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졸업식 2題

<1題> “자기 자식도 가르치기 힘든 세상에 친구의 딸을 그것도 둘씩이나 공부를 시키다니 ….” 11일 오전 11시께 수원시 장안구 매향동 매향여자경영정보고등학교 졸업식장. 이주연양(19)의 졸업식에 참석한 어머니 성순옥씨(47)는 졸업식내내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IMF로 자신들의 사업장이 축소되는 가운데서도 주연이는 물론 언니 미봉양(21)이 중·고등학교를 마칠수 있도록 10여년동안이나 숨어서 학비를 대준 은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업을 하는 김옥배·조광운·한연수씨 등 50세 동갑나기 친구 6명이 아름다운 졸업식을 만든 장본인들. 이들이 학비를 지원한 것은 미봉이가 중학교에 입학한 지난 91년. 죽마고우인 주연이 아버지(50)가 지난 86년 두딸을 남겨두고 이혼한뒤 생활비도 주지 않아 세모녀의 생활은 학교를 사치로 생각해야 할 정도였다. 이같은 사정을 알게된 이들은 성씨의 통장으로 입학금 등을 송금한뒤 매분기마다 30만원씩의 학비를 보내줬다. 이후 주연이도 중학교에 들어가자 송금액을 50만원으로 올리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특히 이들은 지난 92년 성씨가 뇌를 다쳐 장기간 입원한 동안 어린 미봉이가 학비지원을 알고 마음에 상처를 입을까 우려, 학비를 직접 성씨 손에 쥐어줬는가 하면 IMF한파로 인한 부도의 위기속에서도 단 한번도 학비지원을 거른적이 없었다. 주연양은 “앞으로 교단에 서는 꿈을 이뤄 아저씨들 처럼 따듯한 사랑을 세상에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민용기자 mylee@kgib.co.kr <2題>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세대 졸업식이 열려 화제다. 11일 오전 안산시 동산고교 대강당 비전홀. 졸업생 636명이 순서대로 교장선생님에게서 졸업장을 수여받을 때마다 연단뒤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는 졸업생의 대형 사진과 E-메일주소, 각자의 좌우명이 멜로디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전세계 인터넷 메니아들에게 전해졌다. 이 순간 동산고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dsgo.net)엔 졸업식 장면이 동영상으로 생중계돼 식장에 오지 못한 1, 2학년 후배들은 가정과 PC방에서 선배들의 졸업식을 지켜보며 사이버세대다운 새로운 졸업 풍속도를 실감했다. ‘And는 있어도 End는 없다(윤미순)’,‘꿈을 꾸는 자, 그 꿈을 닮아간다(홍혜선)’등 위트와 함께 앞날의 각오를 담은 좌우명이 스크린에 뜰 때마다 식장은 환호성과 박수소리로 채워졌다. 유명근교사(40·영어)는“69명의 교사중 70% 이상이 노트북을 지닐 정도로 신세대 교사들이 많아 색다른 졸업식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에 완성한 강당은 최신식시설과 국제규모의 수영장 등 남녀사우나 및 헬스장, 실내농구장 등 미국 유수의 대학도 부럽지 않을 각종 시설을 갖추고 있다. 개교 5년을 맞으면서 단 1명의 퇴학생도 없는데다 촌지수수, 폭력없는 학교로 귀족주의를 선언하고 나선 동산고는 졸업앨범에 교직원 모두의 E-메일 주소를 담아 졸업후에도 언제든지 인터넷을 통해 사제간의 정을 이어갈 계획이다. /안산=최현식기자 hschoi@kgib.co.kr

<초점>인천 동수역 도로침하사건

인천지하철 개통이후 인천지역 곳곳의 지하철 복개구간에서 무려 3차례의 도로침하 사고가 잇따라 발생, 지하철 전 복개구간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일 오전 6시20분께 인천시 부평구 부평2동 676 삼능사거리 인천지하철 동수역 위 도로지반이 길이 15m 폭 5m 깊이 1.5m 가량 침하된 것을 비롯, 지난 10일까지 모두 3차례에 걸쳐 50여평 가까운 도로지반이 침하되는 사고가 잇따랐다. 이에앞서 지난해 10월3일 0시25분께도 계양구 계산1동 인천지하철 인천교대역사 위 도로지반이 길이 10m 깊이 20cm 가량 침하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인천지하철 복개구간에서 발생한 지난해 10월과 지난 1일 사고는 두곳 모두 지하철 출입구 주변 도로지반이 내려 앉았다는 점과 침하된 부분에서 모두 흙이 없는 공동현상이 발견됐다는 점에서 유사점을 지니고 있다. 이에대해 인천도시철도기획단은 사고발생 3∼4시간도 안돼 상수도관 파열로 인한 사고라고 서둘러 발표했다. 그러나 두곳 모두 경사도 10°이상의 기울기를 가진 도로에서 그것도 상수관이 윗 부분에 놓여진 상태에서 상수관 파열로 지반이 침하됐다면 물이 역류했다는 가설이 되받침 되야함에도 기획단은 이같은 근거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또 곳곳의 상수관 등 각종 관이 부러진 것에 대한 원인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채 단순 상수도 사고로만 몰고가는 기획단의 발표는 되메우기 부실공사를 감추기 위한 은폐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물론 1조7천억여원이 투입되고 얼마나 적자폭이 지속될지 모르는 인천지하철에 대한 안전진단 문제는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민감한 사항이나 계속된 도로지반 붕괴로 많은 시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는 점에서 인천지하철 전 복개 구간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은 꼭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인천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김성중 사무총장(인천대 안전공학과 교수)은 “같은 형태의 잇따른 도로지반 침하는 부실시공 등 공통된 문제점을 안고 있기에 충분하다”며 “관계당국은 철저한 원인규명을 통해 시민불안 해소에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수기자 cskim@kgib.co.kr

인천 동수역 지반침하 수수방관 불안가중

인천지하철 동수역 위 도로지반 침하사고에 대해 인천시와 도시철도기획단, 상수도사업본부는 물론 수사에 나선 경찰조차 침하원인 규명을 수수방관하고 있어 시민들의 불안을 가중케 하고 있다. 지난 1일 처음으로 지반이 침하한 뒤 3차례나 발생한 인천지하철 동수역 위 도로침하 사고에 대해 인천도시철도기획단은 침하원인을 밝히기 위해 빠른시일내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전문기관에 동수역 전반에 걸친 안전진단을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안전진단은 상수도사업본부와 기획단 간의 책임회피 등으로 사고 열흘이 지나도록 의뢰조차 하지 못한채 현장이 장기간 방치되고 있다. 또 경찰은 사고발생 하룻만에 파열된 상수도관과 현장에서 채취한 오수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하는등 사고 원인규명에 의지를 보였으나 현재까지 사고현장 관계자 등에 대한 참고인 수사를 전혀 하지않아 사건축소 의혹과 함께 경찰의 수사의지를 의심케 하고 있다. 원인규명에 앞장서야 할 인천시 역시 사고를 담당할 주관부서조차 선정치 않아 기획단과 상수도측의 이견을 조정하지 못하는등 사고 은폐의혹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처럼 각 기관들의 무관심속에 도로지반이 잇따라 침하, 시민들의 불안감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어 안전진단 의뢰 등 조속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이와관련, 인천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김성중 사무총장(인천대 안전공학과 교수)은 “같은지점에서 3차례에 걸친 도로지반 침하는 부실공사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며 “이로인해 많은 시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만큼 행정당국은 시민불안 해소차원에서 인천지하철 전 복개구간에 대한 정밀안전진단 등 근본적인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수기자 cs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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