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질체력’인데도 입시가 먼저…“체육 수업 늘려야” [청소년건강]

고등학생 4명중 1명은 ‘저체력’...체육 프로그램 있어도 학년 오를수록 참여율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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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가 표현한 ‘스포츠를 즐기는 어린이들’

 

매년 아동·청소년의 건강이 나빠지면서 이를 직접적으로 개선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일 경기도교육청이 매년 실시하는 ‘학생건강체력평가’에 따르면 학교급별 저체력(4~5등급) 학생 비율은 고학년으로 갈수록 높아진다.

 

학생건강체력평가는 오래달리기, 팔굽혀펴기 등의 테스트를 통해 학생들의 체력을 평가하는 것으로 ▲1등급 ‘매우 우수’ ▲2등급 ‘우수’ ▲3등급 ‘보통’ ▲4등급 ‘미흡’ ▲5등급 ‘매우 미흡’ 등으로 나뉜다.

 

2021년을 보면 초·중·고등학교의 저체력 학생 비율은 각각 17.7%, 19.7%, 28.8%로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가면서 조금 비율이 늘어났다가 고등학교에서 10%가량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의 경우 초등학교, 중학교별 저체력 학생 비율은 16.7%, 16.3%로 비슷했지만 고등학교에서 24.8%로 10% 이상 증가했다. 고등학생 4명 중 1명은 체력이 좋지 않은 셈이다.

 

아동·청소년 교육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는 교육 과정 내에서 체육 교과 시간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중학교의 경우 학생들에게 일주일에 3~4시간을 체육 교육에 할애하도록 하고 있지만, 고등학교로 올라가면 체육 교육에 할애하는 시간이 1~2시간으로 줄어든다. 체육수업이 일주일에 많아야 두 번 정도라는 뜻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매일 아침마다 정규 수업 시작 전 한 시간 동안 선생님과 함께 운동하는 ‘오아시스 아침운동’을 실시하고 매년 ‘경기학교스포츠클럽축제’ 등을 개최하며 학생들의 체력 증진을 장려하고 있다.

 

다만 이조차도 참여율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낮아진다. 경기학교스포츠클럽축제의 경우 지난해 참여인원은 ▲초등학생 3천898명 ▲중학생 4천2명 ▲고등학생 2천461명 등이었다.

 

전문가들은 입시 제도가 바뀌지 않는 한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권일남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 교수는 경기일보와 통화에서 “학교 생활이 입시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구조에서는 학생들이 신체활동보다 스마트폰, 공부에 치중하게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권 교수는 현 상황에서라도 학생들의 체력을 증진하기 위해 지자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포츠장려 프로그램을 만들어만 놓는 것이 아니라 참여도를 높이고 체육 수업 자체도 늘릴 수 있도록 지자체에서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입시에 치중한 학생들에게 의무적으로 체육 활동을 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은 없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앞으로 모든 학생이 체육 활동에 더 참여할 방안을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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