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北 확성기 방송 철거 동향 포착…우리군도 철거 시작”

군 당국이 1일 ‘판문점 선언’ 후속 조치의 첫 단계로 군사분계선(MDL) 일대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 40여 대에 대한 순차적 철거에 나섰다. 북한도 최전방지역에 설치된 대남 확성기 방송시설을 철거하는 동향을 포착됐다. 남북 정상은 지난 27일 군사적 긴장 완화의 일환으로 이날부터 MDL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 행위를 멈추고 그 수단을 없애기로 합의했다. 군 당국은 이날 오전부터 북측을 주시하고 있는데 화답 차원에서 전방에 설치된 대남 확성기를 철거하는 동향이 포착했다. 북한은 40여 대의 대남 확성기 방송시설을 갖고 있다. 대북 확성기를 관할하는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 당국은 이날 오후 2시에 대북 확성기를 처음 철거하면서 철거 현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합참 관계자는 “오늘은 우선적으로 대북 확성기가 설치된 한 곳만 철거 작업을 하는 것”이라며 “전체를 철거하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철거한 확성기의 대수와 목록 등을 남북 상호간 교환할지 등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았지만 필요하다면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군은 1963년 5월1일 서해 부근 휴전선 일대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처음 실시했다. 2004년 6·4 합의로 한 때 확성기 제거에 남북이 합의했으나 2015년 8월10일 재개됐다. 강해인 기자

세기의 북미정상회담 장소, '제3국'서 '판문점'으로 급선회하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 개최 장소로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이 유력하게 급부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판문점을 후보지로 직접 거명하고 나서면서다. 그는 트위터에서 "많은 나라가 (북미 정상)회담 장소를 검토되고 있다"며 "하지만 남북한 접경 지역인 (판문점 내) 평화의 집·자유의 집이 제3국보다 더 대표성을 띠고 중요하며 지속가능한 장소일까? 한번 물어본다"라고 말했다. 비록 의견을 구하는 차원이라는 식으로 말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개최 장소를 구체적으로 거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성공리에 개최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 북미정상회담에 온통 쏠린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들어 북미정상회담 개최 장소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자 가장 먼저 "워싱턴은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차츰 5곳→2곳 순으로 후보지가 압축됐다고 말하며 궁금증을 키워왔다. 또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평양에서 만나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해, 워싱턴과 평양이 아닌 제3국에서 열릴 것으로 점쳐졌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 몽골 울란바토르, 스위스 제네바, 스웨덴 스톡홀름, 괌 등이 후보지로 떠올랐고, 최근에는 싱가포르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많았다. 판문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 제안을 수락한 직후부터 1순위 회담 후보지로 꼽혔다. 워싱턴과 평양이 두 정상에게 정치적 부담을 안길 수 있다는 이유로 배제되면서다. AP통신도 판문점을 회담 후보지 중 첫 번째로 지목했었다. 그러나 판문점은 장소가 갖는 상징성 때문에 북미정상회담의 의미를 줄일 수 있고 한국 정부의 중재역할이 지나치게 부각되는 점에 대한 경계감으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에서 꺼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결심을 했는지, 북한과 조율을 거쳤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의 시발점이자 세계사적 장소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함에 따라 역사적 대좌의 무대로 최종 낙착이 될 가능성은 한층 커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무함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제3국이 아닌 그곳(판문점)에서 하는 게 엄청난 기념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 변화에는 문 대통령이 지난 28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북미정상회담 장소를 제안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9일 기자들에게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하면서 북미회담 2~3곳의 후보지를 놓고 각각의 장단점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만약 문 대통령이 판문점을 제안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것이라면 북한 비핵화의 최종 문턱이 될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두 정상 간 신뢰와 공조가 긴밀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도 이야기했고, 문 대통령을 통해서 북한과도 연락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국방부, 대북확성기 철거… ‘판문점 선언’ 첫 후속 조치

군 당국이 남북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1일부터 대북 심리전 수단인 확성기 방송 시설을 철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남북간 확성기 방송 시대가 55년 만에 완전히 끝날지 관심이다.국방부는 30일 “우리 군은 5월 1일부터 `판문점 선언` 후속 조치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군사분계선 일대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 철거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국방부는 “이번 조치는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를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하기로 한 판문점 선언을 준수하고자 하는 행동의 일환”이라고 말했다.국방부의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 철거는 방송이 재개된지 약 2년3개월 만이고 남북 정상회담 합의 이행 차원이다.남북 합의 없이 남측이 먼저 확성기를 끈 것은 역대 처음으로 알려졌는데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측이 먼저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해 선제 조치를 했다는 평가도 나왔다.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정상회담 직후 서명한 공동선언문은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 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하며 앞으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앞서 국방부는 지난 23일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와 남북 정상회담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고 북한도 이에 호응해 대남 확성기 방송을 멈췄다.국방부는 ‘판문점 선언을 준수하고자 하는 행동의 일환’이라고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지만 남측이 먼저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을 때 북측도 끈 것처럼 확성기 전면 철거도 기대하고 있다.대북 확성기 방송은 1963년 시작돼 남북관계 부침에 따라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고 시설도 철거했으나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 조치로 재개해 최근까지 가동해왔다.강해인기자

청와대 “북미회담 일정 빨리 나올 것” 재확인… ‘5월 외교랠리’ 서막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이 5월중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의 ‘5월 외교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미국 백악관과 청와대에서 잇따라 ‘5월 중’으로 당겨질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5월초로 예정돼 있는 한일중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5월말 북미정상회담까지, 한반도의 운명을 가늠할 ‘5월 외교랠리’ 서막이 오른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30일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시기를 ‘3~4주내’라고 특정한 것과 관련, “장소가 좁혀진 만큼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조금 빨리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북미회담 장소는 현재 두곳 또는 세곳으로 압축된 상태다. 판문점, 평양, 몽골 울란바토르, 싱가포르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어느 곳이 최종 낙점될지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의 본격 외교전은 5월 초부터 ‘한일중 정상회담’으로 시작된다. 일본에서 열릴 예정인 한일중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리커창 중국 총리를 만나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내용에 대한 설명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주변국들의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5월 중순께에는 미국을 방문한다. 북미정상회담 일정에 따라 시기는 유동적이지만, 북미회담 일정이 ‘5월’로 특정되면서 5월 중순 이전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미회담과 한미회담 사이에 논의를 위한 충분한 시간이 있으려면 한미회담 일정을 좀 더 당길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강해인기자

남북정상 회담 여파 대북관광지, 세계 관광지로 뜬다

“남북 정상의 만남으로 하루빨리 통일되길 바란다” 영국인 앤드류씨는(52) 29일 파주 임진각에 세워진 망배단의 의미를 듣고 이같이 말했다. 이어 앤드류씨는 “한민족이 60여 년 동안 분단된 채 살아왔다는 것은 서로에게 불행”이라며 “이번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을 계기로 반드시 통일을 이루라”고 강조했다. 분단과 냉전의 산물 DMZ 등 대북 안보관광지가 남북정상 회담을 계기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으며 지구촌 관광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이후 첫 주말, 공휴일에는 접경지역인 파주 안보관광지에는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뤘고 회담 장소인 판문점의 국내ㆍ외 여행객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이날 제3땅굴, 도라산전망대, 임진각, 망배단, 통일대교 등 파주 안보관광지에는 수천 명의 관광객이 끊임없이 방문해 망원경으로 북한을 바라보거나, 삼삼오오 모여 기념사진을 찍으며 평화 분위기를 만끽했다. 창원에서 올라온 김성문씨(59)는 “가족과 함께 역사적인 현장을 보기위해 파주 통일대교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으로 이동하던 모습을 다시금 떠올렸다”며 ”남북정성회담은 한반도 분쟁 종식과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에게 감동의 메시지를 던져줬다”고 평가했다. 파주시관광진흥센터 관계자는 “28ㆍ29일 이틀동안 평소보다 1천700여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방문해 안보관광지를 둘러봤다”며 “긍정적인 회담 결과가 나오고 앞으로 있을 북미 정상회담을 감안하면 당분간 국내외 관광객들이 지속적으로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 일산 호수공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2018고양국제꽃박람회’에서도 남북정상회담의 평화 분위기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평화를 주제로 한 ‘고양평화통일디지털체험관’과 평화를 상징하는 꽃 전시장에는 유독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았다. 황석모씨(31ㆍ대구시 달서구)는 “남북정상회담의 열기를 느끼고 싶어 파주를 찾았다가 내려가는 길에 고양국제꽃박람회장을 방문했다”며 “평화통일과 관련한 꽃 전시와 체험 부스가 있어 정상회담의 감동이 새로이 밀려온다”고 벅찬 감정을 밝혔다. (재)고양국제꽃박람회측은 남북정상회담과 개최 시기가 맞물리면서 주말을 포함, 박람회 사흘 만에 방문객 1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남북정상 회담 장소인 판문점 여행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 장소인 판문점이 전 세계의 이목을 끌면서 역사적 장소를 방문, 기념하고픈 국내ㆍ외 여행객들의 예약 및 문의가 폭증하는 것이다. 판문점 여행이 여행사별로 매월 관광 가능 일자와 관광객 숫자가 정해져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외국인을 전문으로 판문점, 문화재 관광을 진행하는 A 여행사는 판문점 예약 문의가 이달 중순부터 쇄도해 오는 7월까지 예약이 거의 찼다. A 여행사 관계자는 “당초 이맘때 판문점 관광 상품이 팔리기는 해도 7월 예약까지 거의 마감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예약 문의도 평년보다 30% 이상 늘어나 남북정상회담 효과를 톡톡히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B 여행사도 남북정상회담 성사로 인해 이달 초부터 판문점 관광 문의가 평년 대비 20% 이상 증가하면서 7월 중순까지 상품 예약을 마쳤다. 특히 전화 문의의 80% 정도가 외신을 접한 외국인으로 분석되면서 DMZ, 판문점 등 대북 관광지가 세계적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음을 방증했다. 한편,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2015~2017년 국내 방문 외국인 관광객 수는 4천387만여 명이며, 이 중 10% 정도가 판문점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요섭ㆍ김상현ㆍ권오탁기자

남북정상회담의 감동 서해 평화의 바다로 이어지길

“한국전쟁을 직접 겪은 내게 있어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의 나온 종전 이야기가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억울하고 가슴이 무너지는 심정입니다.” 역사적인 2018 남북 정상회담의 감동이 채 가시지 않은 29일 강화군 양사면 철산리 강화평화전망대를 찾은 정연지 할머니(89)는 “전쟁 내내 눈앞에서 총 맞아 죽은 도련님, 옆집 아저씨 등이 눈에 훤하고 그 고통을 왜 겪었는지도 모른 채 겪었다”며 남북정상회담에서 나온 종전 이야기가 기쁘면서도 억울하고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열아홉 꽃다운 나이에 강원도 강릉으로 시집간 정 할머니는 20일도 채 안 돼서 터진 한국전쟁 때문에 7년 넘게 남편을 보지 못했다. 남편은 휴전된 1953년이 아닌 1956년 포로교환이 이뤄져서야 집으로 돌아왔고 이후 7남매를 낳아 키웠다. 직접 한국전쟁을 겪은 정 할머니에게 있어 이번 남북정상회담과 종전 선언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7남매와 겨우 시간을 맞춰 강화평화전망대를 찾은 할머니는 딸이 미는 휠체어를 타고 불과 1.5㎞ 떨어진 북녘 땅을 바라보며 이 땅에 더는 전쟁이 없기를 기원했다. 강화평화전망대에는 이틀 전 남북정상회담의 여운이 남은 듯 가족단위의 나들이객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강화평화전망대 3층을 채운 나들이객들은 북한의 모습을 한눈에 가까이 볼 수 있는 전망시설과 북한 전경을 볼 수 있는 스크린을 통해 한강과 임진강 그리고 예성강이 만나서 서해로 흘러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해마다 이맘때면 강화평화전망대를 방문한다는 한한수 할아버지(84)는 바로 코앞에 보이는 곳이 고향이라며 날이 좋으면 볼 수 있는데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한 할아버지는 “저쪽(북녘을 가리키며)이 고향이다. 경기도 개풍군 대성면 진해리 무안이라는 곳인데 저 바로 앞이 개풍군 땅이다”며 “저 강을 사이로 왼쪽은 광덕면 오른쪽은 대성면 어릴 적 동네를 눈앞에 두고도 가지 못한다. 그나마 고향을 볼 수 있는 이곳도 오후 5시가 되면 관람이 끝나 매년 올 때마다 아쉽다”고 말했다.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난 것을 기념해 왔다는 김홍국씨(56)와 김윤하씨(55)는 현대사에 관심이 많다며 “개인적으로 통일에 대한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굳이 하나의 정부 하나의 체제가 아니더라도 유럽처럼 다른 색의 정부가 공존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내비치기도 했다. 정상회담도 있고 애인과의 데이트 코스로 강화평화전망대를 찾았다는 정희철씨(28)는 회담결과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일각에서는 (남북정상회담이) 쇼하는 게 아니냐고 말하는 이도 있지만, 과거 두 차례 정상회담과 달리 이번에는 종전을 선언하는 등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주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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