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창립 30주년을 맞는 고양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청소년복지지원법 제29조에 의거한 청소년상담 전문기관으로 상담활동과 청소년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1월 취임한 권현숙 센터장(54)을 만났다.
센터는 이번 달부터 연말까지 디지털미디어 피해 청소년 회복지원사업을 진행한다.
권 센터장은 “지난 2006년 인터넷중독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이 사업은 올해부터 디지털미디어로 이름을 바꾸고 사이버 도박중독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전국의 모든 교육청은 매년 4월 초1, 초4, 중1, 고1 학생을 대상으로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 전수조사를 실시한다. 올해 조사에서 고양시는 1천102명의 학생이 과의존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센터는 위험군을 대상으로 전문상담사 1:1 개인상담, 학교로 찾아가는 집단상담, 올바른 자녀 미디어 지도를 위한 부모교육, 치료비 지원 등의 맞춤형 서비스를 진행한다.
권 센터장은 디지털미디어를 얼마나 오래 사용하는가보다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독의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면서 스마트폰을 병행해 사용한다면 중독이 아니다. 기본 생활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중독이다”며 “부모가 자녀의 디지털미디어 사용에 언제 개입해야 할지는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하지 마’라는 금지의 언어보다 함께 해법을 찾는 긍정의 언어로 대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불안하겠지만 자녀를 믿어야 정말 중요한 순간에 아이가 부모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도움을 구한다”며 “부모가 자녀와 함께 휴대폰은 놔두고 1시간만이라도 산책이나 운동을 같이 해보라”고 조언했다.
권 센터장은 인터뷰 내내 부모는 친구가 아니라 자녀가 기댈 수 있는 어른이라고 강조했다.
자녀와 눈높이를 맞추고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되 아이들이 고민을 상담하고 자문을 구할 수 있는 삶의 리더여야 한다는 것이다. 센터의 운영철학도 이와 같다.
그는 “상담은 댄스”라며 센터는 청소년들과 함께 춤을 추는 파트너이자 그 춤을 리드해 완성하는 것이 역할이라고 말했다.
고양시정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고양시의 청소년 인구는 약 20만명에 달한다.
6개뿐인 상담실을 더 늘리고 센터를 청소년 눈높이에 맞춘 아름다운 공감으로 꾸미고 분소도 만들고 싶다는 그는 “사춘기는 나의 정체성을 건강하게 고민하는 시기다. 더 많은 청소년들을 만나 ‘어떻게 도와줄까’, ‘이렇게 해보자’라고 대화하며 함께 춤추는 파트너로 영원히 남고 싶다”고 말했다.
문제 있는 학생들만 오는 곳이 아니라 고양시 청소년 누구나 “상담실 놀러가자”며 편하게 올 수 있는 친숙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고민은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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