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시민예식장’ 물거품… 시의회, 예산 전액 삭감

市, 백석업무빌딩 20층에 조성... 청년들에 무료 개방 계획 무산
인테리어 공사비·물품구입비 등 1억7천400만원 규모 추경 ‘싹둑’

고양특례시가 시민예식장 조성을 추진했던 백석업무빌딩 전경. 신진욱기자
고양특례시가 시민예식장 조성을 추진했던 백석업무빌딩 전경. 신진욱기자

 

고양특례시가 시민예식장을 조성해 무료 개방하려던 계획이 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초됐다.

 

17일 시에 따르면 지난달 열린 제292회 시의회 임시회에서 시가 편성·요구한 시민예식장 인테리어 공사비와 물품구입비 등 총 1억7천400만원이 전액 깎였다.

 

이 때문에 일산동구 백석동 시 소유 백석업무빌 20층 스카이라운지에 시민예식장을 조성해 청년들에게 무료로 개방하려던 시의 계획은 무산됐다.

 

시는 ‘건전가정의례의 정착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시민들의 예식비용 부담을 줄여 주고 스몰웨딩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시민예식장 조성을 추진해 왔다.

 

해당 법 제7조(혼인예식 장소의 제공)는 ‘국가기관의 장, 지방자치단체의 장, 공공기관·단체 및 국·공립 대학 등의 장 등은 업무 수행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강당, 회의실, 그 밖의 시설을 혼인예식의 장소로 적극 개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시는 시민예식장 조성과 관련해 시민 6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스카이라운지에 대한 선호도가 42.3%로 가장 높아 백석업무빌딩 20층을 시민예식장 장소로 결정했다. 관련 예산은 지난해 시·군 종합평가에서 우수 시·군으로 선정돼 경기도로부터 받은 인센티브로 편성했다.

 

고양특례시가 시민예식장 조성을 추진한 백석업무빌딩 20층 내부 모습. 신진욱기자
고양특례시가 시민예식장 조성을 추진한 백석업무빌딩 20층 내부 모습. 신진욱기자

 

시 관계자는 경기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에 예산이 통과되면 오는 10월까지 공사를 마치고 연내 예식장을 시민들에게 개방할 예정이었다”며 “100석 규모의 예식장과 맞은편 전망 좋은 공간은 연회장으로 꾸미고 공간 사용료는 무료로 책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의 추경예산 요구에 대해 시의회는 전액 삭감 결정을 내렸다.

 

시의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회의록을 보면 지난달 24일 열린 시의회 제1차 예결위에서 임홍열 위원장(민주)은 “시민예식장이 들어설 건축물(백석업무빌딩)에 대한 기본계획이 나오고 층별로 무엇을 하겠다는 계획이 있어야 한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시는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해 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나 시의회의 예산 승인 없는 시민예식장 조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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