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만의 에너지로 현대미술 감상...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 ‘탱탱볼’

성능경 ‘손씻기’,  ‘국민체조 시~작!’, ‘우리는 이렇게 생각해요’ 등 신체, 퍼포먼스, 일상 키워드로 
전시·교육 통해 학습 이뤄지는 친숙한 박물관 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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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애·김명신 作 ‘화살표↑’. 김보람기자

 

어린이들이 작품을 경험하며 활동성과 에너지를 다양한 형태로 발산할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은 어린이들의 에너지와 탄력성, 회복력을 탱탱볼이 튀는 모습에 비유한 기획전 ‘탱탱볼’을 내년 6월22일까지 선보인다. 전시에는 성능경, 노경애, 예술공공, 오재우, 이채영, 보편적인건축사사무소, 와이팩토리얼, 레벨나인 등 8팀의 작가가 참여했다. 이들은 신체, 퍼포먼스, 안무, 스포츠, 일상, 데이터 등을 키워드로 관람객의 ‘액션’을 유도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그동안 안전 문제가 있었던 물놀이 체험 전시실의 운영을 중단한 뒤 개편한 기획전시실에서 여는 첫 번째 기획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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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경 作 ‘손씻기’. 김보람기자

 

전시실에 들어서면 성능경 작가의 ‘손씻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손은 아이들이 태어나서 자신의 신체에 대해 가장 먼저 인식하는 부위다. 손이 첫 유희의 도구가 되는 것이다. 성 작가는 이 같은 점에 착안, 코로나 팬데믹 시기 전세계 아이들이 재미있게 손을 씻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작품을 제작했다. 작품은 주먹 쥔 손이 펼친 손 사이마다 ‘가위 바위 보’를 하듯 배치돼 어린이가 손으로 놀이하는 유희와 같이 보인다.

 

안무가이자 예술교육가인 노경애 작가는 우리의 삶 곳곳에서 행동을 가리키는 ‘화살표’를 다룬다. 김명신 안무가와 함께 연출한 작품 ‘화살표↑’는 제목 그대로 화살표의 방향에 따라 움직이는 퍼포먼스 영상이다. 화살표를 통해 다양한 액션을 만들고, 어린이와 가족들이 쉽게 이해하고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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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공공 作 ‘차원을 넘나드는 작은 공’. 김보람기자

 

이와 함께 예술공공은 농구라는 스포츠에서 ‘선’의 요소에 집중해 새로운 형태의 놀이터를 제시했다. 작품 ‘차원을 넘나드는 작은 공’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양과 상징을 해체하고 재조합해 새롭게 바라보도록 한다. 이들은 PVC 파이프를 다양한 길이로 자르고, 이를 조합해 만들어진 정글짐 형태의 경기장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재구성되도록 만들었다. 관람객은 자신만의 규칙을 만들어 공간을 재해석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밖에 국민체조의 움직임을 놀이로 재탄생시킨 오재우의 ‘국민체조 시~작!’, 전시장의 벽을 회전하도록 해 공간 변화를 유도한 보편적인건축사사무소의 ‘소통하는 벽-2’, 박물관의 숨겨진 물음을 만나 상상의 답을 전하는 레벨나인의 반응형 설치작품 ‘우리는 이렇게 생각해요’, 관람객의 신체 에너지를 포착해 1바이트의 문자들로 번역한 와이팩토리얼의 ‘도시와 기호들’, 아트퍼니처를 경험할 수 있는 이채영의 ‘행동하는 시간’ 등이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강연섭 학예연구사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탱탱볼처럼 예측 불가능한 어린이들의 에너지가 작가의 특별한 시선이 담긴 작품을 맞닥뜨렸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종잡을 수 없다”며 “이 부분이 관람객들에게 더욱 즐거운 경험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강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어린이와 함께 오는 부모님 등 가족 모두에게 행복을 주는 박물관이 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전시와 교육 등을 통해 학습이 이뤄지는,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박물관이 될 수 있도록 기획전을 활성화하고 틈새전시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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