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수 경기도한의사회 국제이사·광주 경희수한의원장
앞서 녹용이 면역력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어 원기 회복에 탁월하다는 효능에 대해 살펴봤다. 그러나 여전히 녹용에 관한 오해가 많기에 이것도 한번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녹용을 많이 먹으면 살이 찔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질문은 임상 20년 동안 항상 진료실에서 떠나지 않는 질문이다. 그럴 때마다 부끄럽지만 녹용을 활용해 6개월 동안 12㎏ 감량에 성공한 필자의 예를 설명한다.
다이어트에는 녹용 한약뿐 아니라 식이요법, 운동 등 철저하게 계획적인 노력이 수반됐지만 녹용 한약을 통해 몸이 지치지 않고 건강하게 다이어트에 임할 수 있었다. 녹용 한약의 칼로리를 계산하면 실제로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미미하니 녹용 한약 자체가 살을 찌게 하지 않는다. 녹용을 통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건강이 개선돼 식욕이 좋아질 수 있다. 하지만 식욕을 주체하기 어려울 정도로 항진되는 것은 아니다. ‘녹용을 먹으면 살찐다’는 말은 비싼 녹용을 먹지 않기 위한 핑계인 경우가 많고 솔직히 살이 찌는 이유는 한약 때문이 아니라 무절제한 식탐과 인슐린 저항성을 올리는 고지방 음식 섭취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녹용을 섭취하면 머리가 나빠질 수 있다는 오해 역시 사실무근이다. 앞서 언급한 녹용의 주요 성분인 강글리오사이드나 레시틴은 두뇌 활동 개선을 위해 일부러 섭취하는 약인데 천연 의약품인 녹용의 주요 성분이니 이 또한 오해다. 녹용을 섭취하면 학습능력이 향상되고 치매도 예방할 수 있다. 한마디로 머리가 좋아지는 것이다.
지난 가을 뉴질랜드 남섬 제럴딘 사슴농장에서 맑은 눈의 사슴 떼를 만났다. 순하디 순한 사슴의 눈을 마주하며 손에 가득 먹이를 올리고 20년 임상 경력 한의사는 처음으로 사슴과 교감하며 가슴 깊이 울리는 행복을 느꼈다. 그리고 오늘 이렇게 글을 통해 대중에게 근거 없이 퍼진 녹용의 이야기를 바로잡으며 그때 그 사슴의 명예 회복에 동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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