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성공기원 장애인들의 국토종단

뇌성마비 1급장애인이 전동휠체어에 몸을 싣고 국토를 종단하며 월드컵 성공을 기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26일 오후 5시께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 수원월드컵 주경기장에 도착한 최창현 밝은내일 회장(35·대구시 남구 대명3동). 어두워지기 시작한 도심을 뒤로하고 최회장과 이경자 지도교사(25)는 전동휠체어와 자전거에 몸을 의지하고 1천여km를 달려 이곳에 도착했다. 지난 4일 최회장은 2002년 월드컵에 장애인이 아닌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성공적으로개최하고, 기원하는 마음으로 국토종단의 첫발길을 내디뎠다. 온몸이 뒤틀어지고, 말조차 제대로 할 수없을 정도로 장애가 심한 최회장은 대구를 출발, 울산, 부산, 광주, 전주, 대전을 거쳐 수원에 도착. 앞으로 인천, 서울, 임진각까지 국토종단한뒤 다음달 17일 대구로 귀향할 예정이다. 최회장은 입으로 운전하는 이 전동 휠체어로 1시간에 4∼5km, 하루 13시간씩 40∼50km 강행군했다. “월드컵 경기장 건립현황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니 관계자들의 관심과 열의로 월드컵이 성공적으로 치뤄질 것이 확신되네요” 이날 수원경기장에서 박흥석 삼성건설 현장소장, 김덕우 삼우종합건설 감리단장으로부터 ▲수원성이미지 ▲장애인 배려한 설계 등 새심하게 설계된 수원경기장의 특색에 대한 설명을 듣던 최회장은 피로도 잊은 듯 환한 미소를 띄며 감격해 했다. 최회장이 국토종단을 하며 죽을 고비도 여러차례 넘기기도 했다. 대형 트럭이 자신의 옆을 과속으로 지나가 휠체어가 논으로 굴러떨어져 목에서 피가나기도 하고 빗속을 뚤고 강행군을 해야만 했다. 또 추운 늦가을 날씨에 얇은 옷만 입고 행군을 감행해야만했다. 저녁 6시께 이날 숙소인 안산으로 떠난 최회장과 이교사의 뒷모습은 2002년 월드컵을 준비에 소홀히 한 보통사람들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반성케 하고 장애인들에게는 국민의 한사람이라

총기영치로 수확철 농사망친다

수확철 까치, 멧돼지, 청설모 등 각종 유해조수로 농가가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으나 경찰이 영치하고 있는 엽총, 공기총을 제때 내주지않아 농사를 망치고 있다. 25일 경기지방경찰청과 사단법인 대한수렵관리협회,농민들에 따르면 조수 피해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8월 산림청과 경찰청이 ‘유해조수 구제용 총기보관업무’에 대한 협의를 거쳐, 피해농가 관할 시·군의 총포해제 요구때 즉시 해제, 엽사를 동원해 유해조수를 퇴치키로 했다. 이에따라 대한수렵관리협회는 5년이상 경력자, 범죄경력이 없고, 총포 교육을 마친 엽사들로 구성된 유해조수기동구제반을 가동, 일선 시·군의 요청시 피해농가에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지방경찰청은 총기안전, 범죄악용 등을 이유로 경찰서와 지방청에 영치된 엽총, 공기총 등을 제때 내주지않아 농가피해가 늘고 있다. 실제로 의왕시 초평동 윤모씨(53)의 배밭은 까치피해가 확산되자 의왕시의 현지조사를 거쳐 지난달 2일 경기지방경찰청에 엽사 5명을 요구했으나 안전을 이유로 지난달 28일 뉘늦게 엽사 1명만 허가했다. 윤씨는 이로인해 2천여만원의 재산피해를 입었다며 피해보상을 요구할 예정이다. 양평군 개군면 주읍리 한모씨(44)도 이달초 청설모, 까치, 비둘기가 잣나무, 벼에 큰피해를 입히자 경찰에 총포해제 허가를 요구했으나 묵살된채 대한수렵관리협회를 통해 서울시 거주 엽사 5명을 동원, 유해조수를 퇴치하고 있다. 포천군 관인면 김모씨(58)도 멧돼지가 배추밭을 망치자 엽총해제허가를 요구했으나 경찰이 공기총 엽사 1명만 허용하느는 바람에 1천여만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관련 경찰관계자는 “안전과 범죄예방차원에서 심의하는 과정에서 지연될뿐 즉시 해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김창우기자

어린이도청기 판매업자 7명 적발

<속보>최근 초등학교 주변에 놀이용 감청기가 무분별하게 나돌아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본보 19일자 19면 보도) 도청장비의 일종인 중국산 음향증폭기를 초등학생들에게 판매해 온 완구업자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는 26일 5∼10m 거리에서 남의 대화를 엿들을수 있는 중국산 음향증폭기(일명 스파이 이어 ‘Spy Ear’) 5만7천여개를 중국에서 수입한 뒤 초등학생들에게 판매한 이모씨(38·완구도매업·서울 송파구 가락동) 등 7명을 통신비밀보호법위반 혐의로 붙잡아 조사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서울 강남구 포이동에 완구전문 수입업체인S물산을 차려놓고 ‘스파이 이어’ 5만7천312개를 개당 2천100원에 중국으로부터 들여온 뒤 서울·경기 등 수도권 일대 초등학교 인근 문구점에서 개당 5천원에 판매해 모두 3천100여만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다. 이들은 또 이 장비를 M출판사가 출판한 만화책의 별책부록으로 끼워권당 5천500원에 위탁판매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정보통신부로부터 도청장비로 분류돼 제조·수입·판매가 금지된 이 장비는 최근 초등학생들 사이에 급속히 확산되면서 친구들의 대화를 엿듣거나 시험부정 등에 이용, 어린이들의 정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심규정·신동협기자

동두천서도 미군폭격으로 주민 10여명 불타숨져

한국전쟁 당시 자행됐던 미군의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양민 학살사건이 진상규명대책단에 의해 진상조사가 착수된 가운데 동두천지역에서도 미군기로 보이는 전투기가 피난민과 마을주민에게 폭격을 가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동두천시 불현동 쇠목마을 조욱환씨(81)는“1.4후퇴후 미군이 중공군을 공격할 당시 미군 전투기가 커다란 드럼통만한 불덩이 2개를 폭격, 그중 하나는 우리집에 떨어졌으며 마을이 온통 불바다가 돼 어린이와 부녀자 12∼16명 정도가 불에 타 숨졌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또“이날 오전 미군 정찰기로 보이는 항공기 2대가 마을을 선회해 마을 남자들은 방공호로 대피하고 부녀자와 어린이들이 집안에 남아 있었으며 중공군은 모두 퇴각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중공군 1명만이 남아 말먹이를 구하러 마을을 들락거렸다”고 말했다. 조씨의 6촌동생 두환씨(72)는“어머니와 아내 등 일가족 6명과 6촌형 욱환씨의 부인 등 10여명 이상이 불에 타 숨졌으며 악몽같은 기억이지만 음력 2월12일날 이들에 대한 제사를 지금도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밖에 생연1동 샛골마을에서도 홍기자씨(54)의 아버지 문봉씨와 주민 조덕우씨 등도 미군비행기의 사격 등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동두천=정선준·조한민기자

중부경찰서 훈훈한 정나누기

“가족같은 동료들 모두에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26일 오전 9시 수원중부경찰서 서장실. 수사과 조사계 김종삼경장의 막내 아들 치료비를 위해 전직원들이 마련한 ‘335만원’이라는 정성이 김경장의 손에 쥐어지면서 작지만 아픔을 함께 나누려는 동료들의 따뜻한 정이 물씬 풍겨 나왔다. 순간 아들 때문에 내내 무거웠던 김경장의 얼굴도 환하게 펴지는듯 했다. 아내와 딸, 아들의 가장인 김경장에게 청천벽력같은 충격이 다가온것은 지난 7월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두살바기 아들에게 ‘세균성 뇌막염’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흔하지 않은 병이라 약을 구하는데도 김경장의 애를 태웠다. 치료를 거듭해도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아들의 병세도 큰 짐으로 다가왔다. 그다지 많지 않은 월급에 일주일에 100여만원 가까이 드는 병원비는 김경장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김경장의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들은 수사과 직원들이 먼저 180여만원의 작은 정성을 모아 김경장에게 전달했다. 이같은 사연이 경찰서 내에 알려지자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전직원들은 따뜻한 동료애 나누기를 자청했다. 치료비에는 턱없이 모자란 액수였지만 직원들의 따듯한 마음이 김경장에게 큰 위안이 되는듯 했다. 아들 간호를 위해 밤을 꼬박 지새우고도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고 밤늦게까지 일에 매달리는 김경장은 “동료들의 마음 씀씀이가 고마울 뿐입니다”라며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신현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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