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 달 동안 덕양구 곳곳을 누비며 70번 넘게 순찰 고양경찰서, 지난 8월 경기북부청 최초로 ‘반려견 순찰대’ 출범
“올해 안에 순찰 100번을 채우는 게 목표예요.”
아무 보상도 없는 순수 봉사활동인 고양경찰서 1기 반려견 순찰대. 여기서 활약 중인 노하나씨(30)와 반려견 ‘시월이’(12세 추정·보스턴테리어)의 포부다.
고양경찰서가 경기북부청 최초로 만든 반려견 순찰대는 지난 8월9일 발대식을 갖고 출범해 현재 32개팀이 우리동네 안전지킴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반려견 순찰대는 장년층과 노년층이 주를 이루던 자율방범 활동에 젊은층의 참여를 이끌어낸 데다 반려인은 물론이고 일반 주민들의 관심까지 더해져 2기 선발 등 제도가 확대될 예정이다.
예상 밖으로 1기 경쟁률은 3 대 1에 달했다.
전문 훈련사들의 꼼꼼한 일대일 테스트를 통과한 반려견들만 순찰대 조끼를 입는 ‘영광’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시월이는 노씨의 남편이 2015년 10월9일 안락사 바로 전날 충주 보호소에서 데려온 유기견이다. 정확한 나이는 모른다.
개 짖는 소리조차 무서워하던 그는 시월이를 만나 반려인이 됐고 직업도 펫푸드 스타일리스트로 바꿨다.
지원한 동기를 묻자 그는 “서울에 반려견 순찰대가 있다는 걸 알고 우리 동네에도 생겼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선발 소식을 듣고 곧바로 신청했다. 아마 첫 번째 신청자가 아닐까 싶다”며 “시월이는 수명이 짧은 종이라 최대한 추억을 많이 쌓아 주고 싶은데 반려견 순찰대 덕분에 추억할 게 많아졌다”고 답했다.
남편도 자주 순찰에 동행한다는 이 팀은 4개월 남짓 동안 70번 넘게 순찰 활동을 했다. 화정동 집 근처를 넘어 덕양구 곳곳을 누비고 있다. 순찰 일지는 전용 앱에서 작성한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순찰이 추석 연휴 전날 새벽이었다고 기억했다. 오전 7시에 봤던 옷가지와 가방, 핸드폰, 먹다 남은 도시락 등이 새벽까지 그대로 벤치에 놓여있는 것을 보고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이 가방에서 신분증이 든 지갑을 발견해 결국 주인을 찾아줬다고 한다.
지난 25일에는 능곡지하차도 옆 도로의 가드레일이 파손된 것을 발견하고 신고하기도 했다.
순찰에 진심인 이유를 묻자 그는 “그냥 산책할 때는 사람들이 시월이를 무서워하기도 했는데 순찰대 조끼를 입고 나가면 웃어주고, 칭찬해 주고 같이 사진 찍자는 분들도 있다”며 “어떻게 하면 반려견 순찰대가 될 수 있는지 묻는 반려인들도 많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반려견 순찰대를 하면서 5년째 살고 있는 우리 동네를 더 많이 알게 됐고 걷는 거리도 늘어났다. 활동을 하면서 긍정적인 게 너무 많아 주변에 강력 추천하고 있다. 빨리 2기를 뽑아 더 많은 반려인들이 함께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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