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 등 200억 투입한 '안성 도시바람길숲'…고사된 대나무 방치 '논란'

한 주민이 안성천 아롱개문화공원 바람길숲의 고사된 것으로 보이는 대나무들을 가리키고 있다. 박석원기자
한 주민이 안성천 아롱개문화공원 바람길숲의 고사된 것으로 보이는 대나무들을 가리키고 있다. 박석원기자

 

안성시가 국비 100억원과 시비 100억원 등을 들여 추진한 도시바람길숲 조성사업이 관리소홀로 대나무 상당수가 고사했다는 주민들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17일 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21년 산림청 주관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국·시비 200억원을 확보해 지난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도시바람길숲 조성을 추진했다.

 

해당 숲은 당왕사거리 교통섬 바람길숲, 아롱개문화공원 바람길숲, 중앙대학로 바람길숲, 아양로 바람길숲 등 4곳으로 추진했으며 추가로 금석천과 공도 승두천 등 4곳은 연차별로 추진한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착공해 같은해 7월 준공한 일부 바람길숲 조성사업이 막대한 국비와 시비가 투입된 상태에서 일부 대나무 등이 고사되는 사태가 발생해 논란을 빚고 있다.

 

안성천변 아롱개문화공원 바람길숲에 심은 5천450주의 대나무 잎 상당수가 누렇게 말라 있고 대나무가 살색으로 변하는 등 고사된 채로 방치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당왕사거리 교통섬 바람길숲도 사정은 마찬기지로 지난달 중순 청단풍나무 팝나무 등을 일부 교체 식재하는 등 국비와 시비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한 도시바람길숲 조성사업이 논란을 빚고 있다.

 

문제는 대나무가 남부지방에선 잘 살지만 중부지방에선 토양과 기후적응 등에 맞지 않는 등 서식하기가 적절치 않다는 조경 전문가의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가운데 시는 대나무 식재를 위해 평택 통복천과 울산 태화강 등 벤치마킹을 통해 수종을 선택한만큼 다음달까지 누렇게 변색된 잎이 떨어진 후 파랗게 잎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주민 A씨(57)는 “안성천변을 수없이 산책했지만 대나무가 말라 죽어 있어 보기 싫다. 시가 무슨 돈이 많아 주차장도 없는 이런 곳에 대나무를 많이 심었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바람길숲 2곳에 대해 지난달 나무는 재이식하고 대나무는 300그루 교체한 상황이다. 배수영향 등을 잘 살피고 비료를 주면서 다음달까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안성시는 도시 외곽의 찬바람을 도심으로 끌어 들여 대기 정체를 해소하고 도시생활권의 열섬현상과 미세먼지 등 각종 대기환경문제를 바람길숲을 통해 개선하고자 해당 사업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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