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 털어 아낌없는 지원... ‘미술작가들의 버팀목’ 박선주 영은미술관장

“영은미술관은 ‘사람을 길러내는 미술관’입니다. 작가들이 걱정없이 열정을 쏟아붓고, 이 같은 힘이 마중물이 돼 한국의 대표 미술관으로 거듭나도록 맡은 소명을 다하겠습니다.” 광주시에 있는 ‘영은미술관’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레지던시를 구축한 미술관이다. 이곳은 2000년 11월 개관할 때부터 미술관동과 레지던시 작가들을 위한 스튜디오·연구동이 함께 자리했다. 미술관 자체가 살아있는 창작의 현장이면서 작가, 평론가, 기획자, 대중이 미술과 함께 만나는 장이기도 하다. 그 가운데는 20여년간 미술관을 이끌어 온 박선주 영은미술관장(55)이 있다. 매년 현대미술 작품을 구입해 소장한 작품만 500여점에 이르고, 연간 1~2회의 특별기획전과 입주작가 개인전을 열 뿐 아니라 연구·체험·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문화를 선도해가고 있다. 영은미술관이라는 이름은 설립자이자 박 관장의 시할아버지인 고(故) 이준영(1917~2007) 이사장과 그의 큰 아들인 고(故) 이상은(1940~1992) 회장의 이름 마지막 글자를 따서 지은 것이다. 이북에서 내려와 방직사업으로 크게 성공한 이 이사장은 이익을 사회에 나누고, 한국 현대미술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 1992년 대유문화재단을 설립한 뒤 영은미술관의 문을 열었다. 늘 ‘작게, 낮게, 강하게’를 강조했던 이 이사장의 뜻을 이어받은 박 관장. 그는 설립자의 유업(遺業)을 이어 여전히 사재를 털어 물심양면 22명의 입주작가를 지원하고 있다. 박 관장은 “처음엔 사비를 써가며 왜 이렇게까지 작가들을 지원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그러나 설립자이신 시할아버지 의견에 따라 미술관을 운영하다 보니 예술을 모두에게 돌려주는 가치가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결국 작가들만 남는다’는 생각으로 미술관을 운영하다 보니 레지던스를 거쳐 간 작가들이 어느새 300명이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근현대 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1세대 여류 화가이자 추상의 대가 방혜자 작가가 20년간 영은미술관의 레지던스에 머물렀고, 빌게이츠가 즉석에서 고가의 사진을 구매한 작가로 알려진 김아타 작가를 포함해 극사실 인물화가인 강형구 작가 등이 입주작가였다. 미술관과 레지던시를 운영하는 박 관장의 철학은 어렵지만 간단하다. 고정관념 없이 ‘받아들이는’ 태도다. 예술가들의 창의와 개성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데 이어 매달 입주작가들과의 미팅에서도 작가들과 가감없이 소통한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박 관장은 지난 2010년 경기도 박물관·미술관 협회 ‘관장대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13년 제16회 ‘자랑스런 박물관인상’을 받았다. 2016년엔 광주시민의 날 기념 문화예술 부문 ‘경기도민상’을, 2017년 ‘경기도지사 박물관미술관 활성화 유공표창’도 받았다. 특히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에서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취약계층 도시락 지원사업, 김장 전달, 취약계층 사랑의 선물 사업 등 다양한 방면에서 나눔의 손길을 이어가고 있다. 박 관장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미술관을 운영한다. 레지던스를 떠나는 작가들에도 늘 미술관을 위해 기도해달라는 부탁을 잊지 않는다”며 “미술관이 어려움을 당하지 않고 많은 작가들에게 계속 베풀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달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50년, 100년 후의 미술관을 상상하면 설렌다. 현대미술의 흐름을, 한국작가를 보여줄 수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미술관이 되기를 희망한다. 힘 닿는 데까지 미술관과 작가들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배달비 절약 비법, 바로 이것”…착한가격업소 배달비 지원, 호응 좋아

“요즘 배달비가 비싸서 배달 음식을 자주 주문하기 힘들었는데 착한가격업소 배달비 지원 덕분에 저렴하게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이런 정책은 확대됐으면 좋겠어요.” 맞벌이 주부 A씨(45)는 평소 아이들의 끼니를 챙겨주기 위해 배달앱을 자주 이용한다. 특히 아이들 방학 때는 점심과 저녁까지 배달앱으로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배달비 부담이 컸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시작된 착한가격업소 배달비 지원사업 덕분에 2천원 할인 혜택을 받아 부담을 덜게 됐다. A씨는 “처음에는 2천원 할인이 얼마나 클지 생각했는데, 실제로 주문해보니 큰 도움이 됐다. 이제 착한가격업소만 찾아서 주문하니까 배달비 부담이 훨씬 줄었다”고 말했다. 최근 A씨처럼 착한가격업소 배달비 지원사업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힘을 합쳐 마련한 이 사업은 소비자들의 식비 부담을 덜어주고 착한가격업소의 활성화를 지원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착한가격업소 배달비 지원사업은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먹깨비, 땡겨요, 위메포오 등 행정안전부와 업무 협약을 체결한 6개 배달앱에서 이용 가능하다. 행안부는 지난 5월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배달앱 대표들과 착한가격업소 이용 활성화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할인 이용 방법은 간편하다. 각 배달앱의 착한가격업소에서 메뉴를 선택하고 결제시 ‘착한가격업소 배달비 지원 쿠폰’을 적용하면 2천원이 할인된다. 이는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돕고, 가계 경제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안양시에서 착한가격업소를 운영하는 B씨는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많이 줄어들었는데, 배달 지원사업이 시작된 후 주문량이 늘어나고 매출도 좋아졌다”며 “정부에서 이런 정책을 지원해줘서 정말 고맙다. 앞으로도 이런 정책이 지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착한가격업소는 대부분 소규모 사업자로 이뤄졌고, 지역 경제의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다. 최근 높은 배달료는 소비자 이용 감소로 이어지면서 착한가격업소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지원사업을 통해 소비자의 착한가격업소 이용이 촉진되면 소비자와 지역 경제에 모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정부와 지자체는 이 사업을 더욱 확대하고 발전시켜 소비자의 만족도 향상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담쟁이국수 봉사회 김연수씨 “국수 한 그릇으로 사랑 채우고 활력 더해”

흐르는 게 시간이지만 김연수씨(62)의 지난 10여년은 그저 흐르지 않았다. 이웃에 따뜻한 국수 한 그릇을 대접하기 위한 마음이 절실했던 그의 시간은 촘촘하고 단단하게 흘렀다. 돌아보니 기쁨과 행복을 전했던 지난 시간에서 이웃들의 입가에 내내 미소를 짓게 한 시흥시 대야동 주민 김씨는 국수로 지역사회 곳곳에 따뜻한 정을 가득 채웠다. 매주 토요일 아침이면 담쟁이국수봉사회 회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재료를 다듬고 진한 멸치육수를 우려낸다. 먹음직스러운 잔치국수가 완성되고 모락모락 김이 솟아올라 식욕을 자극하기 더없이 좋은 점심시간이 되면 작은자리종합사회복지관을 찾은 어르신들이 봉사회 쪽으로 하나둘 모여들어 맛있는 한 끼를 즐긴다. 담쟁이국수봉사회가 지역주민을 위한 ‘토요 국수 나눔’ 활동을 이어온 지 어느덧 13년. 그는 봉사회 초기 회원으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빠짐없이 국수 봉사에 누구보다 큰 애정과 열정을 쏟아왔다. 대야복지관에서 은행동북부노인복지관, 시흥시북부노인복지관에 이어 현재 작은자리종합복지관까지 꾸준히 장소를 옮겨 좀 더 많은 이웃에 정성 담은 한 그릇의 마음을 전했다. 매주 어김없이 300여명의 주민에게 따뜻한 국수 한 그릇을 대접하는 담쟁이국수봉사회의 일과는 그에겐 어르신과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봉사회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일 때는 잠시 국수 나눔을 접고 다양한 메뉴로 구성된 밀키트로 대체해 전달했다. 그는 국수 봉사 외에도 의용소방대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의 건강을 지키고, 축제 지원 활동에 나서고, 지역사회를 위해 아낌없이 몸을 던지면서 나눔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김씨는 2010년 치매를 앓던 어머니가 자주 들르던 신천대야복지관에 함께 갔다가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를 해봐야겠다는 마음을 품게 되고 뜻을 같이하는 이웃들과 함께 담쟁이국수봉사회를 결성했다. 이후 회원들과 함께 부모님 같은 관내 어르신들의 든든한 한 끼를 위해 토요일마다 현장에서 사랑의 국수를 뽑아 텅 빈 속을 뜨끈하게 채워 드렸다. 해마다 음식 솜씨가 일취월장해 주위에서 국숫집을 차려 보라고 권유할 정도로 맛있는 잔치국수를 뚝딱 만들어 내는 김씨는 ‘맛있게 잘 먹었다’는 인사말 한마디에 봉사를 이어 나갈 힘을 얻고 더 열심히 살아가야 할 이유를 깊게 되새긴다. 김씨는 “재료비가 부족하면 회원들이 자비로 모아 해결한다”며 회원들의 따뜻한 열정을 이야기했다. 그는 “뜻을 하나로 모으고 마음을 다하면 못 할 게 없다. 회원들이 함께 부지런히 힘을 모으고 정을 모아 뜻을 함께했기에 긴 시간 시너지 효과를 내며 국수 나눔을 지속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김씨는 취약계층 어르신들이 매주 토요일을 손꼽아 기다리는 애틋한 마음을 잘 알기에 국수 나눔을 멈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봉사회장을 두 번 역임한 김씨는 “국수 점심 날은 매주 어르신의 안부를 확인하고 말동무도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라며 “국수는 어르신의 곁을 지키는 힘이자 희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수 봉사가 평생 숙제이자 의무라며 “힘 닿는 데까지 국수를 만드는 맛있는 여정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준호 양평 수난구조의용대장 “내 가족이라 생각하고 실종자 찾아”

“물에 빠진 사람을 찾을 때마다 내 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종자를 찾아 가족의 품으로 보내 드렸을 때 보람을 느끼면서 만감이 교차합니다.” 2004년부터 수중 봉사, 구조활동을 해온 이준호 양평소방서 수난구조전문의용대장(52)은 그동안 느낀 소감을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수난구조전문의용대장으로서 환경정화, 강·계곡 실종자 수색, 수난사고 구조 활동을 총괄하며 가장 먼저 현장에 달려가고 있다.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 때는 양평수난구조 대원 5명과 실종자 수색작업에 참여했다. 그는 2020년 8월5일 용천리 한 식당 관계자가 계곡물에 휩쓸려 실종된 사건을 해결한 주인공이다. 이 대장은 당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그는 소방서 119대원, 20여명의 수난구조대원들과 함께 양평지역을 떠들썩하게 했던 실종 사고를 해결하기 위해 3일간 남한강을 집중 수색했다. 그는 “양평군민 모두가 실종자를 걱정하던 상황이었다. 3일 만에 실종자를 찾아 가족의 품으로 보내 드렸다”고 말했다. 이 대장은 “실종자가 내 가족이고 친구이자 동료라는 마음으로 용기를 내 바다든 계곡이든 뛰어든다”며 “진실하고 성실한 마음으로 봉사하면 보람이 갑절이 돼 돌아온다”고 했다. 이 대장은 수중 정화·수색 중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생명의 위협을 빈번하게 경험했다. 그는 “잠수사 활동을 10~20년 해도 물을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며 “시야가 1㎝도 확보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손으로 더듬어 가며 수색활동을 하는 건 대원들에겐 다반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돌발 상황이 생기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일단 멈춰-생각해-움직여’ 세 가지 순서를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강요하듯 ‘너 들어가’ 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지시”라고 경고했다. 이 대장은 자신의 컨디션을 전문가에게 진단을 받은 뒤 수색 활동을 한 덕에 20여년간 불상사 없이 무탈하게 봉사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다. 그는 이러한 봉사활동의 공을 인정받아 2023년 행정안전부장관 표창, 2022년 양평수중환경안전협회 표창을 받았고 같은 해 ‘제1회 의용소방대의 날’을 맞아 김선교 국회의원상을 수상했다.

(사)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 의왕시지회, 직접 담근 ‘만능장’ 어려운 이웃에 전달 ‘훈훈’

(사)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 의왕시지회(지회장 손문정)가 회원들이 지난 9일 직접 담근 ‘만능장’을 어려운 이웃에 잇달아 전달해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의왕시지회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나눔의식과 연대감을 높이기 위해 ‘사랑과 행복이 가득한 맛 만능장’ 사업을 통해 소외계층과 장애인 등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지난 4월 경기도자원봉사센터의 지원사업으로 시작한 이 사업은 손문정 회장을 비롯한 여성단체 회원들이 신선한 재료를 준비해 이틀에 걸쳐 육수를 내고 질 좋은 고춧가루를 준비해 정성을 다해 모든 요리를 손쉽게 준비할 수 있는 ‘만능장’을 만들어 어려운 이웃 200가구에 나눔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첫 번째 봉사가 시작된 지난 4월에는 의왕시지체장애인협회로부터 추천받은 50가정에 ‘만능장’을 전달한데 이어 5월에는 의왕시시각장애인협회와 청각장애인협회로부터 50가정을 추천받아 정성을 다해 만든 ‘만능장’을 전달했다. 지난달 18일엔 의왕시척수장애인협회와 징검다리 단체가 선별한 50가정에, 지난 9일엔 의왕시 희망나래장애인복지관에 ‘만능장’ 50개를 전달하는 등 올해 4월부터 7월까지 200가구에 ‘만능장’을 4회에 걸쳐 전달하는 사업을 펼쳤다. 여성단체협의회 의왕시지회는 만능장 나눔 외에도 계절김치, 김장 나눔, 플로깅, 아나바다 바자회, 미용봉사 등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지역사회 발전과 따뜻한 사랑 나눔에 힘쓰고 있다. 손 회장은 “날씨가 더워도 봉사 날이면 구슬땀을 흘리며 봉사해 준 회원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이번 사업이 어려운 이웃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어려운 이웃을 위한 여성단체협의회의 봉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 바둑 최연소 주장 스미레 3단…“팀 우승하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지난해 한국 여자 바둑리그에 외국 선수로서 처음 출전할 수 있었는데 올해도 출전할 수 있게 돼 기뻐요.” 평택시 여자 프로바둑팀인 ‘평택브레인시티’ 주장 스미레 3단(15)은 “주장을 맡을 실력이 없어 불안하지만 팀에서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매일 노력하겠다”며 2024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에 출전 소감을 밝혔다. 리그 전체에서 최연소 주장을 맡은 스미레 3단은 김주아 3단, 고미소 2단, 리샤오시 5단(지명순)과 함께 안형준 5단이 감독을 맡은 신생팀 평택브레인시티 소속으로 이번 리그에 출전한다. 스미레 3단은 “생활은 평소에도, 경기 전에도 별반 다르지 않다”며 “사활을 풀거나 대국을 검토하는 등 매일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재 바둑 소녀로 유명한 2009년생 스미레 3단은 2019년 만 10세의 나이로 일본기원에 입단하며 당시 사상 최연소 입단자가 됐다. 동시에 사상 첫 일본기원의 해외 이적 선수이기도 하다. 2019년 4월 일본기원의 영재 특별 채용 제1호로 입단했으나 지난해 9월 한국기원에 객원기사를 신청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한국프로기사협회 기사대의원회, 한국기원 이사회 등을 거치며 한국으로의 이적을 확정했다. 그 후 스미레 3단은 지난해 10월30일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적 이유를 “새로운 환경에서 더 강한 프로기사가 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기원으로 이적한 후 그는 “일본과 비교해 전체적으로 레벨이 높고 층이 두꺼운 것을 느끼고 있다”며 “저의 실력 부족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한국 기사들이 전체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후반부가 강하다”고 평가했다. 스미레 3단은 지난 6월10일 국제바둑춘향 선발대회 프로춘향부 결승전에서 오유진 9단에게 232수 만에 백 불계승하면서 한국기원 이적 3개월 만에 국내 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스미레 3단은 “우승할 수 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놀랐다”며 “아주 강한 오유진 9단을 이길 수 있었던 것도 기뻤다”고 당시 소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은 구체적인 꿈이 생각나진 않지만 실력을 늘리고 싶다”며 “계속 한국 리그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공모전 ‘대상’ 스펙트럼 작가 김동연 “그림으로 세상과 소통해요”

김동연 작가(27)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이다. 지난달 하트-하트재단이 주관한 제4회 스타벅스 그림 공모전에서 ‘친구와 함께하는 연주회’라는 작품으로 대상을 받았다. 이 공모전에는 청년 장애인 작가들의 작품 311점이 출품됐다. 심사위원들은 다양한 동물이 서로 차별하지 않고 어울려 한 곡을 연주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그렸다고 평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사회적 상호작용의 장애, 언어성 및 비언어성 의사소통의 장애, 같은 행동의 반복, 특정 분야에 대한 관심 등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라고 정의했다. 각각의 문제 행동이 광범위하고 복잡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어 스펙트럼 장애로 불린다. 김 작가와의 대화는 쉽지 않았다. 그는 시각적인 자극에는 예민하게 반응하지만 청각 자극에는 반응이 늦고 언어 표현이 힘들다. 일반적인 대화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작품에 대해 묻자 그림에 등장하는 친구들을 하나하나 설명했다. “지휘자는 다람쥐, 피아노를 연주하는 건 기린, 트럼펫을 부는 건 강아지예요.” 김 작가는 지난해 9월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채 1년이 안 돼 공모전에서 깜짝 대상을 받았다. 그림을 시작한 건 고양시장애인복지관이 4년째 운영하는 ‘상상미술’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이번에 대상을 받은 작품은 상상미술 시간에 탄생했다. 이 프로그램이 있는 매주 화요일, 그는 회사 근무를 마치고 원당 집을 출발해 탄현동에 있는 복지관까지 고양시를 동서로 횡단한다. 그는 고양시 벽제동에 있는 소울베이커리의 정직원이다. 우리밀과 유기농 재료로 빵과 쿠키를 만드는 중증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인 이곳에 2018년 훈련생으로 입사해 2020년에 정직원이 됐고 현재 포장실에서 근무한다. 토요일에는 친구의 개인화실에서 몇몇 친구와 함께 그림을 그린다. 그가 건넨 명함 뒷면에는 ‘꿈에 만난 고래’라는 또 다른 작품이 담겨 있다. 머리에 해바리기를 꽂은 날개 달린 사람이 고래를 꼭 껴안고 파란 하늘을 날고 있다. 김 작가는 그 사람이 ‘아줌마’라고 했지만 기자의 눈에는 그의 어머니로 보였다. 그림자처럼 그의 곁을 지키는 어머니는 성격이 급한 그가 화장실도 가지 않고 2시간 내내 몰입해 그림만 그리는 게 신기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어려서부터 기호와 도형에 집착했고 전 세계 국기를 외우고 무지개 그리는 걸 좋아했지만 그림으로 상까지 받고 작가로 불릴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대화가 아닌 그림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