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준수 대표 “창작자 커뮤니티로 키울 것…향후 AI·3D 등 접목” 툰다·피드, 12월 4일 베타 테스트 시작…내년 1분기 출시 목표
“콘파파는 콘텐츠 계의 새로운 대부가 되겠다는 뜻입니다. ‘웹툰’ 하면 사람들이 우리 제품인 ‘툰다’를 떠올리게 하고 싶어요.”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콘텐츠 IP 마켓’, ‘웹툰 잡 페스타’, ‘라이선싱 콘’을 종합한 대한민국 콘텐츠 비즈니스 위크를 개최했다.
이날부터 30일까지 3일간 열리는 대한민국 콘텐츠 비즈니스 위크는 콘텐츠 기업뿐만 아니라 제조, 통신, 서비스 등 연관 산업을 모두 아우르는 행사로, 콘텐츠 IP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웹툰 잡 페스타는 만화·웹툰 분야 기업과 구직자를 연결해 채용 또는 계약 진행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웹툰 IP 사업을 영위하는 콘텐츠 기업과 관련 종사를 희망하는 구직자가 모여 1:1 상담과 설명회를 통해 인재양성 및 관계자 간 네트워킹 활성화를 도모한다.
오프라인 부스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문피아, SZ Media 등 장르 및 유형별 국내외 주요 기업 30개사가 참여했다.
이 중 ‘더 나은 웹툰 창작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목표 아래 웹툰 창작 플랫폼 개발사를 창립한 인물을 만나봤다. 류준수 콘파파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콘파파는 지난해 5월 유니티테크놀로지스 출신 류 대표와 클로버추얼패션 출신 이용준 CTO(최고기술경영자)가 공동창업한 스타트업이다. 두 사람은 웹툰 창작만을 위해 디자인된 제품이 없다는 점에 집중했고, 팀원들과 함께 콘티 툴인 ‘툰다(TOONDA)’와 피드백 플랫폼인 ‘피드(FEED)’를 개발했다.
툰다는 글 콘티 패널을 통해 말풍선 등 그림 콘티로의 부분 자동화를 가능하게 한다. 컷 단위 구조를 기반으로 컷 별 편집 및 활용을 할 수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피드는 이미지 기반의 마크업과 텍스트를 통해 밀도 높고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제공한다. 창작자는 버전별로 작업 파일과 해당 피드백을 관리하고, 간결하게 공유할 수 있다.
콘파파는 오는 12월 4일 툰다와 피드의 베타 테스트를 시작한다. 툰다는 오픈 베타 테스트(OBT)로 누구나 테스트에 참여할 수 있지만, 피드는 클로즈 베타 테스트(CBT)로 진행된다. 두 제품 모두 내년 1분기 정식 출시를 목표로 현재 스튜디오, 대학교, 개인 작가 등 다양한 고객군과 파트너십을 준비 중이다.
류 대표는 “툰다와 피드에 인공지능(AI), 3D 등 다양한 기술을 접목해 창작자들의 주요 커뮤니티로 성장시킬 예정”이라며 “웹툰 하면 툰다가 떠오르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음은 ‘콘텐츠 계의 새로운 대부가 되겠다’는 포부를 안고 제품 출시 막바지에 돌입한 류 대표와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 툰다와 피드를 개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웹툰 종주국이지만 정작 웹툰 창작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는 전부 해외제품이고, 웹툰만을 위해 개발된 플랫폼도 극소수에 불과하다. 콘텐츠 제작에 있어 기술도 중요하지만 창작자와 창작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창작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콘파파를 설립하고 6개월 동안은 여러 가지 실험을 하다가 올해 2월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을 시작했는데, 운 좋게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유명 스튜디오나 개인 작가들에게 다양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시장이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 현재의 것과 미래의 것 등을 분리했고, 제품 개발에 많은 도움이 됐다.
툰다는 콘티에 최적화된 툴이다. 개인적으로 웹툰을 제작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콘티라고 생각한다. 특히, 웹소설을 웹툰으로 제작·서비스하는 ‘노블코믹스’가 유행인데, 담당 작가들에게 맞춰진 콘티 툴은 부재한 상황이어서 콘티에 최적화된 툰다를 개발했다. 지금은 웹툰에서 시작하지만, 향후 영화나 드라마, 게임 등에 활용 가능한 스토리 툴로의 발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버전이 계속 업데이트되고 새로운 제품 라인업이 생성되면 웹 기반 플랫폼인 피드를 통해 피드백 또는 협업 등 더 많은 영역을 커버하려고 한다. 보통 이메일이나 SNS를 통해 피드백을 주고받고 구글 드라이브나 드롭박스로 파일을 관리하는데, 이것들이 한 곳에서 이뤄져야 훨씬 생산적이고 안 보이는 부분까지 감쌀 수 있다고 생각해서 피드를 개발하게 됐다.
▶ 클립스튜디오 페인트나 포토샵, 사이툴 등 다양한 웹툰 드로잉 툴이 있는데 툰다만이 내세울 수 있는 차별점은 무엇인가
사용이 쉽고 웹툰에 최적화된 국산 제품이라는 점이 툰다만이 지닌 경쟁력이다. 툰다는 웹툰 작가나 웹소설 작가뿐만 아니라 그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다른 제품들의 경우 가격도 비싸고 복잡할뿐더러 모델링에 최적화된 툴이다 보니 웹툰 작가들이 실제 이용하는 기능은 많지 않다. 이에 반해 우리는 채색, 브러시 등 기본적인 기능뿐만 아니라 협업, 퍼블리싱까지 연결하는 등 방향을 폭넓게 보고 있다. 이는 콘파파가 웹툰을 위한 회사이고, 툰다와 피드가 웹툰에 집중한 제품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또, 웹툰 육성이 국가적 과제로 꼽히는데 국내에는 메인으로 내세울 만한 소프트웨어 회사가 없어 관련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 판을 다 짜놨는데 쓸 만한 소프트웨어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사업을 했기 때문에 웹툰의 소프트웨어가 가진 잠재력을 널리 퍼뜨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용자가 중요하기 때문에 고객들이 원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해당 업체와 만나 소통할 예정이다.
▶ 콘파파에서 준비하고 있는 ‘웹툰 천재’는 어떤 내용의 캠페인인가
웹툰 천재는 하나의 작품이 나오기까지 창작자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등단까지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캠페인이다. 대학생들을 위주로 생활비를 지원하고 인기 작가와의 미팅을 주선하는 등 중간에서 다양한 역할을 할 계획이다. 현재 대상자를 물색 중이고, 웹툰 천재 유튜브 채널 PD도 모집하고 있다.
▶ AI 활용 그림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데, 이에 대한 생각은
사실 우리도 내부적으로 AI에 대한 논의를 많이 했다. 지금 우리 회사는 주 종목인 3D나 요즘 핫한 AI를 내세우지 않고 있다. 이건 우리가 관심이 없거나 하지 못해서가 아니다. 어떤 게 더 올바른 길인지 조금 더 지켜보기 위해서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AI의 역할은 창작자 대체가 아닌 작업 흐름을 부분부분 줄여주는 거다. 창작의 시작과 마무리는 사람이 하지만, AI가 그 중간에서 여러 가지 아웃풋을 제공해 주면 사람이 편집해야 하는 영역이 많이 줄어든다. 3D도 마찬가지다. 그런 관점에서 AI를 실용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찾고 있다.
▶ 현재 웹툰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라고 보나
이 부분은 각자 생각이 다르겠지만, 아무래도 웹툰의 진입 장벽이 낮다 보니 하비스트 시장이 큰 편이다. 어도비 CC(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는 월 판매량이 3천300만 개에 달하고, 클립스튜디오 페인트는 누적 판매량이 2천만 개가 넘는다. 만약 5년 뒤 웹툰이 전 세계적으로 자리를 잡고 많은 사람이 뛰어든다면 (웹툰 작가) 1천만 명은 훨씬 넘을 거라고 본다. 보수적으로 잡아도 700만 명이다. 우리는 그중 150만 명의 고객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국내 시장도 결코 작은 건 아닌데, 교육기관과 스튜디오를 전수조사해 보면 스튜디오 관계자는 1만 명 정도밖에 안 된다. 아마추어와 교육기관 수강생은 다 합쳐서 2만 명 정도이고, 개인 작가는 3~4만 명 정도 있다. 반면 하비스트는 최소 30만 명에서 많게는 50만 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포토샵처럼 어려운 툴도 하비스트가 전체 사용자 중 70%의 비중을 차지한다.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서울시에 600개가량의 초등학교가 있는데 그중 웹툰 수업이 있는 학교가 300곳이 넘는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교육 평생학습관에도 웹툰 관련 수업이 생각보다 많다. 중등학생도 웹툰에 관심이 많은데 이들 대부분이 하비스트이지 않나. 우리는 이런 친구들도 즐길 수 있는 툴과 커뮤니티를 만들려고 한다.
▶ 한국 웹툰 시장을 더 키우는 방법은
답은 해외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에 기대고 있지만, 아마존, 애플 등 다른 빅테크들이 많이 들어와서 활성화가 되면 웹툰 시장이 많이 커질 거라고 본다. 올해 초부터 일본에 애플이랑 아마존이 들어오면서 케나즈가 애플 북스에 전속적으로 한국 웹툰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지 않나. 나는 이게 신호탄인 것 같다. 웹툰 시장이 네이버와 카카오를 위주로 커지는 게 나쁘다는 뜻은 아니지만,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는데 반대로 한국 플랫폼과 작가들, 스튜디오의 셰어는 작아진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생각해 보자는 거다. 결국 한국 웹툰 시장은 스튜디오 혹은 교육기관의 선구적인 해외 활동을 통해 더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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