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뇌염 주의보 발령, 예방접종 필수!

기후변화에 따른 기온 상승으로 일본뇌염 주의보가 지난해보다 3일 앞서 발령됐다. 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남 지역에서 24~26일 채집된 모기 중 작은빨간모기가 확인됨에 따라 다음 날인 27일 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를 발령했다. 일본뇌염은 3급 법정감염병으로 대부분 발열이나 두통과 같은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지만, 드물게 뇌염으로 진행되면 고열, 발작, 경련, 마비 등 증상이 발생한다. 이 중 20∼30%는 사망에 이를 수 있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뇌염에서 회복되더라도 환자의 30~50%는 손상된 부위에 따라 다양한 신경계 합병증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모기 출현 시기가 상대적으로 빠른 남부 지역은 3월 마지막 주부터 조기 채집에 들어간다. 올해 제주도와 전남지역에서 3월24일~26일 동안 채집된 42마리 모기 중 10마리가 작은빨간집모기로 확인됐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제주 및 완도 지역의 평균 기온이 전년 대비 6.2℃ 상승해 모기 활동이 빨라진 결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올해 채집일 평균 기온은 17.5℃, 최저기온은 11.3℃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채집일(3월 25~27일) 평균 기온 11.3℃, 최저 기온 8.5℃ 와 비교해 각각 6℃, 3℃가량 높다. 일본뇌염을 매개하는 ‘작은빨간집모기’는 논이나 웅덩이 등에 서식하며, 주로 야간에 흡혈 활동을 하고, 3월 말부터 발생해 8~9월에 정점을 보인다. 4.5㎜ 정도의 비교적 소형의 모기로 전체적으로 암갈색을 띄고 있으며, 주둥이 중앙에 넓은 백색띠가 있다. 논, 연못, 관계수로, 미나리밭 등에 유충이 서식한다. 질병청은 일본뇌염 감염 예방을 위해 적극적으로 백신을 접종할 것을 당부했다. 질병청은 2012년 이후 출생자를 대상으로 일본뇌염 백신 접종을 지원하고 있다. 접종 가능 지정의료기관과 보건소는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모기가 활동하는 4∼10월 야간에는 야외 활동을 자제해 모기 물림을 예방하도록 하고 야간에 외출할 때는 밝은색 긴 옷이나 품이 넓은 옷을 입고, 노출된 피부 등에는 모기 기피제를 뿌려야 한다. 모기를 유인할 수 있는 진한 향수나 화장품은 사용을 자제하는 게 좋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집에서는 실내 모기 침입 예방을 위해 방충망 정비 및 모기장 사용을 권고하고 집주변의 물 웅덩이, 막힌 배수로 등은 모기가 서식하지 못하게 고인 물을 없애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자협회·언론노조 “파면 결정 환영…공동체 회복에 시민사회와 함께할 것”

한국기자협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은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을 환영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먼저 한국기자협회는 “정치권을 포함한 우리 사회는 헌재 선고를 계기로 헌정 질서와 국가 정상화 회복에 힘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협회는 서울 광화문과 한남동, 안국동, 여의도 등 전국에서 맨몸으로 궐기하며 불면의 밤을 보낸 시민들의 민주주의 수호를 향한 연대와 응원을 기억한다”며 “윤석열의 12·3 불법계엄 선포는 헌법을 위반한 반민주적·반사회적 폭거였다. 헌재의 선고 이후 그는 헌정 질서를 어지럽히고 내란을 획책한 ‘내란 우두머리’ 중범죄자로 처벌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재판관 전원 일치의 파면 선고는 비상계엄 선포 122일, 탄핵소추 111일, 변론 종결 38일, 윤석열의 임기 시작 1060일 만에 나온 결론이다. 이번 선고는 극단적인 정쟁 중지와 국론 분열 방지의 시작점이 돼야 한다”며 “대통령 직위가 박탈된 윤석열은 이제라도 진심 가득한 승복 발언을 내놓으면서 그간의 국민 분열 책동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정치권 일부와 극단적 세력의 온전한 반성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한국기자협회를 포함한 언론은 시험대에 올라선 대한민국 공동체 회복에 시민사회와 함께할 것이다. 앞으로도 언론의 책임을 다하고, 권력 감시와 공정 보도에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또한 헌재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결정에 환영의 뜻을 밝히며 민주주의 회복 투쟁에 나선다고 밝혔다. 가같은 날 전국언론노조는 성명을 통해 “윤석열이 파면됐다. 헌법재판소는 윤석열의 계엄 행위가 중대한 위헌이자 국민에 대한 배반이라며 전원일치 파면을 결정했다”며 헌재가 뒤늦게나마 국민의 보편적 상식에 걸맞은 올바른 결정을 내린 데 대해 크게 환영한다”고 했다. 이어 “또 헌정질서를 유린하고 민주주의를 짓밟은 내란의 우두머리가 권좌에서 쫓겨난 것을 국민과 함께 기뻐한다”며 “이번 결정은 권력자의 반헌법적 폭주를 멈춰 세우고, 대한민국이 독재와 파시즘의 길로 들어서는 것을 막아낸 역사적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언론노조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국민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졌다. 윤석열 내란 세력의 친위쿠데타도 국민의 용기 있는 저항에 가로막혔다”며 “우리 언론인들은 국민의 민주주의 의식과 헌법 수호 의지에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이제 언론 자유를 되찾고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한 투쟁에 나선다. 내란을 기획하고 언론을 장악하려 했던 자들을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민주주의를, 사회대개혁을 위해 자신의 일상을 내던지고 거리로 나섰던 국민과 함께, 다시 싸움에 나설 것이다”라고 피력했다.

종교계 “대화·타협·상생으로 대의 민주주의 정치 복원해야”

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와 관련해 종교계가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통해 대의 민주주의 정치를 복원할 것을 주문했다. 한국 천주교회(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는 4일 “사회적 화해와 공동선의 실현을 위해 책임과 도덕성을 갖춘 지도자를 선출하는 절차가 민주적이고 성숙하게 실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천주교회는 이날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가 나오자 입장문을 통해 “역사는 늘 반복된다고 하지만, 오늘 우리나라와 국민은 결코 바라지 않았던 불행한 역사의 한 면을 써야 하는 마음 아픈 시점을 맞이했다”며 “우리 역사상 두 번째로,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의 탄핵이 또 한 번 인용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라는 법의 시간은 일단락되었다. 이제 바로 이어지는 정치의 시간에,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새 대통령을 잘 선출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하겠다”라며 “대통령의 권력은 국민에게서 위임받은 권력, 국민을 위하여 봉사해야 하는 권력이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언제든지 자신을 희생하겠다는 마음가짐과 태도가 정치의 근본임을 깊이 인식하는 대통령을 뽑아야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에 앞서 우리나라의 국가 권력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화합을 이루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 주기를 당부한다”며 “특히 정치인들은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하여 존재함을 잊지 않고 상대를 존중하며,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는 상생의 정치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사회적 화해와 공동선의 실현을 위하여 책임과 도덕성을 갖춘 지도자를 선출하는 절차가 민주적이고 성숙하게 실현되어야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천주교회는 앞으로 이루어질 국민의 선택이 우리나라에 정의가 실현되고 진정한 평화가 이루어지는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온 마음으로 기도하며 함께할 것” 밝혔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오늘 헌법재판소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인용했다. 이는 법과 제도에 따른 최종적 판단으로, 우리 헌법과 민주주의가 작동하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라며 "국민 모두가 성숙한 자세로 법의 판단을 존중할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이어 “헌법 절차에 따른 최종적인 법적 판단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국민 모두에게 되돌아올 것”이라며 “이제는 분열과 갈등을 넘어, 통합과 치유의 길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사)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김종혁 목사, 이하 한교총)은 정부에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대통령선거를 차질 없이 수행하며, 여당과 야당은 국민적 갈등을 선동하지 말고 국회로 돌아가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통해 대의 민주주의 정치를 복원할 것”을 주문했다. 한교총은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이 원인이 되어 진행된 탄핵 심판은 헌법 수호의 최고 기관으로 헌법재판소를 설치한 87년 체제가 지킬 수 있느냐는 논의까지 확대되면서 정당과 진영에 따라 극단적 대립과 분열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 정부에서는 국회와 협력하여 반복되는 탄핵과 극단적 대립이 대통령중심제의 권력 집중에서 온 것이라는 진단대로 국민 분열을 막을 수 있는 권력구조로의 개편을 속히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한교총은 “욕설과 비방과 폭력은 복음적 행동이 아니”라고도 강조하며 “깊은 통찰과 절제된 언어와 행동으로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회가 되도록 힘쓰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불교 등 7대 종교지도자들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존중하고 갈등을 넘어 화합으로 나아갈 것을 당부하는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는 지난 달 5일 발표한 “‘대한민국, 하나 되어 나아갑시다’ 제하의 대국민 입장문에서 ‘헌법재판소는 대한민국 최후의 보루로서 공정한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믿는다’며 “우리 국민, 정부, 정치권 모두는 그 결정에 승복해야 한다. 오직 그것만이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무너진 질서를 바로 세우는 길”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서로를 미워하고 불신하는 데 있지 않다. 국민 모두가 함께 걸을 길을 모색하며, 오직 국민을 위한 정치에 몰두해야 한다. 종교계는 이 땅에 평화와 안정이 깃들기를, 국민이 다시 하나 되어 상처를 치유하고 화합할 수 있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 안전하고 더 감동적인 공간으로!’ 인천문화예술회관 재개관

인천 문화예술회관이 단계별 리모델링을 모두 마치고 재개관 한다. 3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예술회관은 안전성과 이용자 만족도에 초점을 두고 리모델링 공사를 마쳤다. 건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방수작업과 건축 인프라를 전면 교체하고 무대 환경을 최적화해 공연 제작의 기술 안정성을 강화했다. 또 로비와 객석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바꿔 이용자 만족도를 높이고자 노력했다. 예술회관은 이용자 수요를 고려해 이달 중 부분 리모델링을 한 소공연장, 공사가 끝난 전시실, 회의장을 우선 재개관 한다. 오는 8일부터 24일까지 전시실에서는 인천 공공예술의 변천사를 조명하는 ‘시간의 조각 전(展)’을 개최한다. 또 4~5월, 소공연장 운영을 점검하기 위한 다양한 시범 공연을 한다. 인천시립교향악단의 ‘For Culture Leaders’, 인천시립장애인예술단의 ‘다함께, 봄’, 인천시립극단의 ‘이수일과 심순애’가 차례대로 관객들을 만난다. 이밖에 예술회관은 오는 8월, 건축공사를 마치고 9월에 사전점검, 이후 10월에 대공연장을 전면 개관할 예정이다. 대공연장은 신속한 기동과 정밀 제어가 가능한 무대 제어 시스템을 설치하고, 조명은 친환경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교체한다. 대중음악에서 클래식까지 섬세하게 소화할 수 있는 다목적 음향시스템도 구축한다. 로비와 객석, 부대시설도 관객 친화적 공간으로 거듭나 ‘빛의 울림’을 주제로 유려한 조형미 공간을 조성해 찾아오는 관객들에게 휴식과 심미적 만족감을 주는 아늑한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문화예술회관은 이를 기념해 12월까지 ‘재개관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자체 기획 공연인 클래식 시리즈 ‘이 비르투오시 이탈리아니 내한 공연’을 시작으로, 시립무용단의 ‘진동(震動)’, 시립소년소녀합창단의 ‘인천! 해방둥이’, 뮤지컬 ‘맘마미아’, 시립극단의 ‘홍도야 우지마라’, 시립합창단의 ‘메시아’,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시립교향악단의 ‘송년음악회’ 등 대표적인 대형 공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윤도영 시 문화체육국장은 “새롭게 단장한 인천문화예술회관을 통해 시민들에게 다채로운 공연과 품격 있는 전시를 선보이며, 인천시 문화예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역 예술 발전을 선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올 봄 가평서 즐기는 벚꽃여행...‘에덴벚꽃길 벚꽃축제’

가평 에덴벚꽃길에서 오는 5일부터 13일까지 ‘2025 에덴벚꽃길 벚꽃축제’가 열린다. ㈜올리브스타(대표 박지희) 주최·가평군 후원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힙·핫·펀(HIP·HOT·FUN)’을 주제로 기획됐다. 에덴벚꽃길은 기후상 전국에서 가장 늦게 벚꽃이 개화한다. 축구장 12개 길이(약 1.2㎞)의 수령이 30년 된 벚꽃터널, 벚꽃길 위 펼쳐지는 300m 마젠타 핑크 잔디 등의 명소로 이름났다. ■ ITX 열차 이용 시 서울서 50분거리…대중교통 접근성 뛰어나 에덴벚꽃길 벚꽃축제의 가장 큰 장점으로 대중교통의 접근성이 꼽힌다. 서울 용산, 청량리 등에서 ITX 열차를 이용하거나 청량리에서 춘천까지 이어지는 경춘선 열차를 탑승하면 서울에서 50분 거리다. 경춘선 상봉역에서 상천역까지 13개역, 48분이 소요되며 축제 기간 주말에는 상천역에서 축제 행사장을 오가는 노선버스도 운행된다. 올해 에덴벚꽃길 벚꽃축제는 다양한 이벤트와 문화예술 공연, 마켓 등이 이어진다. 가평산 생딸기 디저트를 비롯해 가평군을 대표하는 농특산물 마켓이 마련돼 축제의 즐거움과함께 지역사회와의 상생도 도모한다. 미8군 군악대 캄보밴드, 오케스트라 콘서트, 벚꽃길 행진 퍼레이드, 가평 지역예술인 버스킹 등의 무대가 펼쳐지며 방문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노래자랑에서 푸짐한 상품도 얻을 기회가 마련된다. 에덴벚꽃길 벚꽃축제가 열리는 가평 ‘상천리’ 지역은 상감천(上甘泉)의 준말로 ‘맛이 좋은 샘이 있다’는 데에서 유래한 만큼 전국 최고 수준의 청정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상천리 인근으로는 유명 관광명소들이 위치하고 있다. 가평 8경 중 2경으로 경치가 좋은 데다 호수 둘레에 1.9km의 자전거 길이 있어 연간 1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곳이다. 인근 ‘가평 잣향기 푸른숲’은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도내 15곳의 산림휴양지 가운데 피톤치드 배출 1위로 꼽은 곳이다. 특히 1년 중 4월과 6월, 8월, 10월에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나와 에덴벚꽃길 벚꽃축제 시기에 피톤치드를 즐길 수 있다. 축제 관계자는 “에덴벚꽃길 벚꽃축제는 남녀노소 모두 오감으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와 볼거리로 방문객들에게 한층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상포진 백신, 치매 위험 낮춘다…미접종자보다 20% 낮아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하면 치매 발병 위험이 20%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 파스칼 겔드세처 교수팀은 3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영국 웨일스 지역의 79세 전후 노인 중 대상포진 백신 접종자와 비접종자의 치매 위험을 7년간 추적한 결과, 접종자의 치매 발병률이 미접종자보다 20% 낮았다고 밝혔다. 대상포진은 수두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인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원인이며, 대체로 수십 년 동안 신경 세포 안에 잠복하다가 면역력이 약해지는 노년기에 활성화되면서 대상포진을 일으킨다. 연구팀은 영국 웨일스 지역에서 2013년 9월 1일부터 당시 79세인 사람은 누구나 백신을 접종할 수 있게 했다. 다만 80세 이상은 접종 대상이 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다른 환경 요인은 모두 같으면서 태어난 시기만 몇 주 다른 28만2천541명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이 치매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 관찰했다. 백신 접종 후 7년간 접종 그룹의 대상포진 발생률은 3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대상포진 백신 접종자들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20%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대상포진 백신의 치매 예방 효과를 명백하게 보여준다"면서도 “백신의 면역체계 활성화 효과인지 아니면 바이러스 재활성화 억제 덕분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대상포진 백신이 치매를 예방하거나 지연시키는 효과에 대한 인과관계와 정확한 메커니즘을 밝히려면 무작위 임상시험 형태의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대상포진을 예방하려면 백신을 접종하는 게 최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국가 예방접종에 포함되지 않아 백신 접종 비용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다만, 지자체별로 고령자를 대상으로 대상포진 무료 예방접종 사업을 벌이고 있다.

[법률플러스] 소송신탁은 무효

‘신탁’이란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특정의 재산을 이전하거나 담보권을 설정하는 등의 처분을 하고 수탁자로 하여금 수익자의 이익 또는 특정의 목적을 위해 그 재산의 관리 기타 신탁 목적의 달성을 위해 필요한 행위를 하게 하는 법률관계를 말한다(신탁법 제2조). 그렇다면 X에 대해 금전채권을 가지고 있는 갑(위탁자)이 을(수탁자)에게 위 채권을 신탁하고 을이 X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하면 그 판결금을 갑(수익자)에게 지급하도록 하는 신탁계약도 효력이 있을까. 민사소송법(제87조)에 따르면 (일정한 사유를 제외하면) 오직 변호사만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다. 즉, 위 사안의 채권자 갑은 법대를 졸업해 법률 지식이 풍부한 (그러나 변호사는 아닌) 을을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할 수 없다. 그러나 만일 갑과 을이 위처럼 신탁계약을 맺는 것을 허용한다면 이는 결국 간접적으로 변호사 대리 원칙을 회피하는 결과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신탁법 제6조(소송을 목적으로 하는 신탁의 금지)는 ‘수탁자로 하여금 소송행위를 하게 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신탁은 무효로 한다.’라는 명문의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그렇다면 갑이 을에게 채권을 양도하는 것은 어떠한가? 즉 갑이 을에게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권한을 수여할 목적으로 채권을 양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채권양도를 금지한다는 명문의 규정은 없다. 그러나 대법원(2022년 1월14일 선고 2017다257098 판결 등 다수의 판결)은 ‘소송행위를 하게 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채권양도도 신탁법 제6조의 유추 적용에 따라 무효’라는 입장을 확고하게 견지하고 있다. 이처럼 신탁법 및 대법원 판례는 소송신탁 또는 소송 목적 채권양도를 금지하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소송’에는 전형적인 소송뿐만 아니라 민사집행법에 의한 강제집행의 신청 등 사법기관을 통해 권리의 실현을 도모하는 행위도 포함된다. 한편 이처럼 법률에 의해 금지하는 소송신탁 또는 채권양도가 이루어졌다면 이후 설사 을이 변호사를 선임한 때도 그 하자가 치유되지 않는다(대법원 2006년 6월27일 선고 2006다463 판결 참조). 을이 X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소송신탁’ 또는 ‘소송목적의 채권양도’가 밝혀지면 법원은 그 소를 각하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갑과 을의 행위는 형사문제(변호사법 위반죄)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만일 을이 제기한 소송에서 소송신탁 등의 사실이 밝혀지지 않음에 따라 을의 승소판결이 선고됐고 을은 판결금을 받았다. 그러나 을은 그 돈을 갑에게 지급하지 않고 있다. 이에 갑이 을을 상대로 판결금의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그 과정에서 소송신탁 등의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이 사안에서 법원은 탈법행위를 저지른 을이 탈법행위를 저지른 갑에게 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하는 것이 옳을까. 이러한 쟁점을 직접 다룬 선례는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소송신탁 금지 규정의 취지를 관철하기 위해 갑의 청구가 기각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노동을 해석하는 이토록 다양한 시선…'노동자가 만난 과학', '지불되지 않는 사회'

최근 전 세계 소셜미디어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단어 중 하나는 지브리다. 오픈AI가 최근 발표한 챗GPT-4o 이미지 생성 모델의 지브리 화풍 이미지 생성이 열풍을 끌고 있다. 일상의 어려움을 챗 GPT에서 묻고, 위로와 공감을 얻는다는 이들도 점점 늘고 있다. AI와 같은 첨단 과학이 우리의 삶을 비집고 들어오는 시대, 인간의 노동은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고 지켜나가야 할까. ■ 지불되지 않는 사회(인물과 사상사 刊, 김관욱 지음) 문화인류학자이자 의사인 저자가 바라본 우리나라 노동의 ‘이미지’가 글로 풀어졌다. 한국의 노동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밀려오는 느낌은 ‘숨가쁨’이다. 벅차고, 쉴 틈 없고, 다치고, 다친 것을 감당하고 또 일을 하는 일상. 저자는 만성적 피로와 저임금, 정리해고, 과로사 등 노동의 처참한 단면들을 다룬다. 저자는 ‘뜨거운 질문들’이라며 우리 사회에 노동과 관련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과연 우리가 하고있는 노동에 대해 합당한 지불을 받고있는 걸까. 우리에게 노동의 가치는 무엇일까. 노동이 곧 질병인 사회란 어떤 이미지일까. 나의 상처뿐만 아니라 타인의 상처에도 무감각해져야만 도덕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사회가 된 것은 아닐까. 저자가 말하는 ‘지불되지 않는 사회’ 속에서 상처가 되어가는 노동, 가치를 상실한 노동, 디지털 자본주의 시대의 노동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를 치유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 나선다. ■ 노동자가 만난 과학(빨간소금 刊, 박재용 지음) 과학은 인류가 함께 만든 공동의 자산이다. 공동의 자산은 과연 공평하게 돌아가고 있나. 첨단의 열매는 공정하게 되돌아가고 있는가. 코로나19 백신은 돈 많은 나라들에 몰려있고, 기후위기는 선진국이 불러일으킨 측면이 크지만 피해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미친다. 이 간극은 언제까지 당연하게 여겨져야 하나. 과학과 사회, 인간과 역사의 경계에 관한 책을 지속적으로 써온 박재용 작가가 과학의 두 얼굴을 이야기하는 책을 발간했다. 자본과 권력에 봉사하는 과학의 역사를 비판적으로 살펴보고, 노동자와 민중의 편에 선 과학의 가능성도 모색한다. 과학이 시민의 삶에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어떻게 하면 과학을 노동자와 민중의 것으로 만들지 풀어낸다. 전 세계 곳곳에서 과학의 민주화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예시도 있다. 맨발의 대학처럼 민중과 함께하는 과학교육을 실천하는 이들이 있고, 브라질의 민중 과학 운동처럼 대안적 과학기술을 만드는 이들이 있다. 그가 과학을 맞닿게 하려는 노동자와 민중의 삶의 언어로 풍부하게 서술한 점이 눈에 띈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8년 만에 명예관장으로 복귀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리움 명예관장으로 복귀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문화재단은 창립 60주년을 맞아 기획한 호암미술관 특별전 ‘겸재 정선’ 개막에 맞춰 이건희 선대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을 리움 명예관장으로 추대했다. 지난달 31일 ‘겸재 정선’ 개막식에 참석해 미술계 인사들과 인사를 나눴으며 이번 전시 도록에도 홍라희 명예관장의 이름으로 인사말이 실렸다. 2017년 이른바 국정농단 사태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여파로 관장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리움미술관 관장직은 8년째 공석이고, 딸인 이서현씨가 리움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홍 명예관장은 ‘겸재 정선’ 전시 도록 인사말을 통해 “삼성문화재단과 간송미술문화재단에서는 조선을 대표하는 화가 겸재 정선의 회화세계를 보여주는 ‘겸재 정선’전을 공동으로 개최한다”며 “두 재단의 창립자인 호암 이병철 선생과 간송 전형필 선생은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한 ‘문화보국’을 실천하신 분들이었다. 공통된 비전에 의해 설립된 두 기관이 겸재 정선이라는 주제 안에 협력했다는 것은 이 전시를 더욱 뜻깊게 한다”고 전했다. 경기여고와 서울대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한 홍 명예관장은 1995년 시아버지인 고 이병철 회장이 경기도 용인에 세운 호암미술관 관장직에 취임한 후 미술계에 본격 데뷔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국내 미술계 영향력 1위’를 기록하며 안목과 영향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세계적 미술 전문 매체 ‘아트넷’이 선정한 세계 200대 컬렉터에 해마다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미술계는 홍 명예관장의 복귀가 침체된 미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편 한국의 양대 사립 미술 기관인 삼성문화재단과 간송미술문화재단이 공동 기획한 ‘겸재 정선’은 총165점을 선보이는 국내 최초·최대 규모 전시다. 인왕제색도 등 국보·보물로 지정된 정선의 작품 12점 가운데 8점이 이번 전시에 공개됐다.

[생각하며 읽는 동시] 새싹

새싹 장춘희 들썩, 연노랑 새싹 아기의 작은 어깨 짓 대지를 들어 올린다 또 한 번의 안간힘으로 언 땅을 밀고 올라온 왼쪽 어깨 세상마저 들어 올린다 봄은 늘 여린 몸짓으로 우주를 여는가 보다 어여쁜 ‘봄’ 봄은 참 대견하다. 겨우내 꽁꽁 언 땅을 비집고 올라온다. 봄은 참 귀엽다. 연둣빛 싹을 쏘옥 내미는 것을 보면 꼭 잠에서 막 깬 아기 얼굴을 보는 것 같다. 이 동시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여린 몸짓으로 우주를 연다’는 것. 시인은 왜 ‘강한 몸짓’ 대신 ‘여린 몸짓’이 우주를 연다고 했을까. 강한 몸짓이 우주를 여는 데 더 좋지 않았을까. 세상에는 강한 것보다 여린 것이 더 힘을 발휘하는 경우도 있는 법. 두꺼운 외투를 벗기는 것은 북쪽의 찬 바람이 아니라 따사로운 햇볕이다. 마찬가지로 봄은 왁자지껄하게 오는 게 아니라 소문도 없이 온다. 그게 봄의 어여쁨이다. 필자의 친구 가운데도 ‘봄’ 같은 이가 있었다. 중학교까지 같은 학급에서 공부한 그 친구는 언제나 조용했고, 은근했고, 말이 없었다. 그냥 좋으면 배시시 웃는 것으로 대신했다. 싫어도 내색을 하지 않는 게 그 친구의 태도였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미적지근한’ 친구로만 대했다. 그러나 그가 다른 학교로 전학 간 후 우리는 그의 존재를 새삼 깨달았다. 그의 조용한 태도와 은은한 미소가 종종 떠올랐다. 요즘처럼 시끄러운 세상에 봄 같은 그 친구가 생각나는 것도 그 때문이리라. 봄은 예나 지금이나 목소리가 낮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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