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설원행(雪原行)

[화제의공연] 송년콘서트 ‘대한민국 포크 50년을 말하다’

시대를 풍미한 포크송이 흰 눈이 쏟아진 수원의 12월 밤을 포근하게 끌어안았다. 경기일보는 지난 12월 12일 오후 7시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송년콘서트 대한민국 포크 50년을 말하다를 주최했다. 관객 4천여 명이 몰린 이날 콘서트에는 우리나라 포크계 대표 가수들이 총출동해 관록을 뽐내며 관객을 아련한 그 시절의 추억 여행으로 안내했다. 무대에는 김도향을 시작으로 추가열, 남궁옥분, 유익종, 신형원, 윤형주, 장은아, 조영남 등 8명이 올랐다. 이들은 통기타를 둘러 메고 바보처럼 살았군요, 나 같은 건 없는 건가요, 사랑사랑 누가 말했나, 개똥벌레 등 귀에 익은 포크송을 들려줬다. 화려한 세션을 뚫고 나오는 각양각색의 목소리는 통기타 연주와 어우러져 50년 간 맥을 이어온 포크 음악의 매력을 발산했다.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이뤄진 이번 공연의 중요한 등장인물은 사회자였다. 사회를 맡은 배한성은 출연 가수와 재치있는 입담을 주고받으며 포크 50년 역사를 소개하고, 관객에게 농담을 건네며 분위기를 무르익게 하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또 공연 중간 이백천(81) 원로 음악평론가와 인터뷰하는 특별한 시간을 진행했다. 황해도 배천 출신인 음악평론가 이백천은 1964년 동양방송 PD로 입사해 수많은 통기타 가수들과 연을 맺기 시작했다. 이 시기 포크음악의 산실인 무교동 음악감상실 세시봉에서 대학생의 밤이라는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며 통기타 군단의 스승으로 불리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통기타, 세시봉, 포크 50년을 말하다를 부제로한 이백천의 음악여행을 출간했다. 이날 이백천 평론가는 수원에서 갖는 이번 콘서트가 대한민국 포크 음악의 50년을 기념하면서 100년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출발하는 날이라고 평했다. 이어 가수들의 독무대가 잇달아 펼쳐지고 전 출연진이 함께 징글벨을 부르는 등 하이라이트 무대가 연출되면서 분위기는 절정에 달아올랐다. 서울에서 온 관객 고대경(51)씨는 송년 모임으로 친구 10명과 함께 내려왔는데 젊은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라며 이제는 쉽게 찾기 힘든 음악도 듣고 친구들과 추억도 나누는 의미있는 송년회가 됐다며 기뻐했다. 한편, 본보는 이날 공연에 이어 12월 14일 오후 7시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장윤정 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송년콘서트를 잇달아 선보였다. 글 _ 류설아 기자 사진 _ 추상철 기자

[화제의전시]신채원·최신혜 모녀 작품전 ‘딸과 엄마의 사이’

어떤 예술은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작품 속에 작가의 정서와 감성, 그리고 일상의 가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때때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대상화되기도 한다. 신채원, 최신혜씨 모녀의 작품이 그랬다. 엄마는 글을, 딸은 그림을 그렸다. 그 위로 30년의 시간이 덧대졌다. 물질만으로 부족한 나머지 반쪽을 엄마와 딸이 퍼즐을 이어 맞추듯 서로를 채워 나갔다. 모녀의 시간은 한 권의 책으로 정리됐다. 그동안 썼던 일기장과 딸의 스케치북에서 보석 같은 글과 그림 50여 편을 묶어 시집 분꽃이 피는 시간(책 만드는 집 刊)을 펴냈다. 가족과 지인끼리만 돌려볼 생각이었는데 올해까지 출간 일 년 만에 3쇄를 찍었다. 그렇게 시작된 전시회의 기회. 지난 11월 군포시 평생학습원 전시 공간 사이의 개관기념 특별전 소재로 신 작사의 책이 선정됐다. 글에서 느껴지는 진솔함과 따뜻함이 공간의 이미지와도 잘 맞는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전시명도 공간 이름을 붙여 딸과 엄마의 사이라는 타이틀로 진행됐다. 지난달 20일 공간 사이의 개관에 맞춰 군포시 평생학습원 5층 사이를 메인 전시장으로 3층과 4층 복도에도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책 내용 중 일부를 전시용으로 새로이 프린팅하고, 전시관 벽에는 신 작가가 자필로 시를 적었다. 책의 기원이 된 엄마의 일기장과 딸의 그림 원본이 투명한 유리관과 전시장에 나란히 진열됐다. 여기에 신 작가의 퀼트 작품 20여 점도 추가로 진열돼 전시장 한편을 장식했다. 삐뚤빼뚤 그린 딸아이의 생애 첫 그림부터 아기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지켜보고, 함께 여행하며 느끼고 기억하는 가족의 일상과 추억이 전시장 사이사이 한 공간, 한 프레임 안에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본 전시를 기획한 박찬응 군포문화재단 문화교육 본부장은 우연히 접한 신 작가의 책에서 다른 문학에서 볼 수 없는 진솔함과 담백함, 그리고 가족애가 느껴져 전시 공간 사이의 개관 기념전 작품으로 선정하게 됐다며 공간 사이는 사람과 사람, 마을과 공간, 시간과 시간 사이 문화의 꽃을 피우는 공간으로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라고 말했다. 글 _ 박광수 기자 사진 _ 전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