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16-⑥ 심약한 여행자는 보지 못할 ‘미라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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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관에 전시된 다양한 형상의 미라 모습으로 저마다 삶의 흔적을 갖고 있다. 박태수 수필가

 

터널을 둘러보고 과나후아토의 이색적인 볼거리인 ‘미라박물관’으로 간다. 박물관은 구시가지 외곽 산언덕에 자리 잡고 있어 걸어서 올라가기는 쉽지 않지만, 차를 타지 않고 걷는다. 가는 길에 만난 오래된 성당을 둘러보며 잠시 앉아 기도한 후 현지인의 삶을 살펴보며 골목길을 걷는다. 미라박물관이 있는 언덕에 올라서는 과나후아토 구시가지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보상이 뒤따른다.

 

박물관 입구에 다다라 숨을 고르고, 과나후아토 구시가지를 다른 방향에서 살펴보니 파노라마 화폭처럼 아름답다.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산등성이를 뒤덮고, 우후죽순처럼 뾰족한 고딕 양식의 성당이 띄엄띄엄 눈에 띄며, 때로는 둥근 달을 머리에 이고 있는 바로크 양식의 아름다운 교회도 눈에 들어온다.

 

매표소에서 표를 산다. 입장료 85페소는 다른 박물관에 비해 비싼 편이다. 입장하자 먼저 시청각실에서 박물관 역사에 대한 비디오를 시청한다. 이곳은 1861년에서 2002년 사이, 인근 교회 묘지에서 발굴한 성인 남자·여자와 어린이 미라 등 111구가 보존돼 있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태아 미라를 비롯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채 그대로 남은 미라도 해설을 곁들여 보여준다. 하지만 심약한 여행자는 보지 않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박물관은 죽은 자의 의미를 재해석해 ‘작은 천사들’, ‘어머니와 아들’ 등으로 이름 붙인 9개 전시실로 구분돼 있는데, 비디오 감상을 마치고 정해진 통로를 따라가며 다양한 형상의 미라를 감상한다. 이곳은 세계 최초 미라 박물관으로 죽은 자의 생애를 복원하고,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고고학적으로 유추한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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