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기동물보호소’, 야산에 유기동물 방치…“개 농장에 팔기도”

23일 서구청 앞에서 인천 동물보호단체가 집회를 열고 유기동물 보호 개선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박귀빈기자
23일 서구청 앞에서 인천 동물보호단체가 집회를 열고 유기동물 보호 개선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박귀빈기자

 

인천 서구에서 위탁하는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유기동물들을 야산에 방치, 동물들이 추운 겨울 야외에서 덜덜떨며 제대로 된 사료도 먹지 못한 채 잇따라 폐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동물보호단체는 23일 서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인천 서구청이 위탁한 A동물병원에서 유기 동물들을 야산에 있는 뜬장에 가둬 죽게 만들었다”며 “사람들이 버린 썩은 음식물을 먹고 물은 꽁꽁 얼어 마시지도 못한 아이들이 시름시름 앓다 하나 둘 죽었다”고 밝혔다.

 

단체는 이날 서구에서 지정한 유기동물 보호소인 A동물병원에서 유기동물들을 야산에 있는 뜬장에 방치, 18마리의 개들이 파보바이러스(CPV)에 걸렸고, 결국 이 중 15마리가 죽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들은 “일부 유기동물들은 개농장에 팔려 결국 잡아먹혔다”는 의혹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B씨는 “이 같은 사실을 서구청에 알리니 뒤늦게 사실을 파악하고, 그때서야 부랴부랴 사태를 수습하더라”라며 “이후 유기동물 보호 환경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지만 ‘대안이 없다’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단체는 서구청에 위탁 보호소에 대한 전수조사는 물론 부실 관리에 대한 행정적·형사적 처벌, 시민 감시 시스템 구축, 동물학대 방지 조례 개정 등을 즉각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서구청 관계자는 “중대형 들개들을 보호할 곳이 없어 동물병원 원장이 고심 끝에 결정한 것으로 안다”며 “다만, 유기동물들에 대한 관리가 미흡했던 점은 인정하고, 지난 2월 시정 조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개농장에 유기동물을 팔았다는 의혹은 사실 무근”며 “정황이 확인된다면 당장 경찰에 신고하면 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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