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중학교 생활이 처음이다 보니 모든 게 어색했다. 선생님, 친구들까지 익숙한 것 하나 없는 학교였지만, 그나마 같은 학교 친구 몇몇 덕분에 일주일은 심심치 않게 버틸 수 있었다. 그러나 친구들도 각자 새로운 친구를 사귈 때쯤, 나도 새 친구를 사귀어야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러던 중 봉사활동 신청을 받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물론 처음부터 텃밭 봉사활동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은 아니었다. 다른 봉사활동도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봉사활동을 하며 더 많은 친구들도 사귈 수 있을 것 같고, 내가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니 아마 텃밭 봉사활동이 가장 뜻깊고 만족도도 높을 것 같아서 선택하게 됐다. 이때까지 나에게 텃밭 봉사는 단순한 봉사 시간을 얻는 방법이었다. 이렇게 신청하게 된 텃밭에서는 많은 일이 있었다. 처음으로 우리가 가꾸게 될 텃밭을 본 나는 앞으로 식물이 무럭무럭 자라게 될 텃밭을 보며 기대를 품었고, 담당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까지 했다. 텃밭 봉사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나는 텃밭 담당 친구와 함께 집에서 가지고 온 여러 씨앗들을 심었다. 아마 내가 텃밭에 심은 작물 중에 가장 애착이 가는 작물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매일 아침 물을 주는 것도 즐거웠고, 그냥 텃밭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어느 날은 새로 사귄 친구에게 내가 관리하는 텃밭을 소개해 주고 싶어서 함께 텃밭에 나왔다. 그렇게 매일 친구들과 텃밭에서 물을 주고, 잡초를 함께 뽑다 보니 더 빨리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친구와 텃밭에서 즐겁게 일하며 텃밭에도 새로운 추억이 차곡차곡 쌓여갔다. 가끔은 물놀이도 하고, 갑자기 나타난 벌레로 친구들을 놀래키기도 하고, 잡초를 뽑으면서 넘어질 뻔한 우스꽝스러운 모습도 보이며 항상 웃음으로 가득 찼던 것 같다. 텃밭 활동이 점점 재미있어지자, 우리가 가꾸는 텃밭 이외에도 다른 구역에 심어진 작물까지 관심이 갔다. 내가 찾지 못한 작물은 무엇이 있나 돌아다니다 보니 학교 곳곳을 돌아다녀 학교와 더 친숙해질 수 있었고, 학교가 더 포근하게 느껴졌다. 학교의 여러 작물과 접촉하기에 나는 더 많은 작물과 작물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져가는 것 같았다. 게다가 우리가 수확한 상추가 양로원에 기증되는 것을 보니 뜨거운 햇빛 아래에서 잡초를 뽑고 물은 준 노력이 헛되지 않은 것 같아 더 보람됐다. 아직은 상추가 작지만 다음에 기증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꼭 맛있고 더 큰 작물을 드리고 싶다. 양로원에 기증된 상추를 드실 어르신들이 우리가 고생한 만큼 맛있게 드시고 건강하시면 좋겠다. 한 반에 2명씩 1학년 10명, 2학년 10명 등 총 20명이 텃밭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데, 나는 운이 좋게도 이 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느낄 점이 많은 봉사활동인지 모르고 신청을 하지 않은 친구들과 신청을 해도 당첨이 되지 못한 친구들이 텃밭 가꾸기 봉사활동을 해봤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식물을 키우는 것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면 모를까, 대부분 친구들이 이 봉사활동을 통해 많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얻을 점이 많은 텃밭 봉사활동을 꼭 추천하고 싶다. 남주현 수원 수일여중
■학생의 다양성과 교육의 공정성을 잇자 동일한 교복을 입고 같은 공간에 앉아 있는 우리 학생들을 바라보자. 모두 똑같은 교복을 입고 있더라도 제각기 다른 생김새가 한눈에 보일 것이다. 외양뿐만 아니라 성격, 취향도 학생마다 모두 다르다. 태어나 자라면서 함께한 부모, 형제, 친구, 이웃, 가정환경 등 자신과 연결된 다양한 관계망 속에서 학생마다 각기 다른 성장기록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서로 다른 성향을 가진 학생들을 동일한 잣대로 평가하는 게 과연 공정한 걸까. 코끼리, 원숭이, 펭귄, 기린, 사자를 일렬로 세워놓고 이들 중 나무를 가장 먼저 오르는 자에게 높은 점수를 부여하는 평가를 하는 모양새와 닮은꼴이 아닐까. 학생들을 서열화하지 말고 함께 행복한 성장을 지향하는 방법은 없을까.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교사가 21세기 아이들을 가르친다” 수학 시간. 학생들은 각자 자신의 태블릿으로 진단문제를 풀고, 이를 통해 개인별 수준에 맞는 학습을 시작한다. 수업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개별 맞춤형으로 진행하며 교사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생들을 상담해주고, 직접 지도해주며 학업성취가 낮은 아이들에게 피드백을 제공한다. 개별 맞춤형 학습 이후에는 당일 학습한 내용에 대한 평가가 이뤄진다. 평가지는 학생들 수준에 맞는 다양한 난이도로 돼 있다. 여러 번의 평가 기회가 제공되므로 학생들은 진취적인 도전과 성공 경험을 통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수업을 마치고 문을 나서는 모든 아이들의 얼굴에는 상기된 미소와 손에는 ‘A’가 적혀있는 통지표가 당당하게 들려있다. 이러면, 교사와 학생 한 명 한 명의 삶과 더 깊이 만날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까. 수학 시간뿐만 아니라, 모든 수업시간에 엎드려 자는 학생, 시험을 망쳐 좌절하는 학생, 성적 고민으로 자해를 하는 학생,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학생들이 사라지지 않을까.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교사가 21세기 아이들을 가르친다”라는 말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크다. 많은 변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교실 현장에서는 여전히 강의 전달식 수업 후, 평가를 통한 줄 세우기 교육이 진행 중이다. 입시라는 거대한 장벽이 그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현행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학생을 성적으로 줄 세우고, 등급을 결정하기 위해 평가를 한다. 입시라는 장벽을 거둬내고,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흥미에 맞게 스스로 선택하는 수업, 주도해 참여하는 체험활동, 여러 번 도전이 가능한 평가, 삶을 실천하는 수업 나눔이 이뤄진다면 어떨까. 학생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교사 평가권 보장 정책은 종래의 서열화, 수월성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의 성장을 목적에 두고 있다. 이 정책이 본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평가의 공정성 및 신뢰도를 기반으로 한 교사의 교육과정-교수학습-평가의 자율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교, 학급의 특성을 고려해 학생의 수준에 맞게 유연하고 고유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은 교사이다. 더불어 함께 성장하고 개별 학생의 능력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향상을 위해서는 교사에게 학생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평가권이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 모든 학생들을 위한 책임교육을 위해 학생평가는 학생들이 수업에서 무엇을 배웠는지뿐만 아니라 얼마나 어느 정도 배웠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학교급별 성취평가제를 전면 실시하고, 학습에서 최종적으로 학습자가 수행할 수 있기를 바라는 성취목표와 핵심역량 중심으로 단위 학교별 자치를 통한 고유한 교육과정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또한, 교사는 성취목표에 대한 학생 개개인의 학업성취 정도를 통해 학생들의 이해 정도를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는 경쟁을 통한 학습 동기 유발이 아닌, 지적 성취를 유발해야 하고 협동학습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열려라, 모든 학생들을 위한 책임교육의 문 양진경(수원 삼일상고 교사) 교육을 통해 학생이 행복한 성장을 이뤄야 한다는 것에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이러한 당위성과 입시제도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지역교육지원청-연수기관-단위학교 협력체제를 통한 질 관리 센터를 운영하고 평가 준거를 도입해 평가 신뢰도를 확보해야 한다. 이제 교육의 양적 충족이 됐다면 교육에 있어 질을 제고해야 할 시기이다. 교육의 질 제고를 위해 교육공동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평가민주주의 문화를 일상 생활화해야 한다. 교과협의회, 전문적 학습공동체 등을 통해 교육과정, 평가계획, 루브릭(채점기준) 개발을 공동으로 계획-실행-평가해야 한다. 수업과정 중 학생의 성장에 대한 적절한 피드백이 이뤄져야 하고 학생과 학부모에게 제공돼야 함은 물론이다. 종래의 수월성 교육이 아닌 모든 학생들을 위한 책임교육을 위해 학생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교사 평가권은 보장돼야 한다. 학생, 학부모의 교사 평가에 대한 신뢰도 중요하다. 교육자치를 바탕으로 한 교사교육과정이 실현되고, 평가체제가 성취평가제로 전환돼 평가 부담이 완화돼야 한다. 교사 평가권의 보장을 통해, 모든 학생들을 위한 책임교육이라는 가능성의 문이 열리기를 바란다. 양진경(수원 삼일상고 교사)
광주 광지원초등학교(교장 백원렬) 전교생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일환으로 ‘에코백 만들기’ 활동에 동참했다. 이번 활동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진행됐으며, 학생들의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환경 보호의 선순환 고리를 형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기획됐다. 이에 학생들은 △환경 및 자연 보호와 관련한 캐릭터 또는 문구 생각하기 △생태와 관련한 환경교육 △전교생이 각자 만든 캐릭터를 에코백에 프린트하기 △자연 체험 활동 후 비닐 종이 대신 에코백 가지고 가기 △에코백을 들고 다니며 일회용품 줄이기 홍보하기 등의 활동에 참여했다. 6학년 한 학생은 “학교 텃밭에서 수확한 상추를 일회용 비닐봉투가 아닌 환경을 생각하며 만든 에코백에 담아가니 뿌듯했다”면서 “환경 보전은 작은 실천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백원렬 교장은 “이번 일회용품 줄이기 활동을 통해서 학생들이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고 탄소 중립의 필요성을 느끼는 계기가 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한상훈기자
양주 가납초등학교(교장 김복선)는 전문 직업인의 특강과 대화를 통해 다양한 직업을 간접 체험하는 ‘진로톡톡(Talk Talk)’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에 걸쳐 진행된 프로그램에는 4~6학년 학생들이 참여했다. 학생들은 직업인을 만나기 전에 본인의 진로 발달(흥미)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자신에게 맞는 진로 분야와 선호하는 직업군에 대해 파악하는 시간을 가졌다. 진로톡톡 체험에 참여한 6학년 한 학생은 “만나고 싶었던 직업인을 직접 만날 수 있어서 기뻤고, 직업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으며 앞으로 내가 가진 강점과 적성, 흥미에 대해 탐색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복선 교장은 “학생들이 보다 다양한 직업군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간접 체험을 해봄으로써 자아 탐색에 대한 내적 동기가 일어났다는 학생들의 소감을 듣고 기뻤다”며 “이번 진로 프로그램을 통해 견문을 넓히고 내가 어떤 사람으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양주=이종현기자
학교에는 다재다능한 선생님들이 많이 있다. 음악하는 선생님, 운동하는 선생님, 영상 만드는 선생님, 뚝딱뚝딱 잘 만드는 선생님.... 학교 일과 시간에는 학생들을 지도하고 돌보기 바빠, 자신의 특기를 살리지 못하고 퇴근 후 개인적으로나 동호회를 찾아 자신의 특기를 십분 발휘하고 있다. 간혹 선생님이 특기를 살려 학생들과 수업을 하고 싶어도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악기 수업을 하고 싶은데 악기가 고가이거나 교구를 살 예산이 학교에 없거나, 학생 수가 많아 진정한 배움이 일어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대부분 포기하고 현실에 맞는 활동들로 교육과정을 운영해 나가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경기꿈의학교를 접하기 전까지는 학교의 주어진 환경에서 교육활동을 진행해왔던 것 같다. 하지만 2019년 김포혁신교육지구 사업의 지원으로 대학교 시절 전공했던 색소폰을 학급의 학생 수만큼 구입해 2년간 김포 대명초 6학년을 대상으로 지도할 수 있게 됐다. 1년 만에 많은 성장을 하고 졸업하는 제자들을 보며 뿌듯했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운 마음도 있었다. 중학교에 진학하면 색소폰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중학교에 진학한 제자는 색소폰을 집 주변 음악학원에서 배우고 싶은데 음악학원이 대부분 피아노, 바이올린, 플롯 위주라 학원에서 배울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연락이 오기도 했다. 경기꿈의학교가 눈에 들어온 것은 이때부터였다. 경기꿈의학교 가운데 학생이 만들어가는 꿈의학교는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운영되며, 학교급을 넘나들어 학생들이 모일 수 있었다. 또 방과후, 주말, 방학을 활용해 관심 있는 분야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였다. 활동을 지원하는 꿈지기(어른)가 참여해 학생지도나 안전 관리, 행정지원이 가능했다. 졸업생들에게 경기꿈의학교의 만꿈을 소개했고 뜻이 있는 학생들이 나서서 꿈의학교를 만들어 선배, 친구, 후배가 모인 ‘색소폰앙상블 꿈의학교’가 활동한 지 2년 차가 됐다. 색소폰 연주를 취미로 해왔지만 색소폰을 학교에서 학생들과 연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었다. 경기꿈의학교를 통해 개인적인 취미 활동이 학생들과 함께하는 활동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 나도 이 학교, 이 지역을 언젠가는 떠날 날이 올 것이다. 하지만 지역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우리 학생들이 만든 꿈의학교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계속 이어지길 꿈꾼다. 학교에 숨겨진 재능 있는 선생님들이 경기꿈의학교에 참여해 학생들이 다양한 활동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길 희망한다. 김포 대명초 김원기 교사
우리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라는 단어에 꽤 익숙하다. 교과서에서, 뉴스에서, 신문에서, 그리고 사람들의 대화 속에서, 우리는 그 단어를 수없이 들어왔고, 또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저출산 고령화’라는 문제는 오래전부터 대두돼 왔던 큰 문제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 문제는 점점 가속화되고 있고, 그 끝말은 암울해 보이기만 하다. 우리는 이 문제에 관해 이야기 할 때, 항상 한 국가를 빼먹지 않고 거론한다. 바로 일본이다. 일본은 전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른 국가라고 불린다. 일본의 고령화는 어느 국가보다 빠르게 진행됐는데, 무려 EU의 2배, 미국의 3배 속도로 진행됐다. 그리고 2000년대에 들어서는 고령자 비율이 무려 17.2%나 됐다. 당연하게도, 저출산 고령화 현상은 국가 차원의 큰 문제이다. 저출산 고령화, 이 두 문제 중 고령화 문제를 심하게 겪고 있는 일본의 현 상황은 문제 투성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 사회는 일본이 걷고 있는 후퇴의 길을 따라가고 있을까? 먼저, 우리나라는 극단적인 자원 부족 국가라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런 상황에, 우리는 일본의 식민지가 돼야 했던 일제강점기를 지냈다. 또 해방 후엔 소련과 미국의 사상 싸움에 휘말려 같은 민족과 한국 전쟁(6.25)을 치르고, 휴전선을 기준으로 반으로 나뉘었다. 이 모든 걸 겪은 뒤, 그 시대를 살던 사람들에게 성공의 길이란 오직 죽도록 공부하는 것 뿐이었다. 그 시절의 부모님들은 자신이 굶주려도 자식들 만은 꼭 학교에 보냈고, 또 그것이 자신들의 도리라고 생각했다. 그런 노력이 있었기에, 우리는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다. 어느새 우리나라는 경제 대국이 돼 있었고, 선진국이라는 자부심을 느끼게 됐다. 그러나 사람이 곧 자산이었던 우리나라는 저출산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또 그에 맞물려 극심한 고령화도 문제였다. 본격적인 ‘저출산 고령화 사회’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이다. 세계은행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2019년 기준 여성 1인당 0.92명으로, 이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고령화 현상은 우리나라의 의료기술 발전으로 인한 당연한 결과인데, 실제로 선진국 국민들의 평균 수명은 점점 올라가는 추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저출산 문제의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아이를 낳고 키우는 비용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아이의 양육은 기본적으로 공교육만 제대로 받더라도 충분히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으며, 경제 성장기의 우리나라의 취업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갈수록 학업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요즘의 사교육 시장은 공교육을 위협한 지 한참이 지났다. 아이 한 명을 키우는데 몇 억원이 들어가는 시대가 온 것이다. 둘째, 사회 초년생인 청년들의 취업난이 극심해지고 있으며, 또 집값의 상승 폭은 몇 년 사이 너무나도 커졌다. 요즘엔 서울대를 나와도 9급 공무원을 준비하는 경우도 꽤 찾아볼 수 있고, 수도권 내 비싼 집값은 돈이 부족한 젊은이들에게 절망 만을 안겨준다. 그런 상황에 연애와, 결혼과 출산은 가당키나 할까. 이러니 결혼을 포기하고, 또 출산을 포기하는 사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 셋째, 평균 수명의 증가로 부양의 의무가 더욱 무거워지고, 또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 평균 수명의 증가는 마냥 나쁘지 만은 않아 보인다. 그러나 그리 넉넉지 않은 사정의 젊은 세대에게 늙은 부모를 부양하는 일은 또 마냥 기쁘지 만은 않아 보인다. 그리고 이는 분명 출생률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이 든다. 살아 계신 부모님의 부양은 눈에 보이는 현실이지만 아직 낳지 않은 아이들은 피할 수 있는 선택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기피하고 있지만, 이제 이 문제에 대해 단지 ‘알고 만’ 있는 정도가 아니라, ‘해결할’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로서는 최대한 수도권 내 집값을 떨어뜨리려고 노력해야 하며, 또 공교육 확대에 힘을 써야 할 것이고, 청년으로서는 마냥 ‘비혼주의’만을 추구하지 말고, 가족과 함께하는 삶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는다면, 우리는 일본의 후퇴의 길을 뒤따르게 될 것이다. 이예성 성남 불곡중
■ 경기도초등보건교육연구회가 걸어온 길 경기도초등보건교육연구회(회장 전은경·초등보건교육연구회)는 2008년 보건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단체다. 2012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도 우수교과연구회로 지정되는 등 현재까지 활발하게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초등보건교육연구회는 도 단위 교과연구회 등록 이후 단위 학교에서 공유하기 어려운 보건수업, 보건업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소통·성장하는 구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아울러 보건교사 연수, 연구 지원을 선도하는 것은 물론 열악한 지역을 대상으로 한 보건교육 등을 통해 다양한 나눔 활동을 벌이고 있다. ■ 보건교사 하나로 묶는 연구회 초등보건교육연구회는 여러 연구 주제를 통해 교사들의 역량 강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21학년도 연구주제 : 블랜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을 위한 3Go(교사역량, 수업, 자료개발) 실천하기 △2022학년도 연구주제 : Fighting!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역량강화 TEAM UP 등 교사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주제 선정으로 매년 다변화하는 교육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 초등보건교육연구회는 협의체 구성이 어려운 보건교사 특성 탓에 이 같은 교육을 매년 제공하고 있다. 현재 보건교사는 한 학교에 1인(43학급 이상 2인 근무) 근무로 단위 학교에서 업무 및 수업 자료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협의체 구성이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초등보건교육연구회는 단위 학교에서 공유하기 어려운 수업, 업무, 연수 운영으로 회원들의 성장을 돕고 이들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공모연수 프로그램 운영(30시간, 준비됐나요? 온·오프라인 보건수업!), 자료집 발간(코로나19로 변화된 학교현장 이야기 등), 신규 및 저경력 교사를 위한 연수 및 멘토-멘티, 국내외 봉사활동 등을 통해 보건교사의 보금자리가 되고 있다. 전은경 회장(광명 서면초 교감)
어려서부터 바다를 동경해왔다. 정확히 말하자면 바다에서 살아가는 존재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심해와 심해 생물들의 이야기가 주는 매력에 빠지곤 했다. 보통 심해 생물이라고 하면 공포감을 느끼고, 심하면 거부감이 드는 사람들도 있다. 북유럽에서는 크라켄이란 심해 바다 괴물에 대한 신화가 있을 정도니 그 공포는 뿌리 깊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바다는 말 그대로 인류의 보고(寶庫)다. 흥미로운 탐구 대상이자 동시에 관찰의 대상이 돼야 옳다. 게다가 바다는 우리에게 알려진 것보다 알려지지 않은 것이 많고, 심해는 미지의 영역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다. 심해 생물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그래서 필요하고 또 중요하다. 우리가 심해나 그 속의 생물들을 직접적으로 경험하기란 어렵다. 우리 모두 글이나 영상으로 접해보았을 뿐이다. 짙은 청색(혹은 어둠)과 낯선 형체를 지닌 생물들, 그리고 알 수 없는 소리까지 힘을 합쳐 신비로운 동시에 두려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심해를 막연히 깊은 바다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심해란, 대략 수심 2㎞ 이상의 바다로 사람이 수압 때문에 견딜 수 없는 공간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을 우리는 심해 생물이라 부른다. 심해 생물들은 심해라는 극단적인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이한 생김새와 독특한 습성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많은 수와 종류가 존재한다. 심해 생물들이 깊은 바다에서 생존할 수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물론 먹이나 빛과 같은 요소들도 중요하게 작용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심해 생물들이 심해의 엄청난 압력을 견디고 살아갈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심해 생물들이 압력을 견디는 방법은 다양하다. 몇몇 생물들은 몸에 공기를 가지지 않거나 부레에 오일을 넣는다. 또 압력을 견디기 위해 연골을 가지는 방법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심해 생물들의 특징으로는 어떠한 것이 있을까. 모든 심해 생물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공통된 특징은 이렇다. 큰 눈과 어두운 계열의 색 그리고 먹이 사냥이나 번식을 위한 발광 기관의 유무, 소량의 근육, 일반적인 동물들과 다른 소화기관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심해 생물들은 예를 들어 심해 아귀, 풍선 장어, 배럴아이, 세발치, 덤보문어, 바이퍼 피쉬 등이 있다. 이러한 심해 생물들을 바라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기괴하다’, ‘괴물같다’, ‘징그럽다’ 등 쉽게 들 수 있는 감정이지만 거부감보다는 호기심과 신기함이 더 컸다. 독특한 생김새는 심해에 적응하기 위해 선택된 진화의 결과물일 것이다. 자연의 선택이 이들을 이런 형태로 만들었을지 궁금했고, 심해란 생존의 극한 환경에 적응한 이들은 어떤 변화를 겪었을지 알고 싶어졌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심해 생물인 배럴아이를 중심으로 궁금증을 풀어보았다. 일반적인 심해 생물과 다르게 무섭게 생기지 않았고 전후좌우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눈을 지녔단 특징에 매력을 느꼈기에 흥미가 더욱 생겼다. 사실 배럴아이는 특정 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통안어과(Opisthoproctidae)에 속한 동물들을 통칭하는 말이다. 배럴아이는 심해 600m 부근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의 눈은 빛에 매우 예민하며 눈을 움직여 전후좌우상을 모두 확인할 수도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들의 사진을 바라보면 머리 앞에 있는 구멍 두 개를 눈이라고 오해할 수 있는데 사실 머릿속에 있는 초록색 물체가 눈이다. 배럴아이는 전후좌우로 움직이는 눈을 이용해 상대를 빨리 확인하고 이동한다. 이들은 정밀하게 움직일 수 있는 지느러미를 이용해 먹이를 섭취한다. 게다가 이들의 소화기관은 매우 커 다양한 생물을 먹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심해와 심해 생물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발해져야 한다고 본다. 심해는 탐사할 가치가 매우 풍부하다고 생각을 한다. 미지의 영역이며 인간이 가기 어려운 환경이기에 두려움이 먼저 생길 수 있지만 이 생각을 뒤집는 것도 즐거운 역발상이다. 아는 점이 없는 만큼 알아갈 수 있는 사실이 많다고 말이다. 우리의 일상과 동떨어진 장소와 존재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고 본다. 우리 인류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다양한 방면으로 심해 그리고 심해 동물과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 인류 또한 바다에서 온 생물이니 말이다. 또 거대한 지구는 사실 수구라고 해도 될 정도로 바다가 넓지 않은가. 우리의 삶은 바다 그리고 바다 속 심해와 떨어져 있지 않다. 심해와 심해 생물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발해지고 일반 대중의 관심도 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직 심해에는 알려지지 않은 많은 종들의 생물들이 우리와 같은 시간대에 살아가고 있다. 지금도 많은 과학자들이 그들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도 언젠가 그런 과학자가 되기를 희망하며 오늘도 바다와 그 깊은 곳 심해에 대해 생각을 해본다. 인규식 고양 서정고
온실가스를 배출한 만큼 흡수해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2050 탄소중립계획’을 전 구성원이 축제로 즐기는 학교가 있다. 바로 파주 문산수억고등학교(교장 이창석)다. 문산수억고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환경 주간 ‘Happy Earth week’를 정해 탄소 중립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운영했다. 문산수억고는 ‘더 늦기 전에, 나부터, 지구에서 공존하기 위한 움직임에 참여해야 한다’라는 목표 아래 오케스트라 ‘레전드’의 등굣길 환경 콘서트, 동아리 및 학급 전시회, 교과 융합 수업 전시회, 기후 변화 위기 UCC 상영회, 환경 상자 스토리 보드 제작, 모의 국제 사법 재판 등 다양한 활동을 벌여 큰 호응을 얻었다. 문산수억고는 환경을 주제로 학교자율과정인 교과 융합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정치와 법 과목에서 환경 국제 협약 분석과 기후 정책을 제안하고, 물리 과목에서 친환경 패시브 주택을 연구하는 식이다. 20개 이상의 교과가 촘촘히 3년 동안 다양한 시각에서 환경을 연구하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생활 속에서 ‘탄소중립’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다. 플라스틱 제작 기업과 협력해 재질별로 분리수거한 플라스틱을 재사용 제품으로 재생산하는 친환경 프로젝트 운영단, 교실에서 공기 정화 식물을 가꾸며 관찰 일지를 기록하고 진로와 연계해 탄소 중립 실천 방안을 모색하는 교실 숲 조성 프로젝트, 법과 인권 동아리 ‘디케’가 가상 국가 그린네이션이 미국을 제소하는 모의 재판을 열어 누가 기후 변화의 주범인지 함께 고민하는 토론 활동도 문산수억고만의 특별한 환경 프로그램이다. 또 주간 캠페인으로 운영하는 동아리 ‘해바라기’의 에너지 절약 전시회 캠페인과 찾아가는 에너지 교실 부스 운영, 동아리 ‘앙가주망’의 ‘지구와 나’ 프로젝트 활동 속 하루 비건 캠페인과 플로깅 활동도 학생들이 직접 환경 보호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유네스코 동아리에서 함께하는 친환경 탄소중립 마스코트 공모전, 탄소중립 실천 학교브랜딩 및 마케팅 프로젝트도 경영 진로와 연계해 환경 보호를 실천할 수 있 는 독창적인 프로그램이다. 학교 자체 오케스트라 ‘레전드’가 연주하는 등굣길 음악회도 빼놓을 수 없다. 50여명의 학생으로 구성된 ‘레전드’는 환경 주간 등굣길에 ‘환희의 찬가’, ‘그대에게’, ‘더 늦기 전에’, ‘Sunshine(작곡팀 Eco)’ 등 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노래를 연주했다. 특히 ‘Sunshine’은 미 국무부 American Music Abroad Program에 참여한 문산수억고 팀 Eco가 직접 작곡한 곡으로 기후 위기와 환경 문제 등의 가사를 담았다. 이를 이끈 서현선 교사는 “학생들이 직접 작곡하고 영어로 가사를 쓰면서 교과융합을 실천하며 환경 보호가 예술로 함께 즐길 수 있는 활동이라는 것을 깨달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을 계획한 탄소 중립 프로젝트 전문적 학습 공동체 교사들은 “우리는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직접적으로 받는 세대”라며 “코로나19 팬데믹, 식량 위기, 환경 난민 등 다양한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창석 교장은 “기후 문제는 이제 모든 사람에게 꼭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됐다”며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생활 속에서 사소한 노력을 지속하면 분명 탄소중립이라는 결실이 있으리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정민훈기자
수원 광교초등학교(교장 이재평)가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챌린지’를 통해 환경 교육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광교초는 수원특례시에서 지원하는 마을과 함께하는 학교 교육 공동체 사업 공모에 선정돼 이 같은 교육 활동을 기획하게 됐다. 이에 지난달 25일부터 ‘마을 공동체와 함께하는 제로 웨이스트 챌린지’ 플로깅 캠페인을 시작으로, 본격 활동에 나서고 있다. 플로깅은 이삭을 줍는다는 뜻인 스페인어 ‘Plocka upp’과 영어 단어 ‘Jogging’의 합성어로,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운동이다. 이번 활동에는 재학생과 학부모, 마을 주민이 동참하고 있다. 특히 광교초는 직장 등으로 참여가 어려운 학부모를 위해 원하는 날짜에 활동할 수 있도록 안내하며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제로 웨이스트 챌린지에 참여한 학부모들은 학교 커뮤니티에 “아이가 앞으로 매일 플로깅을 하자고 해요”, “가족 모두가 함께해서 더 뜻 깊었고 산책로가 깨끗해지니 기분까지 좋았어요”, “기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해 주신 학교 측에 감사드려요” 등의 소감을 올리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정민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