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독립운동가를 만나다] 민족대표 이종훈

민족대표 33인 중 최고령자였던 정암 이종훈(1856~1931)의 생애는 위대한 평민의 본보기라 할 수 있다. 경기도 광주군 실촌면 유사리에서 태어난 이종훈은 어려서 글 잘 한다는 칭찬을 들을 만큼 총명했으나 14세에 학문에 대한 뜻을 접고 고향을 떠나 전국을 떠돌았다. 오랜 방랑을 끝내고 21세에 고향에 돌아와 철점을 열어 7년 동안 운영했으나 사업이 어려워지자 서울로 올라가 별군관이라는 하급 무관으로 지냈으나 이 일 또한 그만 두었다. 31세가 되던 해에는 인천으로 가서 한동안 선상 객주노릇을 하며 지냈으나 여기서도 정착하지 못하고 함경도 함흥으로 거처를 옮겼다가 다시 고향 광주로 돌아왔다. 새로운 세상을 찾아 나서다 풍부한 경험을 통해 세상이 급변하고 있음을 확인한 이종훈은 1893년(고종30) 1월에 동학에 입도했다. 38세의 중년에 비로소 자신의 길을 찾은 것이다. 이때부터 이종훈은 모든 사람은 평등하며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동학의 가르침에 충실한 삶을 살기 시작했다. 자신이 듣고 깨우친 동학의 가르침을 주위로 전파하던 그는 여주, 이천, 안성 등 경기도 전역으로 포교의 범위를 넓혀나갔다. 3월에는 보국안민 제폭구민 척양척왜를 기치로 열린 충청도 보은집회에 참석하여 소 두 마리와 800냥의 거금을 기부하여 최시형을 비롯한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이종훈은 집을 떠나 속리산과 용문산에 들어가 수련하며 여름을 보낸 뒤 해월 최시형과 손병희를 찾아가 직접 가르침을 받았다. 이종훈의 인품과 지도력을 높이 산 최시형이 그를 경기도 편의장에 임명했다. 1904년 2월, 이종훈은 현해탄을 건너 도쿄에 가 손병희를 만났다. 귀국 즉시 손병희의 지시대로 머리를 짧게 자르고 검은 색 옷을 입고 신생활운동을 벌이며 독립협회의 민회운동 방식을 도입한 대동회를 조직했다. 조선인의 생활문화 전반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는 민회의 주체가 동학임을 파악한 정부가 다시 교단을 탄압했다. 이용구가 주도하던 진보회는 일진회에 합병되었다.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일진회는 드러내 놓고 친일을 했다. 소식을 듣고 급히 귀국한 손병희가 천도교를 창건할 때 이종훈도 참여하여 교단 정화에 동참했다. 국권이 상실된 그해 이종훈은 장성한 아들을 잃는 슬픔을 겪었다. 일본에 유학 중이던 아들 이동수가 귀국하여 매국노 이완용의 집에 불을 지르고 양평으로 피신한 아들이 용문산에서 일본군과 교전을 벌이다가 전사했던 것이다. 신생활 운동에서 만세운동으로 1912년부터 이종훈은 보성사 사장 이종일과 보성사 직원을 중심으로 민족문화수호본부를 조직하여 활동했다. 1914년 4월, 교인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민족문화의 수호의 의의에 대한 강연을 하던 이종훈은 도중에 형사에게 제지당하고 경찰서에 끌려갔다. 다시는 강연회를 열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쓰고 풀려난 이후 드러나는 활동은 모두 중지하고 비밀결사로만 활동했다. 만주에서도 독립선언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던 1919년 1월, 고종이 승하했다. 독살설이 널리 퍼져 반일감정이 높아졌고, 러시아 혁명의 성공으로 약소민족의 독립에 대한 열망이 퍼져나가는 등 안팎의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계획대로 기독교와 불교, 그리고 학생들과의 연합전선이 이루어졌다. 일제의 심문기록에 따르면 이종훈은 1919년 2월에 손병희, 오세창 등을 만나 독립운동에 관한 계획을 듣고 민족대표로 참여하기로 결의했다고 한다. 이종훈은 민족대표 33인 중 최고령인 65세였다. 3월1일 오후 2시, 인사동 태화관에 모인 민족대표들은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만세삼창을 외친 뒤 출동한 일본 경찰에 체포되었다. 당시 보성전문 학생이던 손자 이태운도 방정환과 함께 독립선언문을 등사해 서울 시내에 배포했다. 이종훈은 보안법과 출판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형을 선고받고 서대문 형무소에 수감되었다. 수많은 지사들이 옥중에서 목숨을 잃은 것처럼 감옥생활은 혹독했으나 잘 견디고 1921년 11월 4일에 출옥했다. 동지 이종일은 (이종훈이 옥중에서) 꿋꿋한 모습을 보여주어 더욱 마음이 든든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출소한 이종훈은 천도교 내에서 청년들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던 혁신운동을 지지했다. 1926년에 최시형의 장남 최동희가 고려혁명당의 창당했을 때 이종훈을 고문으로 추대했다. 이러한 사실을 비추어보면 성정이 강직하여 한번 굳게 정한 뜻이라면 변한 일이 없다는 그의 성향은 노년에도 변함이 없었던 것 같다. 민족문화를 지키고 독립을 위해 헌신하던 이종훈은 1931년 5월 2일 7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글_김영호(한국병학연구소) 사진_한국병학연구소 제공

[성남시] 전국 첫 관제공역 내 드론 시험비행장 3곳 조성

항공기의 운행을 관리통제하는 성남지역 관제공역(管制空域)에 전국 최초로 드론 시험비행장이 건립돼 운영된다. 성남시는 서울공항(군용기 전용)이 자리 잡아 전체 면적의 82%가 관제공역인 성남시에 드론 시험비행장 3곳을 조성했다고 13일 밝혔다. 관제공역 내 드론 시험비행장이 생기기는 전국에서 처음이다. 시는 최근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과 드론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은수미 성남시장과 차재훈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 부단장, 이미경 한국국제협력단 이사장, 김연명 항공안전기술원장, 16곳의 드론 기업체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날 협약에 따라 이들 기관은 수정구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운동장과 양지동 양지공원, 중원구 여수동 성남시청사 옆 저류지 등 3곳에 드론 시험비행장을 운영한다. 판교에 입주한 22개 드론 기업이 무인동력비행장치 개발과 시험 비행에 드는 시간, 그에 따른 비용 절감을 고려해 시와 공군이 협의해 선정했다. 시험 비행장에서는 각 드론 기업이 개발 중인 무인비행기, 무인헬리콥터, 무인멀티콥터 등의 비행 기체를 띄워 장치를 점검할 수 있다. 글_문민석정민훈기자 사진_성남시 제공

[인물포커스] 임신자 한국여성스포츠회 회장

1980년대 세 차례에 걸쳐 세계태권도선수권을 제패한 당대 최고의 선수에서 실업팀 감독을 거쳐 대학 강단에 서 후학 양성에 전념하고 있는 임신자 경희대학교 태권도학과장.임 교수는 대한태권도협회 부회장, 한국여성스포츠회 부회장을 거쳐 지난해 8월 11대 회장으로 취임해 여성 체육인들의 권익 보호와 진로 개척, 정책 수립을 비롯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 최근 국내 스포츠계가 성폭력 문제로 시끄럽다. 그동안 체육이라는 특성상 위계질서에 의한 교육은 어느 정도 용인돼 왔다. 그렇다보니 상하간의 지위관계를 바탕으로 일부 지도자들은 선수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폭력을 사용해 왔고, 최근에서야 내재된 문제들이 표면화 됐다. 이에 우리 한국여성스포츠회는 여성 체육인들의 권익을 보호하고자 철저한 조사와 피해자 보호를 위한 대책을 주문했다. 성폭력은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범죄이기에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 선수와 지도자를 지내셨는데 성적 지향적인 엘리트 체육의 변화 필요성은. 스포츠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성적 지향주의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다양한 직업에서 각자의 소명이 있듯 운동선수들도 소명의식을 바탕으로 한 공정한 경쟁을 통해 평가되는 성과를 단순히 성적지상주의라는 표현으로 모든 전문체육인들의 땀과 열정을 폄훼하는 비난은 옳지 않다. 특별한 재능을 갖춘 학생 선수들의 경우 공부와 운동을 병행할 수 있는 기본적인 틀을 유지하되 특화된 커리큘럼을 통해 그들의 재능을 낭비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 사회가 변하면서 스포츠 활동을 추구하는 일반 여성들이 늘고 있다. 여성 생활체육인을 위한 배려와 방안은. 소득수준 향상과 주5일 근무제 정착으로 우리 사회는 생활체육이 활성화 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여성들이 이 같은 혜택을 쉽게 누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기혼여성의 경우 가사와 육아로 인해 스포츠 활동을 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이들이 체육활동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면 구조적인 제도 개선과 다각적 노력이 필요하다.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찾아가는 생활체육서비스 사업의 확대와 여성전용스포츠센터 건립, 그리고 유아보호 등을 통해 여성들이 자유롭게 체육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보수적인 국내 스포츠계에 여성 지도자들의 비중이 현저히 적은데. 국내 스포츠계에서 여성들의 설 땅이 극히 제한적이어서 지도자의 꿈을 쉽게 포기하는 실정이다. 대한체육회 발표에 따르면 2018년 등록된 체육지도자 총 1만 9천965명 중 여성지도자는 3천500명으로 17.9%에 그치고 있다. 또한 대한체육회와 시ㆍ도체육회 등의 여성 임원 비율을 30%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10%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체육계의 전반적인 인식 변화와 더불어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관심과 투자지원이 함께 동반돼야 한다. - 최근 여성 체육인들의 피해가 밖으로 드러나고 있지만 아직도 숨겨진 진실이 많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최근 발표를 보면 여자 프로선수 37.7%가 입단 이후 성폭력 피해를 경험했다고 한다. 매우 심각한 사안이다. 따라서 대한체육회와 중앙ㆍ지방정부에선 한시적인 대처가 아닌 보다 근본적인 대안을 만들 수 있도록 피해자 지원센터와 여성스포츠지원센터 신설을 통해 상설 감시체제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여성 체육인들도 더이상 부당한 처우나 강압에 굴하지 말고, 주변에 피해 사실을 알려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도록 용기를 내주기 바란다. 글_황선학ㆍ이광희 기자 사진_윤원규 수습기자

[경기도 전통시장] 부천 중동시장

찬 바람이 불며 쌀쌀한 날씨가 이어진 지난 12일 오전 11시께 찾은 부천 중동시장은 이른 아침부터 활기가 넘쳤다. 초등학교 옆에 위치한 중동시장 입구 앞에는 장을 보러 나온 이들이 물건을 사고팔면서 전통시장 특유의 따뜻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시장 안은 포근하고, 토속적인 분위기와 상인들의 삶이 어우러지고 있었다. 개방감을 주는 높은 아케이드부터 원형 모양으로 통일한 간판들은 깔끔함 그 자체였다. 널찍한 통로와 점포 사이에 황색선을 그어 선을 넘지 않는 상인들로 인해 대형마트 못지않은 쾌적한 쇼핑환경을 제공하고 있었다. 부천 중동시장(부천시 장마로 199번 길 33)은 중동신도시 개발과 함께 아파트단지, 다세대주택이 밀집된 지역에서 인근 주민의 생활필수품을 공급하는 전통시장이다.1995년 설립돼 2006년 정식시장으로 등록됐다. 현재 103개의 점포에서 농ㆍ축ㆍ수산물과 생활용품, 잡화류, 식료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부천시청과 중동역, 역곡역이 근처에 있어 부천 중심지에 위치한 뛰어난 입지는 편리한 교통을 자랑한다. 중동시장은 고객을 위해 노력하는 시장이다. 시장은 2008년과 2012년에 두 차례에 걸친 현대화 시설사업을 통해 지금의 깔끔한 모습을 갖췄다. 지난해 시작한 첫걸음시장 육성사업으로 추진한 소프트 간판 프로젝트는 소비자 편의 증진은 물론 전통시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큰 신뢰를 주고 있다. 소프트 간판은 상인들의 사진과 신용카드 결제 정보, 온누리 상품권 사용 가능 여부 등이 기재돼 있어 고객들이 간판의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시장 곳곳에는 휴식공간을 설치해 고객들이 장을 보며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출입구마다 설치된 이정표는 처음 오는 방문객들도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친절함이 가득하다. 이처럼 상인회와 상인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중동시장은 여전히 많은 주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수요일마다 진행하는 세일행사인 수요세일은 손님들의 반응이 좋아 다른 평일보다 50% 이상 높은 매출을 기록하기도 한다. 5년 전 시작한 수요세일은 우수한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소문이 나 이제는 인근 주민들뿐만 아니라 부천 여러 지역에서도 찾아올 정도다. 매년 시행하고 있는 장말축제는 중동주민자치위원회와 함께 다문화 혹은 한국 신혼부부들에게 전통혼례식을 열어주기도 한다. 이후 진행되는 문화공연에는 상인회 전 회원이 참여해 주민들과 함께하는 마을축제를 마련하기도 한다. 뿐만아니라 상인회는 단합대회, 초등학교 장미 50그루 심어주기, 핼러윈 사탕 나눠주기, 학부모와 초등학생들이 함께하는 김장 체험학습 등 자체적인 행사를 통해 주민들과 소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정남환 부천 중동시장 상인회장(56)은 손님들이 시장을 단순히 장을 보러오는 곳이 아닌 즐기는 곳으로 인식하길 바란다며 매월마다 자체적인 행사를 통해 손님과 상인 모두 즐길 수있는 시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글_김해령기자 사진_경기일보 DB

[성남시] 태평동 옛 시민회관에 주민문화시설 들어선다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 성남시의료원 건물 옆에 오는 2021년도 3월 강당, 예술단체 연습실 등이 있는 문화시설이 들어선다. 시는 옛 시민회관이 있던 자리에 성남시 문화의료시설을 건립하기로 하고, 지난 12일 오후 지역주민 150명과 은수미 성남시장, 박문석 성남시의회 의장, 김병욱 국회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을 개최했다. 성남시 문화의료시설은 모두 724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대지면적 4천894㎡, 전체면적 2만 3천989㎡, 지하 4층,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된다. 건물 1층에는 644석 규모 대강당, 232석 규모 다목적강당, 예술단체 연습실 등 지역 주민을 위한 문화예술 공간이 마련된다. 지하 1층에는 성남시의료원과 연계한 행동발달증진센터, 한의과, 신경외과 등의 의료시설이 들어온다. 시는 앞서 문화의료시설 건축물 설계 공모(2016.6), 타당성 조사(2017.12), 투자 심사(2018.3) 등의 절차를 거쳐 이번에 기공식을 하게 됐다. 성남 원도심 문화예술공간 확충 방안을 종합 고려했다. 지난 2월11일 준공 검사를 마친 상태이며 24개 진료과와 509병상 등을 갖춰 올해 말 문을 열 계획이다. 이로써 전국 첫 주민 조례 발의로 설립되는 공공병원이 생기게 된다. 글_문민석정민훈기자 사진_성남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