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전기요금, 가스요금이 또 인상된다는데…벌써부터 그 생각만 하면 잠도 제대로 이루기 힘드네요.”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전기나 가스 사용이 많은 경기도내 소상공인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30일 수원특례시 팔달구의 한 카페. 카페 주인 이정호씨(37)는 다음 달부터 공공요금이 오른다는 소식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전기요금의 경우 작년 이 맘 때와 비교하면 약 1.5배 이상 올라 이미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었다. 지난달 나온 고지서에 50만원이 찍혀있었다는 그는 벌써 다음 달 고지서 받기가 두렵다고 털어놨다.
이씨는 “카페에선 노트북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고, 커피 머신도 전기를 많이 잡아 먹어 전기요금 인상에 민감한 업종”이라며 “정부가 2분기 공공요금을 또 올린다는 소식을 듣고 잠을 이루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광주에서 고깃집을 하는 박완호씨(56)도 사정은 마찬가지. 지난해 초 박씨 가게의 가스요금과 전기요금을 합친 가격은 100만원 수준이었는데, 작년 말부터는 한 달에 200만원을 상회하고 있다. 이에 박씨는 영업시간도 1시간 줄이기로 했다. 마감시간에는 손님이 많이 없으니 한 푼이라도 아끼자는 것이었다.
그는 “이렇게 급격하게 공공요금이 오르니 자영업자 입장에선 정말 죽을 맛”이라며 “결국 자영업자에겐 얼마나 오르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겠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와 국민의힘은 지난 29일 ‘전기·가스요금 관련 당·정협의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당정은 2분기(4~6월)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인상에 대한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가격 인상은 기정사실인 상황이며, 상승폭 등을 담은 인상안은 31일 발표된다. 공공요금 폭탄으로 인한 소상공인의 ‘비명’에도 정부가 요금 인상을 결정한 이유는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적자 폭이 크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말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적자 해소를 위해 올해 전기요금은 kWh당 총 51.6원, 가스요금은 MJ당 10.4원 인상해야 한다는 방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전기요금은 1분기(kWh당 13.1원 인상)와 비슷한 수준에서 오를 것으로 알려졌고, 1분기에 동결된 가스요금도 이번에는 상승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소상공인들이 공공요금 인상으로 인해 겪는 어려움을 알고 있지만, 재원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현금성 지원을 강화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도 “근본적인 문제는 ‘에너지 절약’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에너지 효율이 높은 설비로 교체하는 데 드는 비용을 절반 정도 부담하는 등의 방안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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