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진출 32강 전력분석/브라질-터키

영원한 우승후보 삼바축구의 브라질. 지난해 벌어진 남미대륙 예선에서 실망스런 성적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브라질을 우승후보에서 제쳐놓기는 힘들다. 초대 월드컵부터 2002 한·일 월드컵까지 한번도 본선에 빠진 적이 없고 58년부터 94년까지 모두 4차례 우승컵을 안아 최다우승국의 명예를 보유한 브라질은 설명이 필요없다. 그러나 94년 프랑스 월드컵 준우승 이후 축구계의 부정부패 파문과 최근 3년간 4명의 감독이 바뀐 가운데 지역예선을 치르는 동안 무려 65명의 선수들이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벗었을 정도로 대표팀이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 이번대회에서는 선뜻 우승 후보로 점치는 전문가가 드물다. 자주 바뀌는 선수들은 제 자리를 찾지 못한 채 이리저리 바뀌는 감독들의 지도스타일에 우왕좌왕했고 이 결과 브라질은 지역예선 최종전에서 우루과이를 3대0으로 꺾고 간신히 3위를 차지, 네덜란드와 함께 2002 월드컵 지역예선 탈락이라는 최대 이변의 희생양이 될 뻔 했다. 더구나 노장 호마리우의 복귀를 놓고 말많은 자국내 축구 팬들과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간의 신경전이 끊이지 않고 있고 주공격수 호나우두의 부상까지 겹쳐 대표팀 전력이 최악의 상황까지 치달았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6년여동안 굳건히 지켜오던 1위를 내놓고 3위까지 추락했던 브라질은 최근 몇차례의 평가전을 통해 전성기때의 전력을 되찾아가고 있고 터키, 중국, 코스타리카 등 한수 아래의 국가들과 한 조에 속해 조수위는 무난할 듯 하다. 허리를 중시하는 3-5-2 시스템을 짜는 스콜라리 감독은 선수들에게 개인기에 의한 단독 플레이를 삼가하는 대신 미드필드에서부터 더욱 거칠게 상대를 압박하면서 공격과 수비의 전환을 빨리 하도록 주문하고 있다. 공격에는 최근 부상에서 회복한 ‘세계 최고의 골잡이’호나우두가 에디우손이나 데니우손과 투톱을 이룰 전망이다. 미드필더로는 세계 최고의 왼발 공격수 히바우두와 프리킥의 명수 호베르투 카를로스를 중심으로 밤베타, 파울리스타가 나서며 에메르손, 클레베르손 등이 주전 미드필드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마르코스가 주전 수문장을 꿰차고 있는 가운데 쓰리백으로는 에드미우손과 카푸, 루시우가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호케 주니오르, 벨레티 등이 대기한다./정민수기자 jms@kgib.c.kr 48년만에 본선무대 ’다크호스’ ‘오스만 투르크의 영광’을 간직한 터키는 48년만에 월드컵 본선무대에 복귀한 다크호스. 월드컵 본선 출전 경력은 지난 54년 스위스월드컵 이후 무려 48년만이지만 99∼2000 유럽축구연맹(UEFA)컵에서 터키 프로팀인 갈라타사라이가 정상에 올라 유럽 대륙을 발칵 뒤집어 놓았고 2000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도 8강에 올라 신흥 강팀으로 부상했다. 한·일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는 스웨덴에 조 1위를 내줬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오스트리아를 대파, 축구에 관한한 주변국이라는 이미지를 씻었다. 세놀 귀네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3-5-2 포메이션이 기본 전형이지만 강팀과의 대결에서는 수비에 중점을 둔 4-4-2 시스템을 사용하기도 한다. 공격의 선봉인 투톱에는 터키 최고의 스트라이커 하칸 수쿠르와 아리프 에르뎀 또는 일한 만시즈가 맡고 터키의 마라도나로 불리는 단신 오캄 부르크와 엠레 아시크가 좌우 날개에 포진한다. 미드필드에는 힘좋은 일리다이 바스투르크, 투가이 케리몰루 등이 공수의 완급을 조절하고 수비는 베테랑 알파이 오잘란이 주축인 가운데 불렌트 코르크마즈와 파티흐 아키엘이 좌우 측면을 지킨다. 골문을 지키는 루스투 레즈베르는 세계 정상급으로 평가될 만큼 뛰어난 수문장. 터키 전력의 핵심인물은 최전방 공격수 하칸과 골키퍼 루스투다. ‘보스포로스의 황소’로 불리는 191㎝의 장신 스트라이커인 하칸은 큰 키를 바탕으로 헤딩슛은 물론 스피드와 볼컨트롤 등 개인기까지 갖춘 요주의 인물이다. 이탈리아 프로리그에서 뛰고 있는 하칸은 터키 갈라타사라이 시절 13시즌동안 198골을 터뜨려 터키의 영웅으로 자리잡았다. 예선 12경기에서 8골만을 허용했던 골키퍼 루스투는 공중볼 처리 능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뛰어난 판단력으로 상대 공격수와의 1:1 상황에서도 좀처럼 골을 허용하지 않는 놀라운 능력을 갖추고 있다. 터키대표팀은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것이 강점이지만 스트라이커 하칸의 발목이 잡힐 경우 뚜렷한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하고 알파이가 이끄는 수비진도 곧잘 흥분해 경기를 망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정민수기자 jms@kgib.co.kr

김영준교수, 체육상 연구부문 수상

“더 많은 연구로 체육발전에 기여한 사람들도 많을텐데 뜻밖의 큰 상을 받게돼 송구스럽습니다. 한국 체육발전을 위해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21일 시상하는 2002 대한체육회 체육상 연구부문 수상자인 김영준 교수(54·경기대 스포츠과학대학원)는 수상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일반인들에게 ‘빠떼루아저씨’로 더 알려진 김 교수는 70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획득했으며 72년 뮌헨올림픽과 74년 테헤란아시안게임에 출전했던 경기인 출신. 84년 LA 올림픽에는 감독으로 금메달리스트 김원기를 조련했던 김 교수는 86년부터 방송 해설위원으로 활약, 96 애틀랜타올림픽에서 구수한 사투리로 레슬링 경기를 해설해 일약 스타덤에 오르기도 했다. 경기인 출신으로 국영 기업인 주택공사의 홍보실장을 역임 한 뒤 만학의 열정을 보이며 대학 강단에 선 김 교수는 2000년 ‘스포츠 조직의 조직문화와 구조적 특성의 관계’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지난해 부터 경기대 스포츠과학대학원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그동안 12편의 논문과 스포츠 에세이 ‘빠떼루 없는 세상 만들기’를 출간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도 했으며 지난해에는 ‘스포츠 지도론’을 펴냈다. 현재 한국체육과학회 부회장직을 맡고있는 등 스포츠 학술분야에서도 폭넓은 활동을 펴고 있기도 하다./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수비트리오 ’오언을 맡겨다오’

“아무리 강팀이라도 더 이상 0대5는 없다”지난 3월 유럽전지훈련에서 홍명보가 가세하면서 구축된 한국축구대표팀의 스리백 수비가 2002월드컵 우승후보인 잉글랜드를 상대로 강도높은 테스트를 받는다. 송종국이 오른쪽 미드필더로 빠지면서 최진철-홍명보-김태영 등 ‘30대 트리오’로 구성된 한국 수비는 스페인전훈 첫 평가전인 터키전을 포함, 이후 6차례의 평가전을 통해 안정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홍명보의 복귀는 미드필드와 공격력을 뒷받침하며 전반적인 한국 전력의 상승에 큰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같은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한국팀은 3월 이후 5게임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고 총 6차례의 평가전에서 3승3무의 호성적을 거두며 월드컵 16강 진출의 꿈을 부풀려 왔다. 그러나 지난 6차례 평가전 상대들이 알맹이가 빠진 공격진을 내보내거나 어렵사리 한국전에 나온 스타 스트라이커들도 기대만큼의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던게 사실이다. 결국 그동안의 평가전을 통해 한국 수비가 치른 모의고사 상대는 포르투갈, 폴란드 등 본선 조별리그 상대들의 매서운 공격력 보다는 한 수 아래의 전력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21일 평가전 상대인 잉글랜드는 네덜란드(98프랑스월드컵 본선)와 프랑스(2001 컨페더레이션스컵) 등 그동안 한국에게 0대5의 참패를 안겨줬던 팀들과 견주어 손색이 없는 최상의 공격력을 가진 팀이다. 특히 한국전 투톱 출격이 예상되는 마이클 오언과 에밀 헤스키(리버풀) 등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상상을 초월하는 스피드와 골감각으로 정상급에 속하는 선수들이어서 ‘30대 수비 트리오’에게 혹독한 시련을 안겨주기에 충분한 전력. 한국대표팀의 ‘30대 수비 트리오’가 세계최정상 그룹에 손꼽히는 잉글랜드 공격진을 상대로도 그동안 받아온 ‘안정된 수비’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지 축구팬들의 이목이 제주월드컵경기장으로 모아지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