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대장경 조성에 평생을 바친 봉선사 조실 월운당 해룡 큰스님(94·법랍 74년)의 영결식이 21일 엄수됐다.
이날 영결식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등 불교계 인사와 국회 불자 모임 정각회의 회장인 국민의힘 주호영 국회의원,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 남양주시의 봉선사 청풍루에서 봉선문도회장으로 진행됐다.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영결사에서 “자비로운 배의 노를 잃어버렸으니 고해를 헤매는 나그네는 무엇에 의지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어 우왕좌왕할 뿐”이라며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설사 달이 진다고 해도 절대로 하늘을 여읠 수는 없는 법”이라고 말했다.
특히 “사부대중의 큰달이며 스승님의 문자 사리인 한글대장경은 여전히 일천강을 비추면서 사바세계를 밝히고 있다”며 지난 2000년 318권에 달하는 한글대장경 번역사업을 마무리한 큰스님의 공적을 기리기도 했다.
1929년 경기 장단군에서 태어난 월운스님은 1959년 4월 운허스님에게 입실해 제78세 법손으로 월운(月雲)이란 당호를 얻었다. 1973년 어린이 숲속 학교를 전국에서 처음 개설해 어린이 포교에 앞장섰다.
1993~2009년 4대 동국역경원장을 맡은 월운스님은 역경보조위원에서 시작해 36년간 318권 번역·완간 작업 전체를 주도했으며, 그 공덕으로 2001년엔 한글학회 외솔상을, 2005년엔 대통령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이 대독한 조사에서 “매일 같이 부처님 말씀 읽는 것을 게을리하지 말라던 대종사님의 가르침은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주셨다”며 “부처님의 자비 정신을 실천으로 보여주신 대종사님의 뜻을 기리며 극락왕생을 발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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