열어봤다. 봉투 속엔 ‘남에게 유익함을 주는 삶을 살라’는 유언이 돼버린 어머니의 마지막 편지가 담겼다. 이 말이 박찬수 제11대 경기도사회복지사협회장(44)이 봉사하는 삶을 살기로 다짐한 계기였다.

 

그는 복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사회복지사의 길을 걷기로 마음먹었다. 교양 수업으로 접한 사회복지에서 어머니가 남긴 말을 떠올리고 사회복지학을 복수전공해오다 3학년 2학기 사회복직학과로 전과했다. 

 

대학 졸업 후엔 안성시 사회복지협의회에 취직하면서 사회복지사로서 첫걸음을 내디뎠다. 지금으로부터 열여덟 해 전이다. 이후 안성시 사회복지협의회에서 4년, 안성시종합사회복지관에서 1년 반을 근무했다.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도입된 이후엔 노인주간보호센터를 시작했다. 2009년 12월 아버지의 교회 공간을 빌려 13명 규모로 시작해 지금은 평택과 안성에서 주간보호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방문요양센터와 푸드뱅크도 함께 맡고 있다.

 

그는 “사람들이 바뀌는 모습을 보면 사회복지가 그렇게 좋을 수 없는데 정작 월급날만 오면 정신적으로 무너지고 소진됐기에 좀 더 현실적인 선택을 하고자 주간보호센터를 시작했다”며 “사회복지사 처우 개선에 관심을 가진 계기도 과거 제 처우를 생각하면서였다”고 술회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사회복지사의 처우 개선을 위해 안성시사회복지사협회 발족 후 9년여를 사무국장으로 근무하고 지난 3월 제4대 안성시사회복지사협회장으로 취임했다.

 

이듬해엔 경기도사회복지사협회장 보궐선거에 도전해 제11대 회장에 당선됐다. 처우개선수당 20만원으로 상향, 위기 사회복지사에게 법률 비용 지원, 국내외 여행비 및 시·군 협회 상근간사 지원 등 처우 개선사항을 주요 7대 공약으로 내건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는 “사회복지사에겐 저임금이란 딱지가 붙어 있다. 시·군에서 9년여를 처우 개선을 위해 힘썼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지난 6년째 5만원으로 동결된 처우개선수당을 상향하고 시·군마다 상이한 혜택을 모두가 골고루 받을 수 있도록 하려면 시·군협회장이 아닌 도협회장이 돼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지국가 실현은 사회복지사의 처우가 향상돼 그들이 행복해지고, 그 행복감으로 사람들과 지역사회를 위해 더 열심히 일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면서 “처우 개선을 이룰 수 있는 작은 선물들을 계속 만들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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