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성 속 과정의 아름다움, 고우리 개인전 ‘Work in prog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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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것, 지나가는, 지나갈 것 11. 고우리 作

 

고우리 작가의 개인전 ‘Work in progress’가 4월1일부터 28일까지 서울의 스페이스MM에서 열린다. 수원 출신의 고우리 작가는 ‘2022 아트경기 선정작가’ 등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선 ‘Work in progress’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현재 작업 중’ ‘아직 작업 중’인 작품들을 선보인다. 미완성이지만 완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의미로, 많은 실험과 시도를 통해 작품을 향상시키고 있는 작업의 흐름을 보여준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의 작업이 비선형적인 순환의 형태로 설치된다.

 

고우리 작가는 “평소 다양한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불안정한 감정의 기류같은 보이지 않는 것들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이를 회화의 물성실험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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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것, 지나가는, 지나갈 것 1. 고우리 作

 

그는 감정을 표현하는 최고의 방법으로 몸을 쓴다. 캔버스에 붓이 아닌 손이나 머리칼로 형상을 그려내기도 하고, 색이 칠해진 표면을 손톱으로 긁어 감정을 미세한 스크래치 속에 담아낸다.

 

물성실험은 다양하다. 캔버스에 젯소를 칠하고 그것을 물에 불려 빨래를 하는 것처럼 빨아서 짠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구김과 균열을 통해 젯소는 떨어져 나가고 바탕천 본래의 질감이 드러난다. 작가는 그 균열의 얼룩 위에 또 다른 색을 입힌다.

 

그의 작업은 언뜻 보기에 풍경과 물성실험이라는 상반된 작업군으로 보이지만, 감정 상태가 행위 흔적에 녹여진 ‘감정에 대한 기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작가는 과정 중심의 나아가는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전시 제목에 ‘progress’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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