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코다’라는 영화를 보았다. 이 영화를 통해 처음 알게 된 용어이다. 코다는 청각장애 부모의 비장애 자녀를 일컫는 말이다. 이 영화 주인공은 코다로 어렸을 때부터 가족의 귀와 입이 돼 가족과 세상을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다 보니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갈지 갈등하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이 영화에서처럼 가족의 장애 또는 중증질환을 가진 가족을 돌보는 청소년, 청년들의 복지 사각지대에 알아보고 개선할 점 등에 대해 알아보게 됐다. 2021년 보건복지부 통계를 보면, 국내 청각 장애인 수는 40만 명이 넘는데 코다의 현황은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부모의 버팀목이 돼 주는 코다는 어렸을 때부터 수어도 익혀야 하고 말도 배워야 하는데 가정 여건상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 그래서 말과 글을 배울 때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어린 나이부터 책임을 무겁게 지고 있는 코다에게 공식적으로 배울 수 있는 수어 교육과 한글 교육 등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원을 위해 코다의 파악이 더 시급해 보인다. 우리 사회에는 어린 나이부터 가족 병간호로 인해 아픈 영 케어러가 있다. 영 케어러는 부모나 조부모가 갑자기 장애가 생겨 청소년 때부터 간병하며 집안을 돌보는 취약 계층 청소년, 청년들이다. 일반적으로 중·고등학생은 부모에게 한참 보호받아야 할 나이지만, 이들은 오히려 하교 후에 밤늦게까지 아르바이트로 생계도 이어 나가야 하고 거동이 불편한 부모나 조부모의 병간호까지 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작년 말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도 장애와 중증질환이 있는 아버지를 모시던 청년이 아버지의 부탁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영 케어러의 가슴 아픈 일이 있었다. 우리 사회는 영 케어러가 얼마나 되는지조차 모르고 있다. 외국 사례를 보면 호주는 2010년부터 그리고 영국과 일본은 2019년부터 실태를 파악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에게 학비, 생활비, 병간호 보조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영 케어러의 공식적인 통계조차 없다. 국가는 이러한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 청년들의 실태를 파악해야 한다. 보건복지부와 교육부가 협력해 전국 중·고등학생 중 영 케어러 실태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의료비, 교육비, 자기계발 지원금 등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의 코다 그리고 영 케어러처럼 장애가 있는 가족들을 돌보며 병간호를 도맡은 이들에게 지원책을 마련, 꿈을 이루며 살아갈 수 있게 발판을 만들어줘야 할 것이다. 복지 사각지대를 빠르게 발굴하고 지원정책으로 누구나 행복한 세상이 되기를 기대한다. 유준선 시흥 능곡고
선물처럼 찾아와 2주간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었던 ‘어치 가족’에 대한 하루하루의 이야기를 기록해 본다. 어치는 한국과 유라시아 대륙에 서식하는 비둘기보다 조금 작은 체구를 가졌으며, 대담하고 호기심 많은 새이다. 2022년 6월8일 경기과학고의 모든 학생은 생활관을 나와 구름다리를 건너 본관으로 등교한다. 3년째 다니고 있는 똑같은 길, 난 눈 감고도 갈 수 있다. 그 익숙한 길에 선물이 찾아왔다. 구름다리와 본관이 연결된 모서리 부분에 무성하게 웃자란 담쟁이를 걷어내는 과정에서 갓 부화해 꼬물꼬물거리는 아기 새 일곱 마리가 발견됐다. 어떤 녀석이 둥지를 틀고, 알을 낳고, 그 알이 부화해 아기 새가 태어난 것이다. 물론 담쟁이로 덮여 있어서 그 과정은 아쉽게도 볼 수 없었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이런 생명체를 볼 수 있다니. ■‘어치 가족’ 일지 6월9일 오늘 아침 등교하면서 보니 누군가 아기 새들이 보이는 구름다리 유리를 종이로 막아 둥지를 가려 놓았다. 그리고 그곳에 새의 사진과 함께 새의 이름을 ‘유라시아 어치’로 동정해 붙여 놓았다. 거기에 쓰여 있는 또 다른 한마디 ‘조금만 조용히 쉿~!’. 어제부터 어미 어치가 불안해하며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고 걱정을 한 경기과학고 학생의 손길인 것 같다. 6월10일 가려진 종이 틈으로 보니 아기 어치들이 힘이 없어 보인다. 목도 들기 어려워하고 머리를 바닥에 대고 숨만 헐떡인다. 담쟁이가 없어지며 따가운 햇빛이 그대로 들어가 더 힘들어하는 것 같다. 교내 건의 사항 게시판에 어치에게 햇빛 가림막을 선물하자는 의견이 올라왔고, 곧장 어치 가족을 위한 까만색 천의 햇빛 가림막이 설치됐다. 나는 어미가 가림막 때문에 아기 어치한테 오지 못할까봐 걱정했었는데, 어미는 가림막 위에 앉아서 오히려 더 여유롭게 아기 어치들을 보살피고 있다. 6월13일 주말 동안 집에 다녀오느라 어치를 보지 못했다. 어치 가족이 너무 궁금했다. 조심스럽게 막혀 있는 종이를 들추고 어치를 보았다. 깃털도 보송보송해지고 제법 많이 컸다. 그런데 지난 금요일까지 분명히 일곱 마리였는데 한 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알아보니 한 마리가 구름다리 밑으로 떨어져 죽었다고 한다. 그물망을 설치해서 떨어지는 어치를 받아서 다시 넣어주자는 의견이 게시판에 다시 올라왔다. 그러나 ‘그것도 자연의 섭리다. 안타깝지만, 우리가 받아들여야 한다’라는 의견이 대세가 되어 그물망은 설치되지 않았다. 떨어진 어치는 정성껏 묻어주었다고 한다. 나머지 여섯 마리는 절대 떨어지지 말기를. 6월15일 모든 경기과학고 식구들이 지나갈 때마다 종이를 들추고 사진을 찍는다. 그때마다 같이 있던 어미 어치는 엄청 스트레스를 받는 것처럼 보인다. 경계하는 눈빛에 살기가 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어치 둥지 위로 관찰카메라가 설치되었고, 그 영상이 둥지 바로 앞에 있는 TV 모니터에 중계되기 시작했다. 이제 종이를 들추지 않아도, 어미 새의 눈치를 보지 않고도 귀여운 아기 어치들을 맘껏 볼 수 있다. 많은 친구가 걸음을 멈추고 한참씩 TV 모니터 앞에 머물다 간다. 6월16일 어치가 나오는 모니터를 한참 동안 지켜봤다. 어미가 먹이를 가져왔을 때 아기 어치들이 어떻게 반응하며 먹이를 받아먹는지 살펴보니, 한마디로 전쟁이다. 서로 먼저 먹겠다고, 더 먹겠다고 한껏 입을 벌린다. 그러면 입 안쪽의 빨간 피부가 드러나고 그 붉은 빛은 벌려진 부리와 절묘하게 어우러져 하트처럼 보인다. 마치 ‘엄마, 사랑해요!’라고 말하는 것 같다. 먹이를 먹지 못한 아기 어치는 입을 벌리며 계속 보채지만 끝내 실망하고 만다. 먹이를 좀 더 먹기 위한 치열한 경쟁. 그 순간 나는 어치의 모습 속에서 익숙한 우리의 모습을 발견했다. 우리도 좀 더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친구와 경쟁하고 싶지 않다. 그보다 나는, 나 자신과의 경쟁에 더 성실한 사람이고 싶다. 6월17일 오늘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어미가 아기 어치들의 배설물을 치우는 장면이다. 먹이를 먹던 아기 어치 한 마리가 갑자기 엉덩이를 높이 들고 막 흔들더니, 거기에서 하얗고 둥근 배설물이 나왔다. 그걸 본 어미 어치는 아무 망설임 없이 받아먹었다. 다른 아기 어치들도 차례로 엉덩이를 흔들었고, 어미는 그것들을 모두 받아먹었다. 둥지의 오염을 막기 위한 본능일까? 모성일까? 신기한 마음에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6월20일 주말을 지나고 오니 아기라고 하기에는 아기 어치들이 너무 커져 버렸다. 언뜻 보면 어미와 잘 구분이 되지 않는다. 날갯짓도 아주 힘차다. 갑자기 떠날까 봐 불안하다. 오늘 등교할 때 게시판을 보니 ‘어치 가족 이름 지어주기’ 이벤트가 진행 중이었다. 잘 몰랐었는데 지난주 금요일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게시판에 붙어있는 이름들이 날 웃음 짓게 한다. 역시 과학고 학생들이다. ‘수치, 통계치, 평균치, 가중치, 근사치, 오차’ (수학을 좋아하는 학생인가 보다.), ‘수새, 정과새, 물새, 화새, 생새, 지새’(이건 우리 학교에서 많이 배우는 과목명으로 만든 것 같다. 참, 정과새는 정보과학에서 왔다.), ‘저만치, 그만치, 자그마치, 일찌감치, 느지감치, 꼬치꼬치’, ‘구름, 다리, 유라, 시아, 어치, 인듯’ 등 이 외에도 기발한 이름들이 많았다. 6월21일 어제 새들의 날갯짓을 보고 불안했었는데, 오늘 어치 가족이 모두 떠나버렸다. 학생들은 저녁을 먹고 야간 1차시를 준비하는 한가한 시간. 날갯짓만 해오던 아기 어치들이 드디어 용기를 내었나 보다. 한 마리씩 둥지에서 뛰어내리며 힘차게 날개를 움직여 보지만, 멀리 가지 못하고 본관과 학습관 사이 계단 앞쪽에 모두 내려앉았다. 많은 학생이 몰려와 아기 어치들을 아주 가까이서 직접 보고 사진도 찍고 즐거워했다. 너무 사랑스러운 어치. 그런데 그때 이 녀석들이 계단을 올라가서 운동장 옆에 서 있는 소나무로 힘겹게 기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거기서 만나기로 약속했나 보다. 엉뚱한 방향으로 헤매고 있는 두 녀석은 한 친구가 조심스럽게 손으로 안아서 나무로 옮겨 주었다. 어미는 바짝 긴장해서 안절부절못하고 잔뜩 경계했지만, 우리는 마냥 행복하고 신기했다. 곧 시작된 야간 자율학습 시간, 우린 공부를 하러 학습실로, 솔마루로, 유리마루로, 학술정보관으로 흩어졌다. 그렇게 우린 어치 가족과 헤어졌다. ■자연과 함께한 값진 2주 6월의 따가운 햇빛과 함께 찾아온 사랑스러운 ‘어치 가족’이 있어서 우린 2주간 너무 행복했다. 우리 모르게 훌쩍 떠나지 않고, 이렇게 잊지 못할 마지막 이벤트까지 해주고 떠난 어치 가족에게 감사하다. 그리고 계속되는 공부와 다가올 시험, 입시에 마음 졸이며 지쳐있는 우리들의 작은 행복을 위해 카메라도 설치해 주시고 여러 가지로 맘 써주신 경기과학고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 송혁중 경기과학고
■ 학부모와 수업의 참견 김영득 의정부 상우고 교사 “엄마로서는 당장 그 선생한테 따지고 싶은데, 동지애적 의리로 참았죠” 지난해 겨울, 한해가 저물어갈 무렵의 연수에서 만난 한 중학교의 부장 선생님은 코로나 수업을 되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자신의 아이가 다른 학교에 재학 중인 중학교 저학년인데 온라인 수업을 어찌 하나 잠깐 봤더니, 해당 교사의 수업이 정말 엉망이더라는 것이다. 아이 걱정에 눈 앞은 캄캄해졌지만 자신도 한 사람의 교사려니와 해당 선생님은 오죽할까 하며 참았다는 결론과 함께, 이야기는 쉽사리 끝났다. 만약에 그 선생님이 수업에 간섭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본인도 교사이며 온라인 수업 경험이 있기 때문에 더욱 확실하고 철저한 참견이 가능했을 것이다. 그리고 해당 교사도 상대방이 역시 교사이기 때문에 ‘동지애적 의리로’ 그런 상황을 감내했을 수도 있다. 지켜보는 엄마의 상황, 누가 지켜볼지 모르는 상황에서 온라인으로 수업을 해야 하는 상황. 코로나 2년간 이런 일들은 우리에게 무척 흔한 일이 됐다. 실제로 많은 학부모들이 허술한 온라인 수업을 발견하고 문제를 제기해 개선을 이끌어내기도 했으며, 교사들은 일상적인 아이들 담배에 대한 민원, 교복에 대한 민원, 수행평가에 대한 민원 등등, 수없이 많은 학부모들의 간섭과 참견에 더해, 수업에 대한 간섭까지 머리에 새기게 됐다. ■ ‘참견’의 역사 수업에 대한 참여와 간섭이 과연 부당한 것일까? 대한민국에서 수업보다도 중요한 교육활동으로 여겨지는 ‘평가’에 대한 학부모들의 간섭은 사실, 훨씬 역사가 길다. “엿이나 먹어라”로 유명한 무즙 파동이 1964년이다. 4년 뒤인 1968년엔 미술 시험에서 출제된, 목판화에 사용되는 조각칼에 대한 출제가 복수정답으로 인정이 된 ‘창칼파동’이 있어서 또 한번 나라가 뒤집어지는 소동이 발생했다. 오늘날까지도 교사들의 교육활동에 있어서 이러한 학부모들의 평가에 대한 반발은 굉장히 중요한 고민거리다. 하고 싶은 수업이 있거나 새로운 시험문제 출제 아이디어가 있어도 학부모들의 참견으로 인해 미리 겁을 먹고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일이 많다. 그러나 학부모들의 이런 참견과 간섭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실제로 창의적인 평가, 혁신적인 수업에 가려 평가의 정밀함이 소홀해지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한 사람 한 사람 아이들 모두 신경을 쓰지 못하고 교사의 특성에 따라 더 관심 가는 아이에게 집중되는 일도 생겨날 수 있다. 코로나 감염증과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 학부모들의 눈길이 없다면, 어떤 교사라도 ‘클릭교사(동영상 수업 만으로 정규수업을 대체하는 교사)’가 되는 유혹에 빠질 수 있다. ■ 학부모의 학교 교육과정 참여, 정규화하고 공식화해야 대표적 도시형 대안학교인 이우학교의 경우 신입생 선발에 학부모 자기소개서 및 면접을 반영하고,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봉사활동을 정기적으로 한다. 운영위원회 및 이사회에도 학부모들의 참여가 필수인데, 학부모가 학교 이사장으로 위촉되는 일도 전혀 이상하지 않게 받아들여진다. 이러한 사례를 벤치마킹해 경기도의 많은 혁신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의 학교 교육과정 참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학부모 수업 공개를 확대하고 교내에서 학부모 주관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과거에 비해 양과 질 측면에서 더욱 발전하고 있다. 수업에 대한 참견이나 평가에 대한 간섭은 오히려 소소한 일이라고 보아야 할 만큼, 학교 운영 자체가 학부모들의 민주성과 주체성을 요청하고 있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부모들을, 교육의 세 주체(학생·학부모·교사) 중 하나라고 부르기 어려운 한계가 존재한다. 학부모위원회를 구성하고 학교 내부의 몇 개 위원회에 참여하는 것 말고는 교육과정 운영에 학부모들이 참여하고 의사를 개진할 수 있는 공식적인 창구가 없다는 점이다. 이를 테면 교장 및 교감은 학교 관리자로서 학교 교육과정의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데, 교장공모제와 같은 방식이 아니면 이들의 발령에 학부모들의 참여는 아예 막혀있다. 그러한 교장공모제조차 교원단체나 교육청 내부의 여론에 따라 적극적으로 시행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교육감 선출이 직선제로 바뀌면서 그나마 광역자치단체 단위의 정책 결정에 학부모들의 주권이 조금은 반영될 수 있게 됐지만, 선거 공약 수준의 정책이 아닌 하위영역에서의 교육정책에 대한 의사결정 참여는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 여전히 학부모들은 교육정책 및 학교교육활동에 대해서 수동적이고 부차적인 지위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다. 학부모주권이 유명무실한 말이 되지 않으려면, 단위 학교의 예산과 결산부터 학부모들에게 공개를 의무화하고, 교과 및 비교과에 대한 의사결정 참여를 제도화해야 한다. 현행 제도상 학교의 모든 결정은 학교장에게 최종 권한이 있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참여를 제도화해도 아무런 학교 운영의 어려움은 없다. ■ 학부모를 소외시키는 교육은 학생도 소외시킨다 팬데믹이 끝나간다. 온라인 수업의 기억도 지금 정리해두지 않으면 앞으로 다시 이야기해보긴 어려울 것이다. 모두에게 함께 들이닥친 온라인 수업이라는 환경 속에서 학부모의 학교 참여는 교육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었고, 어떤 기여를 해 왔을까? 고약한 비유겠지만 아무리 나쁜 학부모여도 최소한 어항 속의 메기 정도 역할은 할 수 있다. 학교가, 교사들이, 최선을 다하도록 자극을 주는 역할 말이다. 성인인 학부모들조차 교육활동 관련된 의사결정에서 소외시키는 것이 우리 학교 민주주의의 현주소인데, 과연 아이들은 소외시키지 않고 있을까? 학부모들이 나서서 주인될 권리를 요구하는 세상이 곧 아이들이 주인이 되게 만들 것이고 그에 따라 교사들도 주인이 되도록 할 것이다. 학부모회와 학생자치회를 봉사활동으로 부려먹기나 하는, 그런 학교들이 아니고 말이다. 김영득 의정부 상우고 교사
“태국 친구들 반가워요” 시흥 군서미래국제학교(교장 이용규)는 태국 Anuban Kamphaengsaen school과 온라인 교육 교류 수업을 진행했다고 30일 밝혔다. 군서미래국제학교와 태국 Anuban Kamphaengsaen school의 교사, 학생들은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의 지원을 받아 온라인으로 각국의 문화와 전통놀이에 대해 알아보고, 더 나아가 각 나라의 환경 문제를 찾아보고 지속 가능한 해결 방향을 함께 찾는 시간을 가졌다. 아울러 태국 현지 교사들의 진행으로 전통놀이의 종류를 알아보고 태국의 전통춤을 함께 춰보는 다양한 활동도 진행됐다. 학생들은 이번 수업을 마친 후 “태국 친구들과 함께 태국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춤을 춰보는 활동이 매우 흥미로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과정을 지도한 임은주·최윤정 교사는 “서로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미래사회의 기본 역량인 소통의 기본이며, 다음 수업에서는 환경과 생태교육으로 주제를 확장해 전 지구적인 공통문제인 환경보호에 대해 함께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규 교장은 “앞으로도 군서미래국제학교는 학생들에게 다가올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가질 수 있도록 자율성에 기반한 다양한 교육과정을 구성해 학생들의 성장을 돕겠다”고 밝혔다. 정민훈기자
기원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역사 속에는 수많은 전쟁들이 발발했었다. 더 많은 것을 차지하기 위해, 자국의 우월함을 드러내기 위해, 인간의 욕심에서 비롯된 모든 전쟁들은 지나친 견제와 갈등이 낳은 극단적 결과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 사회에서도 갈등은 끊임없이 발생하며 사람들은 과열된 경쟁과 깊어진 갈등을 해소시켜줄 수 있는 치료제를 원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해답을 역사 속에서 찾기도 한다. 오늘 우리가 주목해볼 역사는 바로 펠로폰네소스 전쟁이다. 기원전 5세기경 당시 그리스에서 제일 강력한 패권을 쥐고 있던 국가는 스파르타였다. 하지만 아테네가 페르시아 전쟁에서 승리한 이후 아테네는 주변 국가들과 동맹을 맺으며 스파르타와 견줄만한 신흥 강국으로 성장했다. 이에 위기를 느낀 스파르타도 다른 국가들과 동맹을 맺어 힘을 키웠지만 아테네와 스파르타. 두 국가는 서로를 점차 견제하며 급기야 전쟁까지 벌였다. 이 때 발발한 전쟁이 바로 펠로폰네소스 전쟁이다. 지중해 주도권을 놓고 기존 패권국 스파르타와 신흥 강대국 아테네가 충돌한 것이다. 혹시 투키디데스라는 역사학자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현실주의 국제정치관의 기초를 설립한 그리스의 역사학자 투키디데스는 현대에 이르러서 객관적인 안목과 사실적인 기록으로 극찬받는다. 그가 분석한 역사 중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것은 펠로폰네소스 전쟁이다. 그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미리 예견된, 불가피한 전쟁이었다고 말한다. 그가 분석한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비롯된 말이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다. 이는 ‘새로운 강대국이 부상하면 기존의 강대국이 이를 두려워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전쟁이 발발한다’라는 의미의 용어이다. 다시 말해, 기존 패권국이었던 스파르타가 신흥 강대국으로 부상하는 아테네에 두려움을 느꼈고, 이때 발발한 펠로폰네소스 전쟁은 필연적이었다는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우리는 왜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주의 깊게 봐야 하는가. 그 이유는 이 전쟁 속에 국제 관계에 대한 교훈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지기 쉬운 국제적 관계를 뽑자면 아마 미국과 중국일 것이다. 항상 대부분 국제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가장 많이 언급되는 두 나라,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먼 옛날 그리스의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관계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국제사회에서 기존의 강대국은 미국이었지만 중국이 신흥 강국으로 부상해 미국과 대결 구도를 이루게 된 것이 마치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발발하기 전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모습과 같지 않은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의 골이 깊어진다면 아테네와 스파르타 관계의 결말과 같은 비극이 다시 일어날 수 있기에 우리는 두 나라 관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필자가 말했던 국제사회가 ‘펠로폰네소스 전쟁’과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살펴봐야 할 이유이다. 그렇다면 미·중 갈등을 완화시키기 위해, 전쟁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제 사회에는 무엇이 필요할까? 사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수많은 학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숙제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풀리지 않고 풀기 매우 어려운 그런 문제. 하지만 필자의 생각을 조심스럽게 말해보자면 이렇다. 대부분 나라들은 자국의 이익 만을 쫓다가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를 지나치게 견제하며 한 나라가 모든 걸 다 차지하려는 것은 도리어 해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두 나라가 만족하는 만큼의 이익을 나누어 가질 수 있도록 어느 정도 양보하며 타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또 주변국들이 두 나라에 여러 제재를 가하며 적절히 중재하는 것도 국제사회의 노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의 입장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행동이 전쟁과 같은 극단적인 갈등의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하는 것이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진 아테네와 스파르타처럼 국제 사회에서 전쟁은 정말 일어날 수 밖에 없는 필연적인 것일까? 혹은 막을 수 있는 결과일까? 이에 대한 답은 우리가 만들어가게 될 것이다. 우정인 부천 중흥중
최근 국가대표팀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중이다. 지난 6월 열린 4번의 평가전은 모두 전석 매진을 이뤄냈고, 특히 브라질과의 친선경기는 온라인 동시 접속자가 75만 명을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현재 국가대표팀의 인기 이유를 살펴보았을 때, 당연히 손흥민의 지분이 굉장히 클 것이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달성한 득점왕 기록이나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준 손흥민을 직접 국가대표 경기에서 보고 싶은 마음이 커지면서 국가대표 경기에 대한 기대와 인기가 동시에 높아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가대표 인기와 비교하면 K리그의 인기는 굉장히 낮다. 물론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겠지만 같은 스포츠로 비교해봤을 때, 상대적으로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격차가 큰 것은 사실이다. 왜 같은 스포츠인데도 인기의 차이가 굉장히 심할까? 일단 해외파들의 인기가 K리거들에 비해 굉장한 것이 사실이다. 국가대표팀의 주장인 손흥민을 비롯해 수비의 중심인 김민재 선수, 공격수 자리들을 채워주는 황희찬이나 황의조 같은 선수들 모두 해외파로서 프리미어리그나 프랑스 리그 등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 팬들의 인식에 K리그에 대한 재미가 국가대표팀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도 배경이 된다. 국가대표팀의 경우 월드컵으로 가기 위해 중요했던 최종 예선들이나 이번 브라질, 파라과이 등을 초청해 진행한 친선경기의 경우 국가 대 국가로서 당장 경기의 승패가 중요하기 때문에 모든 국민들이 집중한다. 하지만 그것에 비해 K리그는 K리그 팬이 아닌 이상 경기 승패가 잘 다가오지 않는다. 하지만 필자는 K리그와 국가대표팀은 상호작용 관계라고 생각한다. 일단 이번 친선 4연전 대표팀 29명 명단 중 22명이 K리거다. 그만큼 현재 국가대표팀엔 대부분 선수들이 K리거라는 뜻이다. 또 현재 중요한 포지션으로 평가받고 있는 풀백 자원들이 모두 국내파이기에 국내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주는가에 따라 월드컵 최종 명단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K리그 선수들의 활약이 국가대표팀에서도 중요하다. K리그와 국가대표팀의 상호작용으론 좋지 않은 예시와 좋은 예시가 있다. 좋지 않은 예시로는 전북 현대의 선수들이 그 예시가 된다. 현재 전북 현대에서 국가대표로 뽑히고 있는 선수는 송민규, 김진규, 백승호, 이용, 김진수, 김문환, 송범근 등이 있다. 필자가 좋지 않은 예시로 전북 현대를 뽑은 것은 김상식 감독의 존재가 이유다 전북 현대는 K리그에서 상위권에 위치해있다. 하지만 어느 때보다 김상식 감독에 대한 경질 여론은 굉장한 상황이다. 그 이유는 무전술 축구를 구사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분석한 전북 현대는 있는 자원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양 풀백은 국대급 자원에 중원에는 젊은 선수들인 백승호와 김진규, 국대로는 뽑히지 못하지만 K리그 탑급 선수들인 홍정호 수비수와 김보경, 문선민 등의 공격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팀이다. 하지만 좋지 않은 전술과 선수들의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는 경기들로 선수들의 폼은 하락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송민규의 경우 김기동 감독 아래에서 파괴적인 윙어로 한때 유럽 진출까지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전북으로의 이적 이후 이렇다 할 모습을 전혀 보이지 못하면서 최근에는 벤투호에서의 자리 없이 다른 선수들에게 완전히 밀린 상황이다. 또 백승호의 경우에도 김상식 감독 부임 초기에는 중원의 핵심으로서 리그 베스트급 활약을 보여주었지만 최근 경기들에선 공격적인 패스도 줄어들고 수비적인 모습이나 압박을 풀어내는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면서 최근 대표팀 경기에서도 큰 비판을 받은 상황이다. 이렇게 K리그에서 팀이 부진하고 선수들의 폼이 좋지 않으면 백승호와 같이 대표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 좋은 예시는 어디인가. 바로 울산 현대의 홍명보 감독을 예시로 들고 싶다. 홍명보 감독의 울산 현대에선 항상 윙어를 제대로 성장시키는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그 주인공들은 지난 시즌의 이동준, 이번 시즌의 엄원상이다. 지난 시즌 이동준은 촉망받는 리그 윙어에서 국대에 승선할 수 있는 리그 탑급 윙어로 성장한 시즌을 보냈다. 지금은 독일로 넘어가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한 상황이지만, 지난 시즌은 이동준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부산에 있던 시절보다 훨씬 더 성장한 모습으로 모든 면에서 좋은 포인트를 가지고 있는 윙어로 성장하면서 국가대표팀에도 큰 도움이 됐다. 또 이번 시즌 엄원상이 광주에서 울산으로 넘어간 이후, 좋은 스피드는 여전히 유지하면서 정확도가 살아나, 울산은 물론 국가대표팀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당장 이번 친선 4연전에서도 2도움을 기록하면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K리그의 각 팀의 성적이나 폼이 대표팀에 영향이 끼치는 것으로, 필자는 K리그와 국가대표팀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었다. 김현빈 성남 성일고
지난 2017년 경기도 역사교사 1급 정교사 자격연수 연수생 가운데 일부가 자발적으로 독서모임을 만들었다. 그 이름은 연수 장소였던 YBM을 땄다. YBM은 2018년 경기도교육청 공모연수를 진행했고 이것이 경기역사교육실천연구회의 시작이었다. ■ 역사교실 창립, 여운은 사람들을 모으고 공모연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성장한 YBM은 2019년 연구회로 규모를 키웠다. ‘과거와 소통하고 현재를 성찰하며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역사교사의 모임’을 정체성으로 확립하고, 이름을 ‘경기역사교육실천연구회’(약칭 역사교실)로 명명, 전용 로고까지 제작했다. 2019년 역사교실은 집합연수로 새 학기 준비 연수와 여러 대학교수의 초빙 강연에 이어 동아리 활동을 통해 역량을 키운 고등학생들을 연수 강사로 초빙하는 파격을 선보이며 내실을 다졌다. 또 답사연수로 광주 5월 민주화 운동, 87년 6월 민주항쟁, 독도, 일본군 위안부, 상해 임시정부를 주제로 현장답사를 이어가며 운신의 폭을 넓혔다. ■ 코로나, 사람들은 역병 뚫고 2020년부터 2년간 지속된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도 역사교실은 화상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에듀테크를 활용한 학생 역량 함양 수업 사례들을 나눴다. 또 랜선 답사, 여러 주제의 미니연수, 회원 인터뷰, 회원 간 소모임 장려 등 만남을 이어가려는 운영진의 노력이 이어졌다. 동영상 채널에서 ‘쌤퀴즈’ 코너를 꾸려보기도 했다. 연수 내용과 후기, 회원들의 수필 등을 모아 연말에는 ‘史랑’을 출간하기도 했다. 올해 역사교실은 전국구 모임이 되어 공모연수 실시 전부터 새 학기 준비연수 및 창립총회, 미니연수 등을 통해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말 한양도성 답사를 진행, 2년 만에 얼굴을 마주하고 함께 산행하며 오랜만에 만난 어색함을 거친 숨으로 몰아냈다. ■ 이제 다 같이 손 맞잡고 김영선 회원(수원외고 교사) 역사교실은 회원들과 함께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처음에는 1정 연수의 여운을 이어가고 싶었던 교사들 사이에서 자생했던 모임이 도 단위 연구회로 성장했다. 현재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는 정기연수가 진행되고 있으며 틈틈이 ‘역미연’, ‘쌤미연’이란 미니코너도 운영 중이다. 회장단과 함께 수업을 연구하는 교실안팀, 현장답사를 준비하는 교실밖팀, 소통과 소모임을 담당하는 교실간팀, 온라인에서 활약하는 교실온팀이 회원들과 함께 성장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 김영선 회원(수원외고 교사)
“당신의 MBTI는 무엇인가요?” MZ 세대들에게 있어 MBTI는 빼놓을 수 없는 질문이 되었다.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은 처음 만났을 때 MBTI를 통해 자신을 소개하곤 한다. MBTI는 사람들의 성격을 16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설명하는 성격 유형 선호 지표이다. 많은 이들은 MBTI를 통해 자신의 자아를 탐구하고, 자신과 같은 MBTI를 가진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동질감을 느끼고, 서로의 성향을 파악하려고 한다. 이렇게 MBTI를 공유하며 서로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고, 그에 맞게 사람들을 대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MBTI가 유행하게 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에서도 이를 하나의 콘텐츠로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성격 유형별 테스트가 유행하면서 이와 관련된 다양한 심리테스트 역시 유행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MBTI 과몰입’이라는 단어가 생겨날 정도로 MBTI를 맹신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심지어 어떤 기업은 채용 공고에 특정 MBTI는 지원 불가하다는 문구를 쓰기도 한다.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MBTI 하나만 가지고 사람을 판단하고, 좋은 MBTI와 좋지 않은 MBTI를 구분 지어서 채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옳은가? MBTI는 과연 사람의 유형을 진정으로 대표할 수 있는 것일까? MBTI는 마이어스-브릭스 모녀의 작품인데, 모녀는 심리학 비전공자들이기 때문에 전문적이라고 할 수 없다. 또한 심리학계에서도 MBTI 검사의 정확성과 신뢰도가 떨어짐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MBTI를 맹목적으로 신뢰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재미 요소로만 바라보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렇듯 과학적으로 정확하지 않으며 상황이나 기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MBTI를 맹신하는 것은 옳지 않다. MBTI를 통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 보는 기회를 가지는 것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MBTI를 맹목적으로 믿는 것은 스스로를 정해진 틀에 가두는 것이다. 자신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에도 ‘나는 소심한 성향을 가진 MBTI니까 할 수 없을 거야’와 같이 생각하며 시도조차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 모두는 살아온 환경과 경험이 다르고, 각자 다른 개성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약 79억명의 인구를 16가지 유형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게다가 MBTI로 그 사람을 판단한다면 편견을 가지고 그 사람의 성격을 단정 지을 수도 있고, 그 사람만이 가진 특별한 모습을 볼 기회를 놓치는 것일지도 모른다. 알파벳 4자로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 MBTI라는 틀에 자신을 가두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표현하고, 다양한 취미생활과 경험을 쌓아가며 나에 대해 알아가는 것은 어떨까? 이러한 과정 속에서 한층 더 성장하는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주시현 김포 외고
안양 벌말초등학교(교장 박정옥)가 안양시 인재육성재단과 안양과천교육지원청의 지원을 받아 학생들의 코딩 역량을 키우는 ‘코딩 교육’을 진행했다. 벌말초는 지난 7일부터 20일까지 창의융합 미래 양성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코딩에 대한 개념 이해와 코딩 프로그램 체험 등 총 10차 시의 코딩 수업을 실시했다. 학생들은 노트북, 코딩 교재, 교구 등을 지원 받아 수업에 참여했으며, 개별적으로 지원 받은 노트북으로 내실 있는 수업 운영뿐 아니라 학생 수업 참여율도 높였다. 특히 코딩 프로그램 중 엔트리 프로그램을 자세히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엔트리 프로그램 기본 사용법(2차 시)을 비롯해 빛 센서를 활용한 쿵덕쿵덕 댄스 인 더 스페이스(2차 시), 소리 센서를 활용한 콩당콩당 내 목소리를 그려줘(2차 시), 소리감지 센서를 활용한 쿵닥쿵닥 두더지 잡기 게임(2차 시), 적외선 센서와 빛 센서를 활용한 코드코드 방탈출 게임(2차 시) 등을 주제로 수업을 운영했다. 박정옥 교장은 “실과 교육과정 중 18차 시가 소프트웨어 교육에 배정됐다”며 “이와 같은 수업 지원은 교육과정 운영의 실효성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안양=박용규기자
2년여 기간 우리는 마스크와 함께 살아왔다. 마스크는 신체의 한 부분과 같이 우리와 늘 동행했다. 이동할 때, 운동할 때,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모두 우리는 마스크와 함께 했다. 그러다 전(前)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기 직전에 비록 반쪽짜리 이별이지만 이 지긋지긋한 마스크와 이별할 수 있었다. 학교 매점에는 취식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고, 더 이상 친구들과 떨어져 밥을 먹지 않아도 됐다. 물론 아직까지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벗을 수 없고 실내 취식에도 제한이 남아있다. 그래도 이 정도로 변화된 것만 해도 많은 진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기숙사에 머물러서 밖에 나갈 시간이 많지 않아 바깥에서 일하는 소상공인들과 그 외의 사람들의 상황은 정확히 모른다. 정확하게 말하면 소소한 것까지는 모르지만 언론 등을 통해 바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예측할 수 있다. 일례로 시험이 끝난 5월 첫 주의 롯데월드는 사람으로 가득차 있었다. 입장 제한이 생길 정도로 북적이는 사람들을 현장에서 보면서, 그들을 억눌러 왔던 기본적 욕구들이 폭발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것이 자영업자분들의 수익 증가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다소 부족하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우리학교 매점에 빵을 구입하려고 하는 행렬을 미뤄볼 때, 언론사 등에서 비추고 있는 사람들의 야외 활동에 대한 욕구가 폭발하고 있다고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시절 외식하는 사람이 없지는 않았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나가서 밥을 먹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보니 식당을 하면서 배달주문을 잘 받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이 매우 고통스러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제 이렇게 사람들의 외출이 자연스러워졌으니 그동안 힘들었던 자영업자들도 지원금을 받아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의 꿈을 드넓은 하늘에 마음껏 펼쳤으면 좋겠다.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학력 저하라는 비판이 있었던 우리 학생들도 코로나19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 열심히 수업에 임하는 모습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자가격리, 온라인 수업, 마스크 등의 경험들이 과거의 추억으로 소환되고, 옛말로 여기는 일상이 회복되는 날, ‘희망’은 규제에서 벗어나 꿈 이룸으로 기지개를 펼칠 수 있을 것이다. 조승규 안양 신성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