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위비 12억달러 요구…한국 “1조 이상 안돼”

방위비 분담금을 둘러싼 한미 간 견해차로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이 막판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은 한국의 분담금 규모가 10억 달러(약 1조1천335억원) 밑으로 내려가서는 안 된다는 최종 입장을 제시한 반면, 우리나라는 1조 원은 절대 넘을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외교 소식통과 한국미국 측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미 외교 당국은 올해부터 적용될 제10차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 체결을 위해 지난해 3월부터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10차례 회의를 열어 협상을 진행했다. 우리 측은 장원삼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표를, 미국 측은 티모시 베츠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를 수석대표로 협의를 개최했다. 미국 측은 10차 회의에서 최상부 지침이라며 방위비 분담금을 12억5천달러(한화 1조 4천131억 원)로, 협정 유효기간은 1년으로 하자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측은 이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연내 협정 타결이 결렬되자, 미국 측은 요구 수준을 12억 달러로 낮췄으며 어떤 경우에도 10억 달러는 한국이 부담하길 원했다고 알려졌다. 이 가운데 방위비 액수와 관련, 국민의 심리적 마지노선이라 할 수 있는 1조 원은 절대 넘을 수 없다는 것이 한국 측의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협정 유효기간에 대해 한국 측은 3~5년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최초 협상 때부터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은 2008년부터 5년을 주기로 새 협정을 체결했다. 한편 방위비분담금은 주한미군 주둔을 위해 한국이 분담하는 비용으로 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각종 미군기지 내 건설비용, 군수 지원비의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올해 한국 측 분담액수는 약 9천602억 원이다. 강해인기자

트럼프ㆍ김정은, 2월말 ‘2차 세기의 만남’ 갖는다…날짜ㆍ장소는 미정

2차 북미정상회담이 2월말께 열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2차 세기의 만남은 2월말에 갖는다. 다만 구체적인 회담 날짜와 장소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를 위해 남북과 미국이 스웨덴에서 북한의 비핵화 협상의 중요 분기점이 될 3박 4일 협상에 돌입했다. 백악관은 18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북미정상회담이 2월말께(near the end of February) 개최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그러나 회담 장소는 추후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샌더스 대변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영철 부위원장과 90분간 비핵화와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논의했다. 이 결과가 반영된 것이 2월말께의 2차 북미정상회담이었다. 김정은 위원장 특사 자격으로 백악관을 방문한 김 부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이 보낸 친서를 직접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백악관 측도, 북한 측도 친서가 이 자리에서 전달됐는지는 함구했다. 이를 위해 남북과 미국의 실무협상 대표들은 19일 오후부터 스톡홀름 북서쪽 50km 지점에 위치한 외딴 휴양시설 하크홀름순트 콘퍼런스에서 숙식을 함께 하며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각 측 입장을 설명하고 조율하는 합숙 담판에 들어갔다. 북미정상회담 결과물에 담길 비핵화-상응 조치의 구체적인 내용 협의는 물론 향후 실무협상의 틀 만들기가 스톡홀름에서 이뤄질지 관심을 모은다. 이 같은 점에서 우리 측의 중재자로서의 역할 여부가 주목된다. 하크홀름순트 콘퍼런스에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 이끄는 우리 측 대표단도 머물고 있다. 대표단은 사실상 남북미 3자 회담 추진을 위해 스웨덴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측 대표단의 역할은 북미 정상회담 안건에 대북 제재 완화 카드를 끼워 넣는 것이다. 관건은 완화의 수준이다.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의 재개가 가능한 수준까지 제재 완화 논의가 진척될지는 북한의 구체적 조치의 수준과 미국의 입장 전환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정부로서는 남북 정상이 신년사를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은 개성 및 금강산 사업과 지난해 진행된 남북 철도도로 협력 사업 등 남북 간 경제협력 확대를 위해서라도 대북 제재 완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북한을 설득해 전향적인 비핵화 구체적 조치를 끌어내는 것 역시 우리 측의 역할 중 하나다. 이도훈 본부장은 하크홀름순트 콘퍼런스에서 열리는 북미 회담의 사이사이에 북미 양자와 접촉하거나 아예 3자 회담을 추진해 관련 논의의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미 간 회담 결과는 우리 시간으로 21일 저녁 늦게나 22일 새벽께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이번 남북미 담판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북미는 곧바로 2월 말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 준비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해인기자

트럼프·김정은 '核담판 2.0' 무대는…베트남으로 가닥잡힌 듯

'세기의 담판'으로 불린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맥을 잇게 될 '북미 핵 담판 2.0'의 큰 얼개가 짜인 모양새이다. 특히 '2월 말 시간표'가 정해진 가운데 8개 월만의 재회 무대는 베트남으로 사실상 가닥이 잡혀가는 듯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미했던 '복심'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워싱턴 담판'에서 막바지 조율이 이뤄진 데 따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 부위원장과의 백악관 회동 다음 날인 19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아마도 2월 말 언젠가에 만나기로 합의했다"며 "나라를 골랐지만(We've picked the country), 추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부위원장의 '90분 면담' 뒤 "2차 정상회담은 2월 말께 열릴 것"이라며 회담 장소에 대해선 추후에 발표될 것이라고만 했다. 백악관 면담의 결과물로 정상회담 계획이 발표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이 어긋나면서 일각에서는 '로지스틱스'(실행계획) 문제에 대한 북미 간 신경전으로 막판 진통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구체적 날짜와 시간이 발표되지 않은 데 대해 "양측이 장소 또는 다른 실행계획(로지스틱스) 상의 세부사항을 놓고 여전히 실랑이했음을 짐작게 하는 대목"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으로 로지스틱스의 핵심인 시간과 장소 문제에 대한 조율이 일차적으로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이번 김 부위원장 방미의 일차목적인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였다는 관점에서 보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소에 대해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지만, 북미 양측에서 봤을 때 접근성과 상징성을 동시에 갖춘 베트남으로 낙점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사실상 베트남으로 굳혀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개최국이 어딘지 부연하지 않았지만, 베트남이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검토돼 왔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회담 장소로는 베트남 외에 방콕과 하와이 등이 거론돼 왔다. CNN방송은 지난 8일 미 백악관이 2차 정상회담 장소 선정을 위해 태국 방콕과 베트남 하노이, 하와이를 답사했다고 보도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김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서 베트남과 태국을 선택지로 제시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베트남으로 최종 낙점된다면 구체적인 개최 도시로는 당초 수도인 하노이가 유력하게 거론돼왔지만, 현지 외교가 등에서는 보안과 경호 문제 등을 감안해 다낭 개최설에 점차 무게가 실린다는 전망도 나온다. 만약 설 연휴(2월48일) 이전에 개최된다면 촉박한 준비시간 등으로 수도 하노이를 벗어나기 어렵지만, 일정이 2월 말로 잡히면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다낭에서의 개최 준비도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도 최근 다낭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가 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하노이는 베트남의 수도로 북한 대사관이 있는 곳으로, 김 위원장의 전용기 '참매 1호'기의 항속거리 등을 고려해 초기부터 거론돼왔다. 유명관광지가 밀집한 휴양지인 다낭은 베트남전 당시 전투가 가장 치열하게 벌어져 상흔이 많은 베트남 중부 최대 상업 도시이다. 두 곳 모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개최한 경험이 있고, 회담을 위한 인프라도 잘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차 회담이 베트남으로 최종 확정되면 1차 싱가포르 때에 이어 두 차례 모두 북미 정상회담이 김 위원장의 '비행거리'를 고려, 아시아 지역에서 열리게 된다. 베트남은 베트남전 당시 미국의 적대국이었지만 이후 베트남이 미군 유해송환 등을 통해 신뢰를 구축, 미국과 국교를 정상화한 뒤 경제성장을 이룬 역사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70년간의 적대관계를 청산, 새로운 미래를 모색하려는 현 북미 협상 국면에서 상징성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선(先)비핵화-후(後) 경제번영 지원'을 강조해온 미국은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베트남을 북한의 롤모델로 거론하며 '베트남의 길'을 가라고 '권고'해왔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도 지난해 11월 말12월 초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베트남식 개혁개방 모델인 '도이머이' 관련 현장을 직접 참관, 벤치마킹에 나선 바 있다. 또한 김 위원장이 설 연휴 베트남을 국빈 방문할 것이라는 고가통신 보도가 최근 나오면서 정상회담과의 상관관계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라가 정해졌다면서도 이번에 발표하지 않은 배경도 주목된다. 일단 보안경호상의 이유와 함께 김 부위원장의 북한 귀환 일정을 감안, 김 위원장에게 '워싱턴 담판'의 결과를 보고한 이후로 발표 시기를 조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담 장소와 날짜에 대해 김 위원장의 ' 답안지'를 토대로 한 워싱턴 조율결과를 김 부위원장이 다시 공식 '추인'하는 절차를 고려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에도 북미 협상을 총괄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2차 방북을 통해 김 위원장과 날짜를 정하고 나서 돌아온 직후인 5월 10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를 통해 날짜와 장소가 공개된 바 있다. 당시 발표가 정상회담 33일 전에 이뤄진 점에 비춰보면 '2월 말'로 예정된 이번 2차 핵 담판의 날짜장소 발표도 이르면 내주께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하노이냐 다냥이냐를 놓고 양측의 선호가 갈리면서 막판 세부 조율사항이 남은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오는 22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스티븐 비건-최선희 라인'의 실무협상 채널에서 남은 조율을 마저한 뒤 발표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국무부가 김 부위원장의 이번 방미 국면에서 극도로 말을 아끼며 신중 모드를 이어온 가운데 장소 선정 작업도 1차 때보다는 조용히 이뤄지는 분위기이다. 1차 때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427 남북정상회담 직후 직접 트위터에 "많은 나라가 회담 장소로 검토되고 있지만 남북한 접경 지역인 (판문점 내) 평화의 집/자유의 집이 제3국보다 더 대표성을 띠고 중요하며 지속가능한 장소일까. 한번 물어본다"며 공개질의에 나서면서 싱가포르, 몽골 등으로 압축된 상태에서 한때 판문점이부상하는 등 장소 물색 작업도 한층 떠들썩하게 진행됐다. 연합뉴스

북·미, 스톡홀름서 실무협상 착수…2차 북미회담 실행계획 논의

미국과 북한이 제2차 정상회담을 2월 말 개최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양측은 이르면 19일 오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실무협상에 착수한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차관)이 17일 스웨덴 외교부가 주최하는 국제회의 참석차 스톡홀름에 도착한 데 이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19일 오후 스톡홀름에 도착한다. 이에 따라 양측은 이르면 이날 오후 비공개로 상견례 겸 실무협상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8월 비건 대표가 미국의 북핵 협상 실무대표를 맡은 이후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사람은 22일까지 스톡홀름에서 2차 정상회담 의제와 '로지스틱스(실행계획)에 대해 논의하며, 앞으로 1개월여 남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내용'을 채워 나가는 작업을 시작하게 된다. 양측은 실무협상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 북미간 새로운 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주요 내용의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조율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테이블 위에 올릴 예정이다. 이에 따라 북미간 실무협상에서는 북한의 비핵화와 이에 따른 미국의 상응 조치를 놓고 양보 없는 기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은 작년 6월 제1차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핵시설 및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신고와 미국의 제재해제를 놓고 팽팽하게 맞서 지금까지 2차 정상회담 합의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과 북한이 2차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기존 입장에서 한발씩 물러나 8개월째 교착상태에 빠진 협상 국면을 타개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협상을 벌일 가능성도 거론돼 주목된다. 일례로 북한의 총체적인 핵 신고 대신 영변 핵시설 폐기 및 동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해체와 미국의 부분적인 제재해제를 맞바꾸는 '스몰 딜(Small Deal) 구상'이 거론된다. 특히 이 과정에 북한이 이번 김정은 국무위원장 신년사에서 요구한 개성공단 사업 및 금강산 관광 사업 재개 문제도 협상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또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이 논의할 내용은 많으나 이번 스톡홀름 회동 일정은 일단 22일까지 잡혀 있어 이번엔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보다 탐색전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한국 측 북핵 협상 실무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18일 밤늦게 스톡홀름에 도착했다. 이에 따라 남북 북핵 협상 실무대표간 접촉 여부와 남북미 3자 회동 성사도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특히 3자 회동이 성사될 경우 한국의 중재자 역할이 주목된다. 연합뉴스

북미 2차정상회담 2월 말 개최…스톡홀름서 첫 실무협상 착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간 2차 북미정상회담은 2월 말 개최될 것이라고 백악관이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또 미국 측 실무협상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회동할 예정이어서, 2차 정상회담을 위한 북미간 첫 실무협상이 열릴 전망이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김 국무위원장의 특사로서 방미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예방을 받고 90분간 면담을 한 뒤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부위원장과 90분간 비핵화와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논의했다"며 "2차 정상회담은 2월 말께(near the end of February)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그러나 "회담 장소는 추후에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면담을 고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이 북미 2차정상회담의 '2월 말 개최'를 공식화함에 따라 장기 답보상태를 보여온 북핵 협상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논의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지 주목된다. 그러나 항간의 예상과는 달리 구체적인 회담 일정과 장소를 공개하지 않은데다 북한이 희망해온 '제재 완화'를 놓고 양측의 이견이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보여, 2차 정상회담까지는 넘어야 할 고비가 적잖은 것으로 관측된다. 샌더스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 김 부위원장 면담에 대해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하고, "북미 대화를 계속할 것이고 대통령은 그의 회담(2차 북미정상회담)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계속 진전하고 있고, 계속 대화하고 있다", "우리는 미국인 억류자 석방 등 북한으로부터 매우 좋은 조치와 신뢰를 받았기 때문에 대화를 계속할 것이고 대통령은 다음 회담을 기대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그러나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선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볼 때까지 대북 압박과 제재를 계속할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의 '선(先) 비핵화-후(後) 제재완화' 방침을 고수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과 김 부위원장의 면담에서 2차 정상회담 일정과 장소가 확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으나, 양측은 회담 시점을 '2월 말'로 가닥을 잡는데 그쳤다. 특히 북한은 비핵화에 대한 상응조치로 제재 완화를 요구했으나, 백악관이 '비핵화 우선' 원칙을 고수함에 따라 의제 조율에서 난항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요구해온 비핵화 문제나 북한이 제기해온 제재 완화 문제에 있어 양측의 이견이 좁혀졌다는 징후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정상회담 장소와 의제 등 세부사항은 북미 간 진행될 실무협상 결과에 따라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부위원장 간 면담이 끝난 뒤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비건 대표가 오는 1923일 스웨덴 외교부가 주최하는 국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스웨덴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비건 대표는 이미 스웨덴을 방문 중인 최 외무성 부상과 회동하고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첫 실무협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 부위원장의 면담은 낮 12시 15분부터 1시간30분 동안 진행됐다. 샌더스 대변인은 회담에 앞서 "그들(트럼프 대통령과 김 부위원장)은 두 나라의 관계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의 지속적 진전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국무위원장 특사 자격으로 백악관을 방문한 김 부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이 보낸 친서를 직접 전달했을 것으로 보이나, 백악관은 친서가 전달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미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백악관 회동에서 양국 지도자들에게 전달하는 친서 교환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전달'이 아닌 '교환'이라는 표현으로 볼 때,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친서를 김 부위원장을 통해 전달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로이터는 이 관계자가 친서와 관련한 더 구체적인 내용은 함구했다고 덧붙였다. 김 부위원장의 트럼프 대통령 면담은 이날 오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의 고위급회담이 끝난 직후에 이뤄졌다. 팔라디노 부대변인은 "폼페이오 장관과 비건 대표는 김 부위원장과 (지난해 6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한 약속들에 대한 진전을 이루는 노력에 대해 좋은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고위급회담은 폼페이오 장관이 김 부위원장의 숙소인 듀폰서클호텔을 방문하는 형식으로 약 50분간 진행됐다. 김 부위원장은 고위급회담 종료 후 정오께 차편으로 백악관으로 이동,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뒤 오후 2시께 폼페이오 장관과 같이 숙소로 돌아와 오찬을 함께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어 특별한 대외일정을 잡지 않은 채 호텔에 계속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위원장은 2박3일간의 방미 일정을 마친 뒤 19일 오후 베이징을 경유하는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위원장 일행은 19일 오후 3시 35분 워싱턴에서 베이징으로 가는 에어차이나 항공편을 예약한 상태다. 김 부위원장의 19일 오전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연합뉴스

김영철, 고위급→트럼프 면담→폼페이오 오찬…북미, 종일 협상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방미 이틀째인 18일(현지시간) 그의 숙소인 워싱턴DC '듀폰서클 호텔'엔 오전 일찍부터 긴장이 흘렀다. 미 국무부는 오전 일찌감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이 오전 11시 워싱턴DC에서 회동한다"고 예고했다. 곧바로 국무부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로 보이는 이들이 호텔에 속속 도착해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고위급회담 취재를 위해 국무부 기자단 일부도 도착했다. 경찰견을 대동한 경찰과 특수요원으로 추정되는 일부 인력이 호텔로 들어와 회담장으로 향하기도 했다. 북미 협상은 최대 60명을 수용할 수 있는 9층 연회장 '더하이츠(The Heights)'에서 진행됐다. 9층으로 접근하는 엘리베이터에는 일반 투숙객의 접근이 차단됐고, 1층과 9층을 오르내리는 미국 당국자들은 무거운 침묵을 지켰다. 폼페이오 장관은 오전 10시 45분께 호텔에 도착해 후문으로 들어온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곧바로 회담장으로 올라갔다.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알렉스 웡 국무부 부차관보, 마크 램버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 등 국무부 한반도 라인이 총출동했다.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들보다 20분가량 앞서 도착해 1층 회의실에서 실무진과 잠시 머물기도 했다. 국무부 풀 기자단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 비건 특별대표는 회담 시작에 앞서 나란히 옆으로 일렬로 서서 사진 촬영에 응했다. 세 사람 모두 미소를 지으며 촬영에 임했지만, 악수를 교환하거나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 20초가량 촬영이 이뤄진 뒤 폼페이오 장관이 회담장 쪽으로 왼손을 뻗어 김 부위원장에게 입장하도록 안내했다. 김 부위원장은 취재진을 향해 오른손을 가볍게 들어 보이기도 했다. 50분가량 고위급회담을 이어간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은 '20분 시간차'로 호텔을 출발했고, 차량은 백악관을 향했다. 김 부위원장으로서는 협상 카운터파트인 폼페이오 장관과 사전 논의를 벌인 뒤 곧바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담판을 시도한 셈이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90분간 김 부위원장을 면담했다고 밝혔다. 정오께 숙소를 출발한 김 부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을 마치고 낮 2시께 숙소로 돌아왔다. 비슷한 시각, 폼페이오 장관도 김 부위원장의 호텔로 되돌아왔다.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은 9층 연회장에서 '90분 오찬'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늦은 오찬을 겸한 2차 협상을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오찬 회동이 진행되는 사이, "2월 말 2차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이라는 백악관의 발표가 나왔다. 회담 장소는 추후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이 오찬을 마치고 호텔 로비를 빠져나갔고, 곧바로 실무협상을 본격화한 듯 신원이 드러나지 않은 미국 당국자들이 잇따라 9층 협상장을 찾았다. 중앙정보국(CIA) 요원으로 추정되는 당국자 4명도 90분가량 협상장에 머물렀다.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오후 6시를 넘겨서야 호텔을 나오면서 "좋은 논의를 했다"고 짧게 언급했다. 국무부는 "비건 대표가 1922일 스웨덴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미 스웨덴을 방문 중인 북한 측 실무협상 대표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실무협상이 이어간다는 뜻으로 보인다. 북미 양측이 극도의 보안 속에서도 고위급회담과 트럼프 대통령 면담, 고위급 오찬 회동, 실무급 협상까지 종일 '마라톤협상'을 이어간 셈이다. 김 부위원장을 수행하는 북한 협상팀은 8층에 머물면서 협상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과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장 직무대행도 가급적 1층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번 협상단에는 베테랑 외교관인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위원장 역시 호텔 정문을 피해 뒷편의 '화물용 쪽문'을 줄곧 이용했다. 뉴욕을 찾은 지난해 5월, 비교적 당당한 모습을 과시한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보안에 극도로 신경을 쓰는 분위기였다. 연합뉴스

2차 북미정상회담, 3~4월 베트남 다낭 유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르면 18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두 번째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간) 복수의 미국 및 아시아 외교관을 인용, 김영철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이번 금요일(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갖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김 부위원장은 북미 고위급회담을 위해 17일 워싱턴DC를 방문해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을 만날 예정으로, 18일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들고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외신은 전했다. WP는 이는 지난해 6월 제1차 북미정상회담 직전에 김 부위원장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들고 직접 백악관을 찾았던 이례적인 외교 행보를 되풀이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도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김 부원장의 방문 일정에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2차 정상회담 장소로는 베트남 다낭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정상회담 준비상황을 잘 아는 외교 당국자는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발표될 경우 시기는 3월 또는 4월, 장소는 베트남 다낭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고 말했다고 WP가 전했다. 앞서 베트남 정부는 2차 정상회담을 하노이보다 경호가 용이한 다낭에서 유치하고 싶다는 뜻을 북미 양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미 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 베트남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2차 회담 장소가 될 수 있다며 아직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올 1분기 중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WP에 따르면 김 부위원장은 항공편으로 17일 오후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폼페이오 장관뿐만 아니라 지나 해스펠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과도 만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해인기자

개구리 합창서 '시차 비밀' 찾았다…"통신기술 응용 기대"

떼지어 우는 청개구리의 울음은 얼핏 무질서하고 시끄럽게 들리지만 사실은 서로 겹치지 않도록 '돌림노래(輪唱)'를 하거나 피로해지면 일제히 울음을 멈추는 등 일정한 법칙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결과는 데이터를 원활하게 주고 받는 통신기술 개발에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주행중인 자동차가 이 법칙을 활용해 주위에 있는 자동차와 서로 데이터를 주고 받으면 데이터 전송단위인 '패킷(packet)'간 충돌이 일어나기 어려워 교통혼잡 해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쓰쿠바(筑波)대학의 아이하라 잇큐(合原一究) 교수 연구팀은 이런 내용의 연구논문을 최근 영국 과학전문지에 발표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6일 전했다. 논문에 따르면 청개구리 수컷은 암컷을 부르기 위해 1초 동안에 3번 '개골' 소리를 내며 운다. 수컷 3마리를 한마리씩 사육상자에 넣어 나란히 놓고 우는 소리를 분석한 결과 처음 울음은 소리가 겹치지 않도록 시차를 두고 '윤창'하며 약 25초 후 모두 울음을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5분후에 다시 윤창을 시작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현상은 생물이 집단을 이루면 마치 고도의 지능이 있는 것 처럼 행동하는 '무리(群)지능'이라고 불린다. '무리지능'은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사회'에 필요한 통신기술 개발에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동연구자인 오사카(大阪)대학 대학원의 고이나미 다이치(小南大智) 교수에 따르면 예를 들어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다수의 자동차로부터 속도 데이터를 모을 경우 각각의 자동차가 1대씩 기지국에 직접 데이터를 보내면 서로 부딪쳐 판독할 수 없게 되는 '패킷충돌'이 발생한다. 그러나 개구리의 합창 처럼 주위에 있는 자동차끼리 서로 데이터를 주고 받으면 패킷 충돌이 일어나기 어려워 자동차 대수가 늘거나 줄어도 큰 교통체증이 빚어지기 어렵다. 실제로 연구팀이 통신기기 100대가 서로 이웃해 있는 기기와 통신하면서 정보를 전달하는 모델을 모의실험한 결과 타이밍을 달리해 정보를 전달하는 등 개구리와 같은 행동양태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하라 교수는 "개구리의 합창이 가장 효율적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무리지능은 사물인터넷 사회를 실현하는 힌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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