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립공연단, 야간공연 ‘여민동락(與民同樂) 퀴즈쇼 알고나니 수원~하다’ 선봬 연기, 노래에 퀴즈와 경품으로 흥미 유발… 무예24기의 무예도보통지 시범 눈길 끌어
“역도의 반역 음모야 새삼 놀랄 것도 없지만, 왕궁의 호위가 어찌 이럴 수 있단 말인가. 가장 실력이 뛰어난 무사들을 뽑아 국왕의 호위 부대를 재편하라!”
통탄함과 분노가 서린 정조의 모습은 보는 이를 한껏 몰입하게 만들었다. ‘역적의 자식’이란 오명 속에 지존의 자리에 올랐지만, 한 번도 편히 잠자리에 들 날이 없었을 조선의 왕은 왕권을, 나라를, 백성을 위한 개혁을 거듭했다.
“자 여기서 문제 나갑니다. 조선 후기 1793년(정조 17)에 왕권 강화를 위해 설치한 군영으로 도성을 중심으로 한 내영과, 이곳 수원 화성을 중심으로 한 외영으로 이뤄진 이 부대, 조선 최강의 부대. 이 군영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지난 10일 수원 제1야외음악당 연습실에서 펼쳐진 수원시립공연단의 여민동락(與民同樂) 퀴즈쇼 ‘알고 나니 수원~하다’의 리허설 현장은 신나는 노래와 연기, 웃음을 자아내는 퀴즈에 무예까지 곁들어진 ‘종합 선물 세트’와 같았다.
특히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무예24기 시범단이 눈앞에서 펼치는 무예들은 그 옛날 조선의 서적에서 튀어나온 듯 감동을 더했다. 40분 남짓의 공연에 정신없이 빠져들고 나면 머릿속엔 어느새 수원화성을 근원으로 부국강병을 꿈꾸며 조선의 개혁을 이끌었던 정조대왕의 유산이 남게 된다.
13일부터 정조테마공연장 어울무대에 오르는 수원문화재단·수원시립공연단 공동주관의 이번 공연은 수원시의 문화관광 활성화 전략의 하나로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공연 콘텐츠로 재구성했다.
조선 22대 임금 정조대왕이 품었던 공정한 나라, 부국강병의 꿈을 주제로 관객들은 무대를 통해 역사 퀴즈를 함께 풀어간다. 시원한 야외에서 야간에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수원화성을 방문한 관람객과 시민들이 오가며 편안하게 무대를 즐기고 퀴즈쇼를 풀며 선물까지 챙길 수 있는 ‘재미’와 ‘유익함’을 동시에 선물한다.
“안녕들 하셔요, 안녕들 하시지라. ‘여민동락’은 ‘백성과 즐거움을 함께하다’라는 뜻인 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거고요. ‘알고 나니 수원~하다’라는 말은 모든 뜻과 이유를 알고 나니 참으로 속 시원하다는 말입니다.”
공연은 소리꾼의 유쾌한 인사로 문을 연다. 정조에게 수원이란 단순한 장소 그 이상의 의미였다. 그의 꿈이 아로새겨지고,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진찬연이 벌어졌으며 조선 최강의 군대 장용영(壯勇營)이 있던 곳이기도 하다.
1790년 정조의 명으로 규장각 검서관인 실학자 이덕무, 박제가와 장용영 소속 장교인 백동수 등이 군사의 무예 훈련을 위해 ‘무예도보통지’를 편찬했다.
국내 최초로 무예24기 시범단과 극단이 함께 창단한 수원시립공연단의 무예24기 단원들은 지상무예, 마상무예로 유명한데 이번 공연에선 이들이 펼치는 무예도보통지 속 무예까지 만나볼 수 있다. 외세에 흔들림 없는 조선, 백성을 위한 조선을 이 땅에 세우려고 했던 임금의 꿈과 그의 곁을 지킨 장용영의 군사들은 보는 이에게 감동을 전했다.
공연을 기획한 수원시립공연단의 권호성 예술감독은 ‘재미’와 ‘유익’ 두 가지를 전하고자 했음을 강조했다. 권 감독은 “수원화성에 놀러 온 많은 분이 과거 이곳에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역사적 배경을 알고 나면 도시가 더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었다”며 “정답을 몰라도 충분히 맞출 수 있도록 문제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퀴즈를 풀다 보면 정조는 왜 신해통공 정책을 펼쳤고 장용영을 설치했는지 자연스레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연은 무료이며 6월 13~14일, 27~28일, 8월 8~9일과 22~23일, 9월 12~13일, 10월 10~11일 오후 7시에 만나볼 수 있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