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 도시 과나후아토를 뒤로하고 사라진 고대 문명의 신비로운 세계를 만나러 오악사카(Oaxaca)로 떠나는 아침이 밝았다. 어제 저녁 호텔에 머무는 동안 도움을 준 매니저에게 한국에서 가지고 온 작은 색동 파우치를 선물하자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그녀의 해맑은 모습이 눈에 선하다.
아침 일찍 체크아웃하려고 프런트 데스크에 가자, 그녀는 답례로 과나후아토 명소를 새긴 마그네틱과 엽서를 아내에게 선물하고, 투숙객으로부터 이런 선물을 받은 적이 처음이라며 고맙다고 다시 인사한다. 매니저는 그사이 정이 들었는지 헤어지는 것을 아쉬워하고, 꼭 다시 과나후아토를 찾아오라며 아내와 포옹한다. 그녀와 사진 한 컷을 담고 아쉬운 작별을 한다.
이처럼 사람은 모르는 사이라 할지라도 서로의 틈을 메우다 보면 정이 드나 보다. 한 주 동안 하루 한두 번 스치듯 만나기도 하고, 일정 도움을 받기 위해 몇 차례 대화를 나눴다. 상냥하고 친절한 그녀를 뒤로 하고 공항으로 출발한다.
차는 덜컹거리며 미로 같은 지하 차도를 달리다 보니 어느새 역사 지구를 벗어난다. 아쉬우나 이제 정해진 여정에 따라 떠나야만 하고, 한 주일 머문 과나후아토 여행은 2박3일 일정의 과달라하라보다 알찬 느낌이 든다.
30여분 달리자 멀리 레온-과나후아토 국제공항 관제탑이 보인다. 공항에 도착했으나 체크인 시간이 되지 않아 후미진 곳에서 책을 읽는다. 1시간 정도 지나자 탑승 수속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귀에 들린다. 짐 검사를 마치고 탑승권을 받아 게이트로 갔으나, 이륙시간이 2시간 남짓 남았다. 젊은 배낭여행자처럼 바닥에 앉아 노트북에 과나후아토 여행 자료를 정리한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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